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재 “헌법 절차 따른 국무회의…내란 외관으로 본 1심 납득 어려워"
재판부 “특검, 한덕수 기소 논리 명확히 하라”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헌법상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건의한 것을 내란 행위로 판단한 1심 판결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계엄 전 국무회의 소집은 헌법적 절차를 지키기 위한 것이었을 뿐, 내란의 합법적 외관을 갖추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취지다.
박 전 장관은 17일 서울고법 형사12-1부(재판장 이승철) 심리로 열린 한 전 총리의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항소심 두 번째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국무회의 소집을 제안한 것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정당화하려는 취지였느냐”는 한 전 총리 측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박 전 장관은 한 전 총리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1심 판결에 대해 “판결문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헌법상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건의를 한 것이 ‘내란의 외관을 갖춰주기 위한 행위’로 판단될 수 있는지는 납득하기 참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국무위원들)는 전혀 그런 생각으로 한 것이 아니었다”며 “(국무위원들끼리) 헌법 조문을 보고 ‘국무회의 심의 사항이니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장관은 또 계엄 선포 직전 한 전 총리가 윤 전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만류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당시 집무실에 모인 국무위원 중 계엄에 찬성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며 “한 전 총리는 경제 관련 어려움과 대외 신인도 하락 등을 얘기하며 ‘계엄을 해서는 안 된다’고 반대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전 총리가 국무위원들의 뜻을 모아 다시 윤 전 대통령을 설득하러 혼자 집무실에 들어갔다 나왔지만, ‘대통령이 설득이 안 된다’는 표정과 의사를 보였다고 했다.
한편, 이날 재판부는 재판 말미에 특검 측을 향해 “한 전 총리의 공소사실 중 ‘국무회의 심의 외관 형성’과 ‘언론사 단전·단수 조치’와 관련해 작위범과 부작위범이 동시에 성립한다고 보는 것인지, 그 법리적 근거를 구체적으로 밝혀달라”며 석명을 요구했다. 석명(釋明)은 법원이 사실관계가 불분명한 부분에 대해 당사자에게 추가 설명이나 입증을 요구하는 절차다.
재판부는 특히 1심에서 한 전 총리의 혐의가 ‘내란 우두머리 방조’에서 형량이 더 무거운 ‘내란 중요 임무 종사’로 택일적으로 변경된 점을 들어, 방조범의 경우 아무런 행위를 하지 않은 ‘부작위’로도 처벌이 가능하지만, 이를 적극적 개입이 전제되는 ‘중요 임무 종사’ 혐의에까지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한 전 총리가 계엄 당일 김용현 전 국방장관으로부터 받았다는 계엄 지시사항이 담긴 문건의 구체적인 내용과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증거 등도 제시해 달라고 특검 측에 요구했다.
한 전 총리에 대한 다음 항소심 공판은 오는 24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이날은 계엄 당일 대통령실 대접견실 상황이 담긴 CCTV 영상을 두고 양측의 변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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