초고신용자도 신용대출 5% 눈앞…‘영끌·빚투’ 부담 확대
신용대출 105조 7천447억원 ↑
4년 8개월 만 최대 증가폭 전망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가 상승 흐름을 이어가면서 신용점수 1천점 만점의 초고신용자도 신용대출에서 5%에 가까운 금리를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 사태 장기화 우려로 금융채 금리까지 뛰면서 이른바 영끌·빚투 수요층의 이자 부담은 한층 커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지난 1월 신용점수 951~1천점 차주에게 취급한 신용한도대출, 이른바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연 4.29~4.89%로, 평균 약 4.68%로 파악됐다.
지난해 11월 같은 신용점수 구간의 신용대출 금리가 4.10~4.69%, 평균 약 4.48%였던 점과 비교하면 3개월 만에 0.20%포인트 상승한 셈이다.
이미 신용점수 900점 이하 차주가 받는 신용대출은 일부 구간에서 5%를 넘어섰다. 현재와 같은 상승세가 이어지면 주요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도 머지않아 5%대로 올라설 가능성이 크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오름세를 보인다. 5대 은행이 지난 1월 새로 취급한 신용점수 951~1천점 차주의 주담대 금리는 4.50~4.68%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4.38~4.50%와 비교하면 하단은 0.12%포인트, 상단은 0.18%포인트 높아졌다.
대출금리 상승 배경에는 이란 전쟁 영향으로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오른 흐름이 자리한다. 신용대출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단기물 금리는 빠르게 뛰고 있다. 16일 기준 금융채(AAA) 6개월물 금리는 2.850%로 1월 초 2.797%보다 0.053%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1년물도 2.784%에서 2.971%로 상승했다.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으로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진 데다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겹치면서 채권시장의 금리 상승 압력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을 이끄는 두 개의 축 중 하나는 진정될 줄 모르는 유가와 심리적 저지선을 뚫은 환율"이라며 "이제부터 채권시장은 전망의 영역이 아닌 정부의 영역에 들어섰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빚투 수요는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12일 기준 105조 7천447억 원으로 전월 말보다 1조 4천327억 원 늘었다. 같은 기간 주담대는 8천301억 원 줄었지만 신용대출은 반대로 큰 폭 증가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주담대 문턱이 높아진 가운데 주식 투자 열기가 이어지면서 자금 수요가 신용대출로 이동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달 말까지 이런 증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신용대출은 코로나19 시기 초저금리를 바탕으로 영끌·빚투가 확산했던 2021년 7월 이후 4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하게 된다.
/박준호 기자 bjh@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