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교제살인’ 여성단체 반발…“언제까지 같은 장례식 반복할 거냐”

고나린 기자 2026. 3. 17. 16:4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국여성의전화 등 338개 여성·인권단체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경기도 남양주에서 벌어진 교제 살인과 관련해 범정부종합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인권·여성단체들은 "국가의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대응을 규탄한다"며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를 모니터링하고, 가해자 체포·유치·구속 등 적극적 조치를 통해 피해자의 일상에서 가해자를 분리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7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남양주 가정폭력·스토킹 여성 살해 사건 긴급 대응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참가자들은 피해자 보호 대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류우종 선임기자 wjryu@hani.co.kr

“새로운 대책을 찾지 마십시오. 지난 수십 년간 피해자들이, 유족들이, 지원 단체들이 제언해 온 절박한 대책을 전부 검토하십시오”

한국여성의전화 등 338개 여성·인권단체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경기도 남양주에서 벌어진 교제 살인과 관련해 범정부종합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피해자를 추모하며 검은 옷을 입고 “가해자를 격리하라”, “친밀관계포괄입법 즉각 추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는 “2009년부터 2025년까지 17년간 최소 1697명의 여성이 살해당했다. 갈등과 폭력을 구분하지 못하고 위험의 징표를 파악하지 못하는 무능력함, 그 무신경함에 치가 떨린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친밀한 관계의 폭력은 우발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며 “통제와 위협이 계속되는 현재 진행형의 폭력이다. 이 패턴에 개입해야 죽음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가족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2023년 7월 인천에서 발생한 스토킹 살인사건 피해자의 친언니이자 범죄피해자연대 활동가인 이경숙씨는 “피해자에게 스마트워치를 줘도 살해가 이뤄지는 시간은 불과 1분30초에 지나지 않는다”며 “접근금지 명령이 내려져도 가해자는 다시 찾아온다. 도대체 언제까지 같은 장례식을 반복해야 하느냐”고 호소했다. 이씨는 “‘왜 막지 못했을까’라는 질문이 평생 마음 속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사건 이후의 보호가 아니라 사건이 나기 전에 살고 싶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부실한 경찰 대응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조윤희 변호사(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회)는 “가해자는 전자발찌를 착용한 보호관찰 대상자였음에도 스토킹 관련 정보가 보호관찰 기관과 공유되지 않았다. 피해자의 실질적 보호를 위해 필요했던 잠정조치 3-2호(전자장치 부착)도, 유치장 유치 또는 구속 수사도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난 14일 남양주에서 스토킹 보호 대상이던 20대 여성이 40대 남성에 의해 살해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가해자는 다른 강간치상 범죄로 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태였고, 피해자는 지난해부터 가정폭력·스토킹 신고를 이어왔지만 가해자는 격리되지 않았다.

이들 인권·여성단체들은 “국가의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대응을 규탄한다”며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를 모니터링하고, 가해자 체포·유치·구속 등 적극적 조치를 통해 피해자의 일상에서 가해자를 분리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이어 가정폭력처벌법을 전면 개정해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을 제대로 규율할 수 있도록 하고, 여성폭력·여성살해 문제 해결을 위한 범정부종합대책을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고나린 기자 me@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