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속으로] 인천은 허브, 지방은 특화로…공항 정책, 구조 전환 시점

김칭우 기자 2026. 3. 1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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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역별 공항공사 체제로 지방 국제공항을 살리자

인천공항, 단일 운영 글로벌 허브 도약
한국공항공사, 14개 공항 동시 관리 중
맞춤 발전 전략 부재…전문성 축적 난항

세계 강소국, 지역 공항과 접근성 강화
한국 지방 공항, 지리적 이점 활용 땐
관광 시장 대상 국제선 확대 추진 가능

권역별 공항공사 체제 구조 개편 필요
재원 활용 안정적…사업 확대에도 용이
전문가 “공항, 지역 발전 전략 인프라”
▲ 인천국제공항이 세계적인 허브 공항으로 성장한 것은 단일공항에 전념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전문 운영체제가 구축돼 있었기에 가능했다. 권역별 공항 전략을 통해 대한민국 항공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인천일보DB

대한민국 공항 정책이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최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를 통합하는 방안이 제기돼 논란이다. 통합 논의는 대한민국 공항 정책의 장기적 방향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현대에서 공항은 단순한 교통시설이 아니라 지역경제와 국가 경쟁력을 동시에 결정하는 전략 인프라기 때문이다. 특히 인구 감소와 지방소멸 문제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공항 정책은 국가 균형발전 전략과 긴밀히 연계될 필요가 있다.

# 인천국제공항의 성공 – 단일 공항 전념 운영체제 구축의 산물

인천국제공항의 성공은 매우 중요한 교훈을 제시한다. 인천국제공항이 세계적인 허브 공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단일 공항에 전념하는 전문 운영체제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공항 운영, 투자, 서비스, 노선 전략을 장기적으로 추진하면서 공항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로 인천국제공항은 국제 환승객, 공항 서비스 평가, 항공 네트워크 등 여러 지표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공항으로 자리 잡았다.

인천국제공항의 성과는 결코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공항 운영의 전문성과 장기적인 투자 전략, 그리고 국제 항공 네트워크 확대 전략이 결합된 노력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은 단순히 항공기가 오가는 시설이 아니라 동북아시아 항공 네트워크의 핵심 허브로 기능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경제의 글로벌 연결성을 상징하는 국가 인프라로 성장했다.
▲ 세계적인 허브 공항으로 도약한 인천국제공항은 5단계 인프라 확충과 공항경제권 조성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인천일보DB

# 한국공항공사 – 공항별 장기 전략 부재

반면 한국공항공사는 전국 14개 공항을 동시에 관리하는 구조를 가진다. 이러한 중앙집중적 운영 체계에서는 공항별 전략을 장기적으로 발전시키기 어렵다.

전국 단위 순환 인사 체계에서는 공항 운영에 필요한 전문성이 축적되기 어렵고, 각 지역 공항의 산업 구조와 관광 전략을 반영한 맞춤형 공항 발전 전략을 수립하기도 쉽지 않다. 공항이 지역경제의 핵심 인프라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중앙집중적 운영 체계가 갖는 구조적 한계는 분명한 정책 과제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 세계 강소국 공항 – 독립적 전문 운영체계

세계의 강소국들은 공항을 국가 경쟁력의 핵심 플랫폼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아일랜드, 스위스, 오스트리아, 벨기에, 스웨덴, 뉴질랜드와 같은 인구 500만명 이상 강소국들은 공항 운영의 전문성을 높이고 국제 네트워크를 적극 확대함으로써 국가 경제의 중요한 성장 동력을 확보해 왔다. 도시국가형태인 싱가포르와 홍콩은 공항을 중심으로 관광·물류·금융 산업을 발전시키며 세계적인 항공 허브로 성장했다.

이들 국가의 공항 정책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은 공항을 전문 운영기관이 관리한다는 점이다. 공항 운영은 일반 행정기관이 아니라 공항공사나 공항 운영회사와 같은 전문 조직이 담당하며, 정부는 장기적인 항공 정책과 인프라 투자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 같은 구조는 공항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투자 확대와 서비스 혁신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대부분의 국가들은 허브 공항과 지역 공항을 연결하는 네트워크 전략을 통해 국가 전체의 항공 접근성을 강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핀란드는 헬싱키 공항을 중심으로 라플란드 지역 관광 공항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관광 산업을 활성화하고 있으며, 덴마크 역시 코펜하겐 공항을 중심으로 북유럽 지역 공항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공항이 단순한 교통 인프라를 넘어 관광과 산업 발전을 이끄는 핵심 플랫폼으로 기능하도록 만든다.

