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사역자위 "강도권 허락하려면 불가피하게 목사 자격 '남자'로 제한해야"
"여성 사역자 지위 향상 마중물 될 것…협력해 달라"
여성안수추진공동행동, 반대 피켓팅

[뉴스앤조이-나수진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장봉생 총회장) 여성사역자위원회(여사위·조승호 위원장)가 여성 강도권 도입을 위해서는 목사의 자격을 '남자'로 제한하는 헌법 개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사위는 3월 17일 서울 동작구 장성교회에서 헌법 개정 수의를 위한 서울 권역 설명회를 열고, 여성 사역자 지위 향상을 위해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했다.
"헌법 개정 없이도 가능하지만 반대 있어… |
이날 여사위는 여성 강도권 도입을 위해서는 목사의 자격을 '남성'으로 제한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현행 헌법으로도 여성 강도권을 시행할 수 있지만, 그렇게 되면 헌법 규정상 남자와 동일하게 목사 안수까지 줘야 한다는 반발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여사위는 목사의 자격에 '남자'를 명시해 여성 안수 논란을 차단하면서, 강도권을 우선 도입해야 한다고 이야기해 왔다.
여사위 위원장을 2년간 맡았던 김재철 목사(장성교회)는 '단계적'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강도사 고시 응시 자격에는 성별 제한이 없다. '총신대 신대원을 졸업한 자로 한다'고 돼 있다. 강도권을 허락만 해 주면 얼마든지 그 조항을 가지고 총회 결의가 이뤄질 수 있다"면서도 "스텝 바이 스텝으로 가야 한다. 여성 강도권이 통과되면 또 한 단계 나아갈 수 있다. 교단과 총회도 앞으로는 문을 좀 더 크게 열었으면 좋겠다. 이게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여사위 헌법수의분과장 조영기 목사도 "여성 전도사님들은 목사의 자격에 '남자'를 못 박아 버리면 영원히 목사가 될 수 없지 않느냐며 반대하는데, 여성 사역자 지위 향상에 있어서 처음부터 논의됐던 것은 강도권이라도 주자는 것이었다. 현행 헌법으로 여성 강도사를 허락하도록 시도했지만, 여성 강도사를 허락하면 헌법대로 남자와 똑같이 목사 안수를 줘야 하기 때문에 반대에 부딪혔다"고 했다.
조영기 목사는 "10년 전부터 여성 강도사가 허락되어서 지위가 향상됐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쉬움이 든다. (이번 헌법 개정안은) 이제라도 여성 강도사 제도를 교회 안에 정착시켜 지위를 향상하고, 신대원을 졸업한 여성 사역자들이 교회 안에서 사역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결단이다. 강도권을 허락하려면 불가불 (목사의 자격을) 남자로 개정해야 하는 게 현실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성 강도권 필요 이유 "교단·신학교 위기" |
여사위 관계자들은 교단·신학교·교회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여성 강도권이 필요하다고 했다. 장호익 목사(서대신교회)는 "서울에 계신 분들은 심각한 줄 모르지만, 지역은 2030 인구 유출이 심각하다. 교회가 가진 가장 크고 많은 자원은 여성이다. 여성들이 마음껏 교회를 위해 헌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 안수를 금지해 온 성경 구절에 대해서는 문맥적·상황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했다. 장호익 목사는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문화 명령과 '너희는 온 천하에 다니며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는 지상 명령은 남자와 여자 모두에게 주어졌다. 이러한 대전제를 가지고 '여성은 잠잠하라'는 구절을 해석해야 한다. 이를 문자 그대로 떼어 내서 해석하면 나이브한 것이다. 성경 해석은 항상 문맥·배경을 살펴야지, 영원히 변함없는 것처럼 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정직하다면 이 구절에 상황에 따른 것이라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여성 사역자들, 데모 말고 섭리 기다려라" 발언도 |

목사의 자격을 남자로 제한하는 헌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이들에게 자제를 요청하는 취지의 발언도 나왔다. 박춘근 목사(남부전원교회 은퇴)는 "이번에 여성들에게 강도권을 준다고 해도 환영할 것 같지 않다. 우리 동기 여자 전도사들은 '(여성 강도권을) 왜 (바로) 안 주냐, 뭐가 틀렸다' 이런 이야기만 한다. 만족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총회가 강도권까지 주는 것은 (문을) 많이 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 번에 열리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면 이렇게까지 올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박춘근 목사는 "여성 지위를 위해 노력하시는 목사님들을 향해 너무 항의하지 않기를 바란다. 한 발자국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도록 기도해야 한다. 섭리를 믿는다면, 데모가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를 기다리는 법도 배워야 한다. '목사를 남자로 제한하면 다시는 (여성 안수가) 안 된다'고 하는데, 다시 안 되는 게 어딨나. 헌법은 계속 수정돼 가는 것이다. 원리를 따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설명회 내용이 아쉽다는 반응도 나왔다. 이재철 목사는 "여성 사역과 지위는 이미 성경에 나와 있다. 웬만한 남자 총대들은 다 알고 있다. 여성과 남성은 인격적으로 동등하다는 게 성경적 가치라면, 헌법을 따져 봐야 한다. 시대적 흐름에 따라 관습과 법이 만들어진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여성에 대한 관습이 바뀌었다면 법도 바뀌어야 한다. 반대하는 이들은 성경적 가치가 아니라 관습적 가치를 내세운다. 이걸 어떻게 극복할지 고민해야 하는데, 오늘 내용은 참 아쉽다"고 말했다.

여사위는 오는 19일 인천 지역(신광교회), 24일 대구·경북 지역(참좋은교회), 26일 부산·울산·경남 지역(초량교회) 순으로 설명회를 이어 간다. 예장합동 160여 개 노회들은 오는 4월부터 정기노회를 열어 헌법 개정안 수의를 진행하고, 5월 29일 총회에 결과를 보고할 예정이다.
나수진 sjnah@newsnjo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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