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휴머노이드가 700만원…생각보다 안 비싸네”
여의도 절반 압도적 크기에 탄성
“R&D 센터 깊이 살필 좋은 기회”
의원들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
로봇 제조업체 ‘아지봇’도 방문

불과 몇 년 전까지 평범한 농지였던 중국 상하이 칭푸구. 이곳에 ‘여의도 절반’ 규모의 인공 호수 롄추후를 중심으로 100여 동의 붉은 벽돌 건물이 들어섰다. 화웨이가 약 2조 원을 투입해 조성한 롄추후 연구개발(R&D) 센터다. 연구소라기보다 북미 대학 캠퍼스나 유럽형 계획도시를 연상시키는 풍경이다.
호수를 따라 배치된 105개 건물에는 반도체, 인공지능(AI), 이동통신,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산업 연구 시설이 집적돼 있다. 현장을 찾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의원들은 압도적인 규모에 연신 감탄을 쏟아냈다. 이철규 산자위원장은 “지난해 방문 때는 워낙 넓어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다”며 “이번에는 보다 깊이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산자위 간사인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로봇은 반도체·AI·배터리 등 기술집약적인 산업인데 이걸 다 해낼 수 있는 나라는 아시아에서 중국과 한국 정도”라며 “중국이 아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같은 당 이언주 의원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가격이 한화로 700만 원이라는 얘기를 듣고 “생각보다 안 비싸다”며 놀라워했다. 여러 의원들은 스마트폰 카메라로 동영상을 찍어 보관했다.
정돈된 연구 단지의 평화로운 겉모습과 달리 롄추후 R&D 센터는 3만여 명의 연구자들이 밤낮없이 R&D에 몰두하는 공간이다. 전 세계 AI 연구자의 절반이 중국인이라는 업계의 평가를 떠올리게 하는 대규모 연구 단지의 하루는 전 세계 어느 곳보다 더 치열하게 흘러간다. 화웨이는 2024년 말 기준 15만 건 이상의 활성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230건 이상의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직원들의 안정적인 연구 활동은 화웨이의 전폭적인 지원에서 나온다는 것이 이곳 관계자의 설명이다. 화웨이는 상하이 중심과 다소 거리가 떨어진 곳에 롄추후 R&D 센터가 위치한 만큼 센터 입주 시점에 맞춰 약 6000가구의 아파트를 완공했다. 인근 주자자오에는 1만 7000가구 규모를 추가로 준공해 저렴한 가격에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직원의 약 80%가 석박사로 구성된 만큼 성과급과 상여 등을 합치면 대부분 억대 연봉을 넘는다.
또 실질적인 성과는 대규모 R&D 투자에서부터 실현된다. 화웨이는 지난해 상반기 매출 4270억 위안을 기록하며 매출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이에 따라 R&D 투자도 969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9% 늘어났다. 업계에서는 하반기에도 비슷한 수준의 투자가 이어질 경우 2025년 연간 R&D 투자 규모가 다시 한번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2024년 기준으로 전체 R&D 투자액은 1797억 위안으로 매출액의 20.8%에 해당한다. 당시 가치로 35조 원에 달하는 규모다. 같은 해 삼성전자가 35조 215억 원을 R&D에 투자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규모 면에서는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매출 대비 투자 비율로 보면 화웨이가 삼성전자보다 약 9%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국회 산자위원들은 화웨이 R&D 센터 방문에 앞서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 업체인 아지봇(Agibot)을 방문했다. 7층 전시장에 도착한 위원들은 자유 관람 시간이 되자 각자 관심 있는 로봇 앞에서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면서 사진 찍기를 멈추지 않는 모습이었다.
특히 한국 그룹 ‘티아라’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쌍둥이 로봇 앞에서는 모두 걸음을 멈춰 로봇의 춤사위를 즐겼다. 사람이 춘 춤을 영상으로 찍어 입력하면 이를 분석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로봇이 똑같은 춤을 추는 프로그램도 선보였다.
로봇과 직접 악수를 하면서 인사를 주고받는 의원의 모습, 이리저리 로봇을 조작해달라며 업체 관계자에게 요청을 하는 의원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국회 산자위는 이 밖에도 자동차 스마트 시스템 업체인 파테오, 중국 생성형 AI의 돌풍을 이끈 미니맥스를 방문했다.
이승령 기자 yigija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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