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걸칼럼] 다시 돌아가는 동북아 '거래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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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이란을 공격한 지 19일째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 일본, 중국 등 3국과 프랑스, 영국을 콕 집어 호르무즈를 지킬 함정을 보내라고 요구했다.
'자국 선박 호위'(한국)와 '정보 감시 수행'(일본)은 각자 결정했지만 동맹국의 참여 가시화, 자국 여론 반영 등을 감안해 미국도 무리 없이 수용했다.
한국과 미국의 관세협상은 지금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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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 美中정상회담이 분수령
6년전처럼 日과 보조 맞추고
물밑선 한미동맹 강화해야

미국이 이란을 공격한 지 19일째다. 전쟁의 불똥이 동북아로 튀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 일본, 중국 등 3국과 프랑스, 영국을 콕 집어 호르무즈를 지킬 함정을 보내라고 요구했다.
'거래의 기술'이란 그의 저서가 떠오른다. 여전히 같은 전략을 쓰고 있다.
첫째, "상대가 당연하게 누리던 이익에 가격표를 붙여라"는 대목이다. 호르무즈를 자유롭게 통행하던 나라에 갑자기 책임을 부여했다. 둘째, "가능한 협상을 엮어서 더 큰판으로 만들라"는 말. 중동 전쟁을 아시아·유럽 국가까지 끌어들여 키우고 있다. 셋째, "상대방의 절실함을 이용하라"는 것이다. 호르무즈를 지나는 석유의 84%가 아시아로 향한다. 쉽게 무시하기 어려운 처지다.
당황스럽다. 그러나 트럼프 1기 때 한번 경험했던 게임이다. 힌트가 있을까. 트럼프는 "나는 목표를 아주 높게 잡는다(I aim very high)"고 말한다. 그러나 때로는 기대 이하의 결과에 그친다는 점도 인정한다. 블러핑을 해놓고, 양보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TACO(Trump Always Chickens Out·트럼프는 늘 겁먹고 물러선다)'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군함을 보내라"는 요구는 최종적으로 "전투병이 아니어도 해양 순찰·조사 업무면 된다"는 식으로 수위를 낮출 가능성이 있다.
물론 예단은 금물이다. 향후 전황이 변수다. 그러나 조급하면 무모한 결정을 할 수도 있다. 거래하듯 상황 따라 변해야 한다.
특히 한국은 피동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는 두 개의 큰 변수가 있다. 첫째는 3월 19일 미·일 정상회담이다. 트럼프·다카이치가 백악관서 만난다. 두 번째는 4월 1일 미·중 정상회담이다(이 칼럼을 쓰는 시각에 트럼프가 갑자기 한 달 연기를 요청했다).
일단 일본과 촘촘한 대화 채널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과 상황이 비슷했던 2020년을 복기해보자.
한일은 미국의 IMSC(호르무즈 안보 연합) 가입 요청을 고사하고 각각 단독 파병을 했다. '자국 선박 호위'(한국)와 '정보 감시 수행'(일본)은 각자 결정했지만 동맹국의 참여 가시화, 자국 여론 반영 등을 감안해 미국도 무리 없이 수용했다. 이번에도 한쪽만 튀지 않는 대응이 한일 양국에 이익이다. 특히 정상회담서 다카이치 총리는 압박받을 것이다. 자위대 파병 등 전향적인 선회 여부를 실시간 교감해야 한다. '실패한 정상회담은 없다'는 외교 격언처럼 양국은 어떤식으로든 파병 합의의 모양새를 갖출 것이다.
뭣보다 중요한 것은 한미동맹이 최상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최근 김민석 총리의 미국 방문을 주목한다. 일각에서 '대통령의 후계자 양성' 운운하지만 그건 비약이거나 각론이다. 한국과 미국의 관세협상은 지금 복잡하다. 핵추진잠수함과 핵연료 문제 협의는 특히 난항이다. 이럴 때 김 총리가 트럼프의 '영적 멘토'인 폴라 화이트 목사를 만났다. 현실적으로 최적의 대화 채널을 구축했다고 본다. 한미 양국은 70년간 두터운 '기독교 네트워크'로 밀착해왔다. 중국, 일본은 상상하기 힘든 '비대칭적 전력'이다. 지난해 정상회담 직전 특검의 교회 압수수색으로 외교 문제까지 비화했던 기억은 아찔하다. 불신을 자초할 이유가 없다. 한국만 가진 외교자산, 즉 글로벌 기업과 기독교 등의 든든한 채널을 활성화하고 3500억달러 투자 건도 활용해야 한다.
파병에 경거망동할 이유는 없다. 한미동맹을 확고히 한다는 한 가지 원칙이면 된다. 단지 상황은 직시해야 한다. 특히 스스로 '거래의 달인'이라는 트럼프다. 한순간에 발 빼는 상황도 염두에 둬야 하니.
[김선걸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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