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연 R&D투자 첫 3조 돌파…中에 ‘미래 기술’ 맞불

송재민 2026. 3. 1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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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삼성SDI·SK온 R&D 3조 돌파 ‘역대 최대’
매출 대비 비중 삼성SDI 10.7%…투자 강도 최고
CATL 4.7조 투자·점유율 39.2%…격차 여전
전고체·AI 배터리 경쟁 본격화…기술 승부 분수령
(그래픽=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송재민 기자] 중국 CATL이 지난해 연구개발(R&D)에 221억 위안(약 4조7700억원)을 투입하며 K배터리와 격차를 벌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3사 역시 역대 최대 수준의 R&D 투자로 맞불을 놓고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캐즘) 속에서도 투자를 줄이기보다 오히려 확대하며 ‘기술 경쟁’으로 정면 돌파에 나선 것이다.

R&D 3조원 돌파…캐즘 속 ‘투자 확대’

17일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은 1조3275억원, 삼성SDI는 1조4209억원, SK온은 3122억원을 각각 R&D에 투입했다. 전년 대비 각각 약 22%, 9.5%, 12.7% 증가한 규모다. 세 회사의 R&D 투자액을 합치면 3조606억원으로, 전년(2조6626억원)보다 크게 늘며 처음으로 3조원을 넘어섰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며 배터리 업황이 주춤한 상황에서도 R&D 투자는 오히려 확대했다. 업계가 단기 실적보다 중장기 기술 경쟁력 확보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 3사 모두 2023년 이후 R&D 투자 규모를 꾸준히 늘리며 기술 축적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향후 수요 회복 국면에서 기술 격차가 실적 차이로 직결될 수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배터리 행사 '인터배터리 2026'가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다만 투자 ‘강도’에서는 차이가 나타난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율은 삼성SDI가 10.7%로 가장 높았고, LG에너지솔루션은 5.6%, SK온은 0.55%로 집계됐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비슷한 수준의 절대 금액을 투자하고 있지만, 매출 대비 비중에서는 삼성SDI가 보다 공격적인 전략을 취하고 있는 셈이다. SK온 역시 비율은 낮아졌지만 2023년 이후 다시 3000억원대 투자를 유지하며 점진적으로 연구개발 체력을 키우고 있다.

R&D 방향도 각사별로 조금씩 다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인공지능(AI)을 접목한 배터리 R&D 체계를 구축하고 전고체 전지 등 차세대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SDI는 고에너지밀도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SK온은 고니켈 양극재와 실리콘 음극재, 건식 전극 공정 등 소재와 제조 기술 경쟁력 확보에 연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CATL ‘4.7조 투자’…규모·인력 격차 뚜렷

국내 기업들이 R&D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글로벌 1위 CATL과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CATL의 지난해 R&D 투자 규모는 221억 위안(약 4조7700억원)에 달한다. 국내 3사 합산보다 훨씬 더 많다. 최근 10년간 누적 R&D 투자는 900억 위안(약 19조4800억원)을 넘었고, R&D 인력은 2만2901명으로 국내 3사 평균의 약 7배에 달한다. 단순한 금액뿐 아니라 인력·생태계 측면에서도 격차가 존재한다는 의미다.

지난해 7월 1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3회 중국 국제 공급망 박람회(CISCE)에 전시된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 CATL 부스. (사진=연합뉴스)
이 같은 공격적 투자와 생산 확대를 바탕으로 CATL은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CATL은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 39.2%로 9년 연속 1위를 유지했으며, ESS 배터리 시장에서도 30.4%로 5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리튬이온 배터리 판매량 역시 661GWh(기가와트시)로 전년 대비 39.2%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CATL이 규모와 공급망 경쟁력을 앞세워 당분간 우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지만,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전지 상용화 시점이 새로운 경쟁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가격 경쟁력이 아닌 기술 차별화가 본격적인 경쟁 변수로 떠오를 경우 국내 기업에도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동시에 나트륨이온 배터리 등 신규 기술 영역에서도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현장에서도 확인된다. 지난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6’ 더배터리컨퍼런스에서 국내 배터리 3사 CTO들은 일제히 차세대 기술 중심의 R&D 전략을 강조했다. 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배터리 산업은 빠른 변화와 치열한 경쟁 환경에 놓여 있다”며 “R&D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R&D 전반에 AI 에이전트를 도입하고 있고 앞으로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송재민 (so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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