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2035 탄소중립-가스발전 신설 양립 가능한가?” 국회서 토론회

연간 최대 11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수 있는 300MW 가스발전소 신설 계획이 제주의 탄소중립 선언과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비판이 국회 토론회에서 제기됐다.
기후자원정의센터 아크와 국회의원 김한규(더불어민주당, 제주시을) 의원실과 화석연료를 넘어서 등은 지난 12일 국회의원회관 제11간담회의실에서 '제주 2035 탄소중립 실현, 가스발전의 역할 점검 토론회'를 공동 개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제주도의 신규 300MW 가스발전소 신설 계획을 둘러싼 지역 내 논란에 대응하고,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합리적인 에너지 정책 대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특히 이번 토론회를 통해 전력 계통의 안정성이 중요하지만, 300MW 가스발전소 신설은 과도한 계획이라는 점과 재생에너지 확대와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BESS) 등 유연성 자원 확보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기후자원정의센터 아크 김정도 사무국장은 300MW 신규 가스발전소 신설은 과도한 계획이며 탄소중립 목표와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김 국장은 신규 가스발전소 신설 시 연간 최대 110만 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이 예상되는데, 이는 2021년 제주도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25%에 해당하는 막대한 양이라며, 이러한 대규모 배출원이 추가된다면 제주도의 '2035 탄소중립' 선언은 사실상 실현 불가능해진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재도 제주의 예비율은 안정적이며, 육지로부터의 전력 공급 능력(HVDC)이 600MW로 확충되었고 2028년까지 188MW의 BESS가 도입될 예정임을 고려하면, 설계수명이 도래하는 노후 설비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안으로 김 국장은 ▲낮 시간대 태양광 잉여 전력을 BESS에 저장해 저녁 피크 타임에 활용하는 방안 ▲기존 폐쇄 예정인 화력발전소를 동기조상기로 개조해 관성을 확보하는 방안 ▲인버터 기술 혁신을 통해 가상 관성을 부여하는 '그리드 포밍(Grid-forming)' 기술 시범 적용 등을 제안했다.
한편 력거래소 에너지계획처 김준한 처장은 제주 지역 가스발전소 사업의 추진 현황과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김 처장은 현재 제주에서 운영 중인 LNG 발전기 4기는 2020년 전후를 기점으로 향후 15년 이내에 설계수명이 만료될 예정이라며, 제주 지역은 단기적으로 26%, 장기적으로 35%의 예비율이 필요하며, 2029년과 2033년 시점에는 신규 설비 없이는 공급 능력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또한, 제주 계통은 육지에 비해 규모가 작아 발전기 1기 고장 시의 충격이 육지 원전 10기가 동시에 고장 나는 것과 맞먹는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발제 이후 진행된 토론에서는 에너지시민연대 김동주 사무총장이 좌장을 맡아, 전문가 및 현장 관계자들의 다양한 비판과 제언이 이어졌다.
한국동서발전 주재식 처장은 에너지 전환의 과도기에서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은 국가적 의무라며, 설계수명 만료 설비 대체와 오염물질 배출이 많은 바이오중유 발전기의 단계적 퇴출을 위해서도 신규 가스발전은 필요한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기후솔루션 임장혁 연구원은 제주 전력 수요가 1GW 수준인데, 수요의 30%에 해당하는 300MW 대형 설비를 추가하는 것은 오히려 계통 안정성 확보를 더 어렵게 만든다며, 2035년까지 화력발전 비중을 70%로 유지하겠다는 계획은 문제이며, 수요 반응(DR) 등 수요 관리 정책을 우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생에너지전환포럼 석광훈 전문위원은 재생에너지 기술 성장 속도는 예측을 훨씬 앞서가고 있다며, 무탄소 전원에 관성을 부여하기 위해 가스발전을 병행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필수운전 없이도 계통 안정을 유지하는 아일랜드 사례나 전기차를 저장장치로 활용하는 영국의 V2G(Vehicle to Grid) 사례를 참고해 전력 시장을 개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브이피피랩(VPPlab) 정주현 부대표도 토론을 통해 추자, 한동평대 등 대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고, 접속 대기 중인 태양광만 400MW에 달한다며, 가스발전소가 필수운전기로 지정되면 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의 출력제어 문제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더해 유연성 자원 사업자들의 시장 진입도 위축될 우려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끝으로 산업통상자원부 이민석 사무관은 제주 계통의 독립적 특수성 때문에 단 하루의 광역 정전도 허용할 수 없다는 안정성 원칙이 중요하다며, 미래 기술을 계획에 즉각 반영하기에는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다만, 향후 제12차 전기본 수립 과정에서 여러 의견을 충분히 검토해 계획의 합리성을 높이겠다며 토론을 마무리했다.
이번 토론회를 주관한 김한규 국회의원은 "2035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제주에서 출력제어 해결과 재생에너지 확대라는 성과를 내기 위해서라도 가스발전소에 대한 제대로 된 논의가 필요하다"며 "이번 토론회가 제주 에너지 정책의 올바른 이정표를 세우는 공론화의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