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즈타바 선출, '왕좌의 게임'만큼 치열했다...강경·온건파 대립"

박지영 2026. 3. 17.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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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새 최고지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선출 과정에서 강경파와 온건파의 치열한 대립이 있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먼저 NYT는 전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자연사했다면 모즈타바가 권력을 잡을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고 진단했다.

강경파인 이슬람혁명수비대는 모즈타바를 최고지도자로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3일 전문가회의 위원들은 화상으로 최고지도자 투표를 진행했고, 모즈타바가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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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즈타바 뽑혔지만 암살 위협에 공표 미뤄
그사이 온건파가 투표 무력화 시도
격분한 혁명수비대 재투표 후 등극 발표
프랑스 파리에서 14일 열린 반전 시위 현장에서 한 참가자가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초상화를 들고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이란 새 최고지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선출 과정에서 강경파와 온건파의 치열한 대립이 있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모즈타바가 등극하는 것은 예정된 일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아니었다"며 "선출 과정은 이란판 '왕좌의 게임' 같았다"고 전했다. 왕좌의 게임은 가상의 세계에서 여러 귀족 가문들이 왕권을 차지하기 위해 암투를 벌이는 판타지 소설 및 드라마다. NYT는 이란 고위 관리 5명, 성직자 2명, 이슬람혁명수비대원 3명 등을 취재한 결과 이같이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하메네이 '폭사'해 모즈타바 권력 잡아"

먼저 NYT는 전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자연사했다면 모즈타바가 권력을 잡을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고 진단했다. 하메네이가 지정해 둔 후계자 후보 세 명에 모즈타바 이름은 없었고, 하메네이는 생전 권력 세습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 이슬람 혁명을 통해 왕정을 무너뜨리고 현재의 신정체제를 만들었는데, 최고지도자 자리를 세습한다면 혁명의 정신을 훼손한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하메네이가 지난달 28일 공습으로 '순교'하듯 사망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강경파인 이슬람혁명수비대는 모즈타바를 최고지도자로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현 신정체제를 수호하고 폭사한 하메네이의 복수를 해야 한다고 여겼다.

반면 온건파는 미국과의 적대 관계를 청산하길 원했다. 알리 라리자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주축이 됐다. 온건파는 하산 로하니 전 이란 대통령이나 초대 최고지도자 루홀라 호메이니의 손자 하산 호메이니를 최고지도자로 추천했다.


모즈타바 선출 발표 미뤄지며 재차 충돌

3일 전문가회의 위원들은 화상으로 최고지도자 투표를 진행했고, 모즈타바가 선출됐다. 강경파가 승리한 것이다. 하지만 라리자니 사무총장은 모즈타바 등극 발표를 미루자고 주장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누가 새 최고지도자가 되든 제거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는 점을 문제 삼았다.

등극 발표가 미뤄지면서 온건파와 강경파는 다시 한 번 충돌했다. 온건파는 권력 세습을 원하지 않는다는 하메네이의 유언장을 근거로 3일 이뤄진 투표를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경파는 격분했다. 7일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개인 판단으로 페르시아만(걸프) 주변국 공습에 대한 사과를 한 점도 강경파의 심기를 건드렸다.

혁명수비대는 전문가위원회를 다시 소집해 재투표를 진행한 뒤 최고지도자를 공표하자고 주장했다. 호세인 타에브 혁명수비대 전 정보책임자는 전문가회의 위원 88명 모두에게 전화를 걸어 모즈타바에게 투표하라고 촉구했다. 모즈타바는 88표 중 59표를 얻었고, 이란 언론은 8일 새 최고지도자가 모즈타바라고 공표했다.

박지영 기자 jy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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