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노경은 "WBC, 한국시리즈 우승만큼 좋은 추억…이제 정규 시즌만 생각"

신서영 기자 2026. 3. 17.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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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은-조병현 / 사진=신서영 기자

[인천=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투혼을 펼친 42세 베테랑 투수 노경은이 SSG 랜더스로 돌아왔다.

한국 야구 대표팀 최고참 노경은은 2026 WBC에서 한국이 치른 5경기 중 4경기에 등판해 노련한 투구를 선보였다.

일본전을 제외한 1라운드 3경기에서 3.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도미니카공화국과 8강에서도 마운드에 올라 0.1이닝 2실점을 했다.

특히 한국의 8강행 운명이 걸렸던 지난 9일 호주전에서의 활약이 빛났다. 노경은은 선발 투수 손주영이 팔꿈치 통증으로 갑작스럽게 마운드를 내려간 뒤 급히 등판해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한국의 극적인 8강 진출을 이끌었다.

1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류지현 대표팀 감독 역시 노경은을 대회 MVP로 꼽으며 그의 공헌을 높이 평가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투혼을 발휘한 노경은에게 찬사를 보냈다.

노경은은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시범경기 삼성 라이온즈와 홈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태어난 이후 이 정도 관심은 처음인 것 같다. 성격이 A형이라서 그런지 카메라가 많으니 위축되는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힌 노경은은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던졌다. 나이가 어리면 아쉬운 점이 있어도 다시 도전해서 대표팀 유니폼을 입겠지만 저는 마지막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하루라도 더 있다 오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덤덤히 말했다.

최강 타선을 자랑하는 도미니카공화국 타자들을 상대한 소감에 대해서는 "괜히 월드클래스가 아니었다. 그만큼 돈을 받고 해야 되는 선수들이 많았다. 몸소 체험했다"며 "그 선수들이 거기까지 올라가는 데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었다. 저는 다른 쪽으로 보게 됐다. 도미니카공화국이 야구하는 환경이 좋은 나라는 아니다. 그런 면에 있어 존경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어제 도미니카공화국과 미국 경기도 봤다. 사실 도미니카공화국을 응원했다. 방망이를 그렇게 잘 치더니 갑자기 잘 안 됐다. 하지만 창과 방패의 대결인 건 전 세계인들도 다 알고 있었다"며 "점수 안 나는 거 보고 야구는 투수 놀음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노경은은 '베테랑의 시선'을 갖고 이번 대회에 나섰다. 그는 "어릴 때 대표팀에 갔을 때는 제 할 것도 많고 주변 눈치도 많이 봤다"며 "하지만 지금 대표팀에서는 코치님들이 어떻게 하시는지, 어린 친구들은 어떻게 준비하는지 그런 야구 외적으로 시선이 많이 돌아갔다. 저 또한 좋은 공부하는 계기가 돼서 많이 배우려고 노력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류)현진이와 함께 최대한 팀 분위기도 간섭 안 하고 자유롭게 열심히 할 수 있도록 했다. 다행히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표팀 후배 투수들을 향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2013년 대표팀 당시 제가 연습 때는 좋았는데 본 대회 들어가서 컨디션 조절 때문에 결과가 안 좋았다. 제 공을 못 뿌리고 왔다"면서도 "그게 저한테는 굉장히 좋은 실패였던 것 같다. 그 덕분에 이번 WBC에서 잘 버텼다. 그걸 후배들에게 똑같이 말해주고 싶다. '이번에 가서 자기 공을 못 보여주고 결과가 안 좋았더라도 다음 대표팀에서 더 좋은 성적 날 거다. 걱정하지 말라'고 꼭 얘기해주고 싶다"고 격려했다.

호주전 실점 이후 자책하던 김택연을 두고는 "전혀 걱정 안 했다. 나이가 정말 어린 선수다. 씩씩하게 잘 던지고 내려왔다고 생각했다. 본인이 느끼고 실감해야 한 단계 더 올라가는 거다. 오히려 더 좋은 발판이 된 것 같아서 별로 큰 걱정을 안 했다"고 응원했다.

이제 노경은의 시선은 정규시즌으로 향한다. 그는 "선발 투수의 경우 몸을 일찍 만드는 걸 추천하지 않는다. 한 시즌에 150이닝 던졌던 투수가 일찍 몸을 만드는 건 개인적으로 부담감이 있을 것 같다"며 "저는 불펜 투수이기 때문에 몸을 일찍 만들고 시즌을 빨리 준비할 수 있다. 오늘 공 던져봤는데 기분상 전반기 끝나고 후반기 접어드는 느낌이다. 힘들다는 말은 아니고 밸런스, 감이 좋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숭용 SSG 감독은 취재진과 만나"(노)경은이는 어제도 보고 아까 잠깐 봤는데 살이 빠졌더라. 4kg 정도 빠졌다고 하더라. 그래서 일단 많이 먹으라고, 관리 좀 해야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노경은은 "우리나라는 치킨이 유명하다. 외국에 나가서 야식으로 치킨을 못 먹으니 살이 빠지더라. 미야자키 캠프 때 1-2kg 정도 빠졌는데 오키나와 때 더 빠졌다"며 "살은 마음만 먹으면 일주일에 6-7kg는 그냥 뺄 수 있다. 저는 나이 먹고 몸무게로 던지고 있어서 100kg에서 105kg 사이를 유지하려고 많이 먹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대표팀 최고령 등판 기록을 세운 노경은은 각종 최고령 기록에 대해 "달성하게 되면 그때 생각하려고 한다. 올해도 올해 끝나면 내년 생각하고, 내년 끝나면 내후년을 생각하려고 한다. 항상 그런 거 신경 쓰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고 했다.

끝으로 노경은은 "이번 WBC는 한국시리즈 우승했을 때만큼이나 잊을 수 없는 좋은 추억"이라면서도 "어차피 지나간 일이니 과거라 생각하고 심취하지 않겠다. 다시 팀에서 치를 시즌만 생각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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