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전 속전속결’ 오판…시진핑과 회담 연기 ‘도미노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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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정상회담을 열흘여 앞두고 연기를 요청했다.
미·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이 미국 외교 최대 현안인 미·중 관계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작전 초기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을 37년간 통치한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를 제거해, 조기 종전 가능성이 제기됐다.
전황이 꼬이자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일본·독일 등 미군 주둔국을 직접 거론하며 호르무즈 해협 호위 작전 동참을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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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정상회담을 열흘여 앞두고 연기를 요청했다. 미·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이 미국 외교 최대 현안인 미·중 관계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속전속결을 자신했던 군사작전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암초에 걸려 장기화 양상을 보이자,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을 향해 연일 군사 지원을 압박하고 있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냉담하다.
이달 31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예정됐던 미·중 정상회담은 지난해부터 준비돼 온 양국의 핵심 외교 이벤트였다. 미중은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고위급 준비회담을 진행하는 등 막바지 조율 중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 쪽에 회담을 “한 달 정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지만, 호르무즈 해협 상황이 단기간 내에 정리되지 않을 경우 추가로 연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애초 백악관은 이란 공습을 단기간에 마무리한 뒤, 그 성과를 발판으로 방중에 나선다는 구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작전 초기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을 37년간 통치한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를 제거해, 조기 종전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란이 곧바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맞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지나는 핵심 해상 통로가 사실상 마비되면서, 전쟁은 교착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호르무즈 사태는 단순한 에너지 위기를 넘어, 미국의 글로벌 군사 태세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미 행정부 전직 고위 인사는 이날 한·일 등 아시아 국가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과거 아무리 바쁜 시기에도 지금처럼 아시아 전력을 비워둔 적은 없었다”며 “역내 항공모함의 부재, 해병 원정대의 철수, 한국과의 협의 없는 전력 차출 등의 조합은 대단히 놀라운 일임에도 현재 거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전황이 꼬이자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일본·독일 등 미군 주둔국을 직접 거론하며 호르무즈 해협 호위 작전 동참을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반응은 대체로 냉담하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나토는 방어 동맹이지 개입 동맹이 아니다”라고 밝혔고, 영국 키어 스타머 총리 역시 “확전되는 전쟁에 끌려들어 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 정부도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오는 19일 예정된 미일 정상회담이 파병의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뢰 제거 능력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는 일본을 핵심 파트너로 지목하고 파병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성과 없이 물러설 경우, 이론적으로 거론되던 이란의 ‘호르무즈 봉쇄 능력’을 현실에서 입증해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허드슨연구소의 월터 러셀 미드 석학연구원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 기고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광신적이고 피에 굶주린 정권에 내주는 것은 영구적인 위기와 혼란을 자초하는 일”이라며 “‘트럼프는 항상 꽁무니를 뺀다’는 말이 그의 묘비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 천호성 rieu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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