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융당국, 가상자산거래소 ‘중개·보관’ 구조 개편 검토 [크립토360]

유혜림 2026. 3. 17.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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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가상자산 거래소가 중개·보관·결제 기능을 모두 수행하는 현행 구조에 대해서도 제도 개선 필요성을 검토하겠다고 국회에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역시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서 가상자산 보관·관리업을 별도의 가상자산사업자(바스프·VASP) 유형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거래소가 수탁 기능을 함께 수행하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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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거래소 수탁기관 도입 방안 국회보고
“EU 등 글로벌 동향 고려해 도입 여부 논의”
[챗GPT를 이용해 제작]

[헤럴드경제=유혜림·경예은 기자]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거래소가 중개결제·보관 기능을 모두 수행하는 현행 구조에 대해서도 제도 개선 필요성을 검토하겠다고 국회에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빗썸 오지급 사태를 계기로 거래소를 금융회사 수준으로 규율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예고하면서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기능과 업무 범위에 대해 주요국 입법례와 글로벌 사례를 참고해 재정비하겠다는 방침이다.

17일 헤럴드경제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금융위원회 제출 자료에 따르면, 당국은 국내 거래소가 중개·보관·결제를 모두 수행하는 구조에서 수탁 기능을 분리하는 방안에 대해 향후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 과정에서 독립 수탁기관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금융위는 “현재 보관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가상자산사업자가 존재하는 점과 유럽연합(EU)의 가상자산 규제 체계인 MiCA(미카)에서 보관업을 독립된 서비스로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2단계 입법 과정에서 보관업 도입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금융감독원도 공유하는 대목이다. 앞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빗썸 오지급 사태 관련 국회 긴급 현안질의에서 “현행 제도는 수탁재산의 80%만 분리 보관돼 20%는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며 “유럽의 MiCA 규제 등을 참고해 2단계 입법에서 전면 재점검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당국은 외부 수탁기관에 맡기도록 하는 방안을 의무화하는 방안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이다. 이와 관련, 금융위는 “일정 비율을 의무적으로 외부에 보관(수탁)하는 방안은 거래 편의성과 비용, 보안 측면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거래소의 운영 여건 등을 고려해 단계적·자율적 도입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디지털자산 중개·보관·결제를 한 조직이 모두 담당하는 현 구조에서는 외부 견제가 어렵다고 보고 ‘수탁’ 기능만큼은 거래소 밖으로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빗썸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가 중앙화 거래소(CEX) 내부 통제의 허점을 드러낸 사례라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특히 거래소가 중개·보관·결제를 동시에 맡는 독점적 역할 구조가 근본적인 리스크로 꼽힌다. 인호 고려대학교 블록체인연구소 소장은 “현재의 시장 구조는 심판과 선수, 금고지기를 한 명이 다 하는 격”이라며 “특히 수탁 기능은 거래소에서 분리돼 제3의 전문 수탁 기관이나 예탁결제원 등의 중립적 기구로 이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국이 참고하는 유럽연합의 가상자산 규제 체계인 MiCA는 수탁을 거래소 운영과 분리된 독립 서비스로 규정하고 있다. 반면 국내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상 가상자산 보관·관리업이 별도 사업 유형으로 명시돼 있음에도 실제 시장에선 거래소가 중개와 보관 기능을 함께 수행하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수탁이 독립된 비즈니스라기보다 거래소 사업의 일부 기능으로 작동하는 셈이다.

이 같은 구조는 규제 공백으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진입 규제나 영업 규제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것이 문제”라며 “가상자산사업자(VASP)가 파산할 경우 ‘도산절연’에 대한 규제도 없어 투자자 보호에 취약하다”고 짚었다. 실제로 특정 사업자가 파산할 경우 해당 자산이 일반 채권과 함께 처리될 가능성이 있어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MiCA 수준의 투자자 보호 장치 도입도 함께 논의될 전망이다. 고객 자산을 사업자 재산과 법적으로 분리해 파산 시에도 채권자가 접근할 수 없도록 하는 ‘법적 분리’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사업자 귀책으로 자산 손실이 발생할 경우에는 손실 시점의 시장가치 기준으로 배상 책임을 지도록 하고, 외부 수탁업체를 활용할 때에도 반드시 MiCA 인가를 받은 사업자만 이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수탁 사업자에 대한 공시·운영 규율도 강화돼 있다. 분기별로 자산 종류와 잔고, 가치, 거래 내역 등을 고객에게 보고해야 하며, 고객 자산은 회사 자산과 완전히 분리해 보관하고 요청 시 지체 없이 반환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아울러 MiCA는 수탁 서비스를 별도의 인가 대상 사업으로 분리하고 최소 자기자본 요건(12만5000유로)을 부과하는 등 금융업 수준의 규율을 적용하고 있다. 고객 자산을 직접 보관하는 만큼 이에 상응하는 재무적 책임을 요구하는 구조다. 이에 거래소의 중개와 보관 기능 분리가 현실화될 경우, 국내에서도 수탁 사업자의 책임과 규율이 보다 명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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