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긴 문’ 앞에서 멈춘 119… 대구소방, 수색 매뉴얼 전면 개편

김무진기자 2026. 3. 17.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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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신고에도 ‘잠긴 문’에 막혀 현장 이탈… 15분 만에 수색 종료
GPS 위치 특정하고도 내부 진입 안 해… 골든타임 놓쳐 사망
수색 종결 판단 상향·추가 인력 투입 등 현장 매뉴얼 전면 개편
대구소방안전본부 청사 전경. 대구소방본부 제공

잠긴 문' 앞에서 멈춰 섰던 대구 119 구조 체계가 뒤늦게 수술대에 올랐다.

홀로 야간 근무 중 신체 이상 증세를 느껴 119에 긴급 구조 요청을 했지만 도움을 받지 못하고 숨진 채 발견된 대구 수성구청 소속 30대 공무원 A씨 사망 사고와 관련해 부실 대응 논란이 일자 당국이 현장 수색 매뉴얼을 전면 개편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대구소방안전본부는 17일 A씨 사망 사고를 계기로 지휘 계통의 책임을 강화하고 수색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새 지침을 마련해 즉시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현장 대원의 주관적 판단을 배제하고 지휘 계통의 책임을 명확히 하는 데 있다.

우선 긴급 사고 발생 현장에 출동한 대원들이 자체적으로 결정하던 수색 종결 여부를 앞으로는 관할 소방서별 현장지휘단장이 직접 보고받은 뒤 최종 판단하도록 했다.

또 A씨 사례처럼 휴대전화 GPS 위치가 확인됐으나 정확한 지점을 특정하지 못할 경우 선발대 외에 추가 구조 인력을 투입해 수색의 밀도를 높이기로 했다.

아울러 신속한 신고자 위치 특정을 위해 사고 현장 진입 시 출동 대원들이 신고 지역 범위 내 건물 안전관리자나 보안업체 직원, 당직자 접촉을 의무화해 '잠긴 문' 앞에서 철수하는 상황을 방지할 방침이다.

이 밖에 대구소방본부는 이번 A씨 사고 사례를 소속 모든 대원에게 전파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 직무 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12일 오후 11시 35분쯤 수성구청 별관 4층에서 초과 근무 중이던 A씨는 갑자기 이상 증세를 느껴 휴대전화로 119에 긴급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경찰과 소방 당국은 휴대전화 GPS 위치 추적을 통해 A씨 위치를 수성구청 주변으로 특정한 뒤 오후 11시 45분쯤 공동 수색에 나섰지만, 수성구청 별관 건물 출입문이 잠겨 있다는 이유로 내부 진입을 시도하지 않은 채 15분 만에 현장을 떠났다.

결국 A씨는 이튿날 아침 숨진 채 발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1차 부검 소견 결과 A씨의 사인은 중증 응급질환인 '대동맥 박리'로 확인됐다. 응급 처치가 중요한 질환임에도 구조가 이뤄지지 못한 채 홀로 숨을 거둔 것이다.

한편 17일 오전 대구 수성구의 한 장례식장에서 유가족과 직장 동료, 지인들의 슬픔 속에 고인의 발인식이 치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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