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500원 시대, 수출 대기업 '희'·중소기업 '비'

허아은 기자 2026. 3. 1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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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전쟁·무역 압박에 원화 17년 만 최약세
수출 대기업 환산이익 확대···반도체 등 수혜
반면 중소기업은 원가 상승·가격 전가 어려워
원·달러 환율 1500원 돌파로 수출 대기업은 환산이익이 늘어난 반면 중소기업은 원가 상승과 환헤지 부재로 수익성이 악화되며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17년 만에 1500원선을 돌파하며 산업 전반의 손익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와 미국의 무역 압박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원화 가치가 급락했고 수출 비중이 높은 대기업은 환산이익 증가의 수혜를 보는 반면 수입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은 원가 부담이 급증하며 수익성이 악화되는 양극화가 심화되는 모습이다.

17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환율 급등은 글로벌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500원을 돌파했다. 17일 장중 1491~1501원대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이란과 미국·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로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고, 미국의 섹션 301 무역조사까지 겹치며 달러 수요가 급증했다. 그 결과 원화 가치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약한 수준까지 하락했다.

반도체·가전 업종은 환율 상승의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원·달러 환율이 5% 상승할 경우 법인세 반영 전 기준 약 4351억원의 당기손익 개선 효과가 발생한다고 공시했다. 유로화 환율이 5% 오를 경우에도 약 623억원의 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LG전자는 환율이 10% 상승하면 1000억원 이상의 이익 개선 효과가 있는 구조로 분석되며 SK하이닉스 역시 매출 대부분을 달러로 결제하는 구조여서 환산이익 증가가 기대된다.

반도체·자동차·조선은 고환율 수혜

대기업들은 환율 변동 리스크를 구조적으로 흡수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는 동일 보고서에서 통화별 자산과 부채 규모를 일치시키는 자연헤지 전략을 통해 환율 변동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환율 상승이 실적에 긍정적으로 반영되면서도 변동성 자체는 일정 부분 통제할 수 있는 구조다.

자동차와 조선업 역시 고환율 환경에서 실적 상향 여력이 커지는 업종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2026년 실적 가이던스에서 환율 가정을 1370원으로 제시했는데 현재 환율 수준을 감안하면 추가 이익 반영 여지가 존재한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위원은 "환율이 10원 변동할 때 현대차·기아 영업이익이 2000억~3000억원 움직인다"며 "현재 환율 기준으로는 가이던스 대비 1조~2조원 추가 이익 여력이 있다"고 밝혔다.

조선업계 역시 선박 대금을 달러로 수주하는 구조여서 환율 상승이 원화 기준 매출 증가로 직결된다.

중소기업은 원가 상승·환헤지 공백 이중고

반면 중소기업은 환율 상승이 비용 충격으로 직결되는 구조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수출입 중소기업 635개사를 조사한 결과 40.7%가 환율 상승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한 반면, 이익이 발생했다는 응답은 13.9%에 그쳤다. 피해 기업 비중이 이익 기업의 약 3배에 달하는 셈이다.

중소기업의 피해는 원자재·물류·결제 비용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같은 조사에서 수입 원부자재 가격 상승을 피해 요인으로 꼽은 비중은 81.6%로 가장 높았고 외화결제 비용 증가 41.8%, 해상·항공 운임 상승 36.2%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답 기업의 55.0%는 원가 상승분을 판매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해 환율 충격이 그대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는 구조가 확인됐다.

중소기업의 환헤지 공백은 구조적 취약 요인으로 지적된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87.9%의 기업이 선물환이나 통화옵션 등 환헤지 수단을 전혀 활용하지 않고 있었다. 이유로는 필요성 부족 55.9%, 전문인력·지식 부족 33.9%, 적합한 상품 부재 13.8% 등이 꼽혔다.

전문가들은 중소기업의 대응 방식이 여전히 '사후적 대응'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한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중소기업들이 환헤지보다는 단가 조정이나 비용 절감 등 간접 대응에 의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환율 변동성이 커질수록 수익성 변동 폭이 확대되는 구조로 이어진다.

고환율 장기화 가능성···정책 대응 필요성 부각

정부와 연구기관은 고환율 장기화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은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필요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으며,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국제유가 상승이 소비자물가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시장에서는 고환율이 구조적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은 교역조건 악화를 통해 원화 약세 압력을 높인다"고 설명했고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이란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외환시장의 핵심 변수로 작용하며 1500원대에서 높은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소기업이 체감하는 적정 환율과 실제 시장 환율 간 괴리도 확대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중소기업이 제시한 적정 환율 평균은 1362.6원으로 현재 환율과 130원 이상 차이가 난다. 이와 관련해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원화 약세가 구조화될 가능성을 고려하면 납품대금연동제 개선 등 원가 부담 완화 중심의 정책 대응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환헤지=환율 변동으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줄이기 위해 선물환, 통화옵션, 자연헤지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환율을 사전에 고정하거나 위험을 분산하는 전략이다.

여성경제신문 허아은 기자
ahgentum@seoulmedia.co.kr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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