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보다 학군”⋯ 대구 수성구로 몰리는 교육 이주, 사교육비 부담은 ‘최고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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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구가 '대구판 강남'으로 불리는 현상이 현실로 굳어지고 있다.
자녀 교육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이른바 '교육 이주'가 확산되면서 지역의 인구 흐름과 주거 시장, 사교육 구조까지 빠르게 재편되는 모습이다.
일부 학원은 수도권 유명 강의와 연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사실상 '강남식 교육 시스템'을 지역에 이식한 구조를 갖췄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사교육비 상승이 단순한 가계 부담을 넘어 지역 양극화 심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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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군 따라 이사·집값 상승, ‘대구판 강남’ 현실화

대구 수성구가 ‘대구판 강남’으로 불리는 현상이 현실로 굳어지고 있다.
자녀 교육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이른바 ‘교육 이주’가 확산되면서 지역의 인구 흐름과 주거 시장, 사교육 구조까지 빠르게 재편되는 모습이다.
최근 수성구로 이사한 40대 학부모 A씨는 “직장과의 거리가 멀어졌지만 교육 환경을 고려해 이사를 결정했다”며 “아이를 위해서라면 생활 불편은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학군을 중심으로 거주지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면서 수성구 쏠림 현상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5만 8000원으로 전년보다 감소했다.
그러나 사교육에 실제 참여한 학생 기준으로는 월평균 60만 4000원으로 증가하며 처음으로 60만 원을 넘어섰다. 특히 고등학생의 경우 월 70만 원대 후반 수준까지 올라 입시 시기에 비용 부담이 집중되는 구조가 확인됐다.
전체 평균이 감소한 것은 학생 수 감소와 일부 참여율 하락이 영향을 미친 결과로, 학부모들이 체감하는 부담과는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은 수성구에서 더욱 극단적으로 나타난다.
지역 학원가에 따르면 고3 수험생의 경우 주요 과목 수강과 입시 컨설팅을 포함한 사교육비가 월 150만~200만 원 수준까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국어·영어·수학만 해도 기본 100만 원이 넘는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오갈 정도다. 일정 수준 이상의 사교육비는 선택이 아닌 필수 지출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수성구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단순한 비용 수준 이상의 구조적 특징이 자리하고 있다. 학원 밀집도, 외부 지역 학생 유입, 입시 중심 교육 시스템, 고액 프로그램 확대 등 교육 환경 전반이 서울 강남과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성구 일대 학원 수는 약 3000개에 달해 비수도권 최대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일부 학원은 수도권 유명 강의와 연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사실상 ‘강남식 교육 시스템’을 지역에 이식한 구조를 갖췄다는 평가다.
교육 쏠림 현상은 주거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성구는 대구에서 아파트 가격이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로, 특정 학교 인근 단지를 중심으로 ‘학군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 자녀의 학령기에 맞춰 수성구로 이주하는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집값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구 흐름에서도 차이가 확인된다. 대구 전체적으로는 인구 감소가 지속되고 있지만 수성구는 상대적으로 유입이 유지되는 지역으로 꼽힌다. 교육을 중심으로 인구가 재편되는 모습은 서울 강남권과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문제는 이러한 집중 현상이 지역 간 격차를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교육과 인구, 자본이 특정 지역에 몰리면서 다른 지역과의 교육 여건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교육비 상승이 단순한 가계 부담을 넘어 지역 양극화 심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수성구는 대구에서 가장 높은 교육 경쟁력을 갖춘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동시에 학부모에게 가장 큰 경제적 부담을 요구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한 학부모는 “아이를 위해 선택한 곳이지만 사교육비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이 흐름이 계속된다면 감당하기 어려운 가정도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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