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예술가’ 뱅크시 정체는···“50대 영국 그라피티 작가 추정, 추적 피해 개명”

배시은 기자 2026. 3. 17.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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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8일 영국 런던의 왕립법원에 그려진 뱅크시의 벽화. 로이터연합뉴스

‘얼굴 없는 예술가’로 불리는 영국의 그라피티 작가 뱅크시의 구체적인 신원을 추측하는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13일(현지시간) 뱅크시가 영국 브리스틀 출신 그라피티 작가 로빈 거닝엄(53)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그의 신원을 파악하는 데 결정적인 단서가 된 것은 2022년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의 호렌카 마을에서 발견된 뱅크시의 벽화였다. 당시 목격자들에 따르면 마스크를 쓴 남성 2명이 무너진 아파트 벽에 스텐실을 대고 페인트 스프레이를 꺼내 뿌렸다. 그들은 몇 분 만에 욕조에 앉아 등을 문지르고 있는 수염 난 남자의 모습을 그려냈다.

그림을 그린 2명 외에 마스크를 쓰지 않고 의족을 착용한 남성 1명도 현장에 함께 있었는데 그는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인 자일스 둘리로 확인됐다. 그는 201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폭발 사고로 팔과 다리를 잃었으며 ‘레거시 오브 워 재단’을 설립해 우크라이나에 구급차를 기부하고 있다. 뱅크시는 우크라이나에서 벽화를 그린 후 이 지역을 이동할 수 있게 둘리가 구급차를 빌려줬다며 공개적으로 감사를 표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이민 절차를 잘 알고 있는 이들에 따르면 둘리와 영국 밴드 ‘매시브 어택’의 멤버이자 그라피티 작가인 로버트 델 나자는 2022년 10월28일 폴란드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에 입국했다. ‘데이비드 존스’라는 인물도 함께 국경을 넘은 사실이 확인됐는데, 그의 여권에 기재된 생년월일은 거닝엄의 생년월일과 일치했다.

영국 매체 메일 온 선데이는 2008년 뱅크시의 정체가 거닝엄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후 거닝엄이 신원 추적을 피하기 위해 2008년 데이비드 존스로 개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이터는 뱅크시가 2000년 미국 뉴욕에서 옥상 광고판을 훼손했을 때에도 로빈 거닝엄이라는 인물이 자백했다고 확인했다. 당시 체포와 관련된 법원 및 경찰의 문서에도 거닝엄이라는 이름이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뱅크시는 로이터의 조사 결과에 관한 질문에 답하지 않으며 뱅크시의 소속사 페스트 컨트롤도 “작가가 아무 말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뱅크시의 변호사 마크 스티븐스는 “조사 내용 중 상당 부분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서한을 통해 밝혔다. 스티븐스는 “수년 동안 뱅크시는 집요하고 극단적인 위협을 받아왔다”며 “익명 또는 가명으로 활동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보호한다. 특히 정치, 종교, 사회 문제를 다룰 때 보복과 검열을 피할 수 있게 한다”고 덧붙였다.

뱅크시는 1990년 영국 브리스틀에서 활동을 시작했고 건물 외벽에 사회 풍자적 메시지를 담은 그림을 남겨 주목을 받아 왔다. 그는 2018년 자신의 작품 ‘풍선과 소녀’가 영국 소더비 경매에서 104만파운드(약 20억6000만원)에 낙찰되자 액자에 숨겨둔 원격 파쇄기로 그림을 갈아버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 ‘얼굴 없는 예술가’ 뱅크시 성탄 메시지는 ‘노숙 아동’···런던에 새 작품 남기고 인증
     https://www.khan.co.kr/article/202512230943001#ENT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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