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전쟁 계기로 중국 ‘내정 불간섭’ 외교의 한계 드러나”

박은경 기자 2026. 3. 1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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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가 지난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최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촉발된 전쟁을 계기로 중국식 동맹 모델이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국 외교전문지 더디플로맷은 16일(현지시간) 중국의 ‘내정 불간섭’ 원칙이 권위주의 국가에는 체제 안정성을 보장하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파트너국가의 전략적 의사결정에 대한 영향력을 제한하는 구조적 제약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안보 협력은 중국 자체보다는 파트너국가의 전략적 역량과 실용성에 크게 의존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미국의 경제 제재가 강화되는 상황에서도 이란의 브릭스(BRICS) 및 상하이협력기구(SCO) 가입을 지원하고, 2023년에는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외교 관계 복원을 중재하는 등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 또한 이란의 지역 외교와 에너지 안보에서의 역할을 지속해서 강조해 왔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가 이번 사태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이러한 동맹 모델의 근본적인 한계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대외 협력은 파트너국가의 내정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 위에 구축돼 있다. 이 원칙은 권위주의 정권을 미국식 정권 교체 압박으로부터 보호해 안정성을 제공하는 동시에, 중국이 파트너국가의 전략적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능력을 제한하는 양면성을 갖는다. 결국 중국식 안보 협력은 파트너국가의 기존 역량과 정책 유연성에 따라 성과가 좌우되는 구조라는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서방의 동맹은 정치 체제와 제도의 정렬을 전제로 형성돼 왔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등은 공통된 가치와 제도 기반 위에서 구축된 대표적 사례다. 반면 중국은 체제 개입 대신 권위주의 국가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국제 환경을 조성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러한 접근은 파트너국가의 주권을 존중하는 대신 내부 역량을 강화하는 데에는 한계를 드러낸다.

중국과의 협력 효과는 국가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파키스탄은 군사 조직과 외교 체계, 일정 수준의 경제 기능을 갖추고 있어 중국과의 협력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사례로 평가된다. 반면 이란은 중동 전역에서 시아파 민병대에 과도하게 의존하면서 장기적인 전략적 정체 상태에 빠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병대 중심 전략은 전술적 수단에서 구조적 제약으로 굳어지며 외교와 군사 정책 전반을 제한하고 있으며, 이념적 경직성으로 인해 전략적 유연성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중국의 군사 지원 성과 역시 파트너 국가에 따라 엇갈린다. 2025년 인도-파키스탄 위기에서는 중국산 J-10C 전투기가 투입되며 일정 수준의 효과를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이란에서는 HQ-9 방공 시스템이 기대만큼 성능을 발휘하지 못했고,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최고지도자를 보호하지 못한 사례가 지적됐다. 베네수엘라에서도 JY-27A 레이더가 미군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압송 당시 조기 경보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의 군사 지원이 파트너국가의 운용 능력과 제도적 기반에 크게 좌우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디플로맷은 미·이란 전쟁은 중국식 동맹 모델이 유연성과 비개입이라는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파트너국가의 역량에 의존하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외교적 대응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자이쥔 중동문제특사는 15일 쿠웨이트시티에서 자라 자베르 알아마드 알사바 쿠웨이트 외무장관과 회담했다. 자이 특사는 이 자리에서 “현재 지역 정세가 혼란스럽고 걸프 국가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중국이 원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미국과 이스라엘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승인 없이 이란을 공격한 것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자이 특사는 같은 날 무함마드 빈 압둘라지즈 알쿨라이피 카타르 외교 담당 국무장관과도 전화 통화로 의견을 교환했다. 자이 특사는 “모든 책임 있는 국가는 각자 역할을 다해 긴장 사태의 고조를 막고 형세가 수습 불가능한 지경에 빠지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덧붙였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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