# 지방 공항, 국제공항 발돋움 가능성 충분

대한민국의 지경학적 조건을 고려하면 지방 공항은 충분히 국제공항으로 발전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한국은 일본, 중국, 대만, 홍콩, 동남아시아와 2~4시간 비행 거리 안에 위치해 있으며, 이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항공 시장이다. 이러한 지리적 이점은 지방 공항이 국제선 중심 공항으로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 된다.

예를 들어 부울경권 김해국제공항은 일본, 중국, 동남아 등을 연결하는 동북아 관광 허브로 발전할 수 있으며, 대구경북권 대구국제공항은 일본, 중국, 극동 등을 연결하는 지역 국제공항으로 성장할 수 있다. 호남권 무안국제공항은 중국, 일본, 대만 등 관광 수요를 중심으로 국제선 네트워크를 확대할 수 있으며, 충청권 청주국제공항은 일본, 중국, 동남아 등 중앙행정, 첨단산업과 관광을 연결하는 국제 관문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강원권 양양국제공항은 일본, 중국, 대만, 동남아 등 관광 시장을 대상으로 국제선 확대 전략을 추진할 수 있다. 제주권 제주국제공항은 일본, 중국, 대만, 동남아 등 해양 관광 시장을 대상으로 국제선 확대 전략을 추진할 수 있다.

# 권역별 공항공사 체제 – 지방 공항 활성화 방안

이러한 가능성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공항 거버넌스 구조의 개편이 필요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글로벌 허브 공항 전략에 집중하고, 지방 공항은 권역별 공항공사를 통해 지역 경제와 관광 전략에 맞는 공항 발전 전략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권역별 공항공사 체제는 공항 운영의 전문성을 높이고 지역 산업과 관광 정책과의 연계를 강화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권역별 공항공사 체제는 지방 공항의 국제선 확대와 항공 네트워크 전략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한다. 지역 공항이 지역 산업과 관광 전략을 반영한 공항 운영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면 지방 공항도 충분히 국제공항으로 성장할 수 있다. 실제로 세계 여러 국가에서 중형 국제공항이 연간 수천만 명 규모의 여객을 처리하며 지역 경제 발전을 견인하고 있는 사례는 이미 많다.

권역별 공항공사 체제는 공항 신설과 확장 사업 등 재정적으로 유리한 구조를 만들 수 있다.

부산국제공항공사는 김해국제공항의 흑자를 기반으로 가덕도국제공항 신설을 추진할 수 있다. 대구경북국제공항공사는 대구국제공항의 흑자와 대구국제공항부지의 기부대양여 개발을 활용해 대구경북국제공항 신설 및 이전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호남국제공항공사는 광주공항부지의 기부대양여 개발을 기반으로 무안국제공항으로의 광주공항 통합이전을 추진할 수 있다. 충청국제공항공사는 청주국제공항의 흑자를 기반으로 활주로 증설을 추진할 수 있고, 강원국제공항공사는 양양국제공항의 활주로 확대를 추진할 수 있다. 제주국제공항공사는 제주국제공항의 안정적인 흑자를 기반으로 제주제2공항 신설을 추진할 수 있다.

권역별 공항공사는 자체 수익과 기부대양여 개발, 정부 출자,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투자 재원을 조달하게 된다. 특히 정부 출자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서울국제공항공사(김포공항)의 흑자에서 발생하는 배당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충분히 충당 가능하다.

이와 같은 재정 구조는 중앙정부 재정 부담을 줄이면서도 지역 공항 인프라 확충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 결국 권역별 공항공사 체제는 중앙정부 재정 의존도를 낮추고 지역 주도의 공항 발전 전략을 가능하게 하는 현실적인 제도적 대안이 될 수 있다.

최정철 인하대 교수는 "현대적 관점에서 공항은 단순한 교통시설이 아니라 국가와 지역을 세계와 연결하는 관문"이라며 "인천국제공항의 성공 경험과 세계 강소국들의 공항 전략을 참고한다면 대한민국 역시 권역별 공항 전략을 통해 지방 국제공항을 활성화하고 국가 항공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 교수는 "지금 필요한 것은 공항을 단순한 시설로 보는 관점에서 벗어나 국가 경쟁력과 지역 발전을 동시에 이끄는 전략 인프라로 바라보는 정책적 전환"이라며 "공항 거버넌스의 개편과 국제 항공 네트워크 확대 전략을 통해 대한민국의 공항 정책이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맞이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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