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크리트·폐도폭선 섞인 발파암 매각 논란..국책 철도사업 ‘관리부실‘ 도마
발주처·시공사 책임회피, 낙찰업체에 떠넘기기

[충청타임즈] 국가철도망 확충 사업인 '평택~오송 고속철도 2복선화 사업' 현장에서 건설폐기물이 포함된 암석이 '매각용 자원'으로 처리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현장에서는 이물질이 혼입된 암석이 외부로 반출되는 정황이 확인되면서 환경부 지침과의 충돌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사업은 국가철도공단이 시행하고 동부건설이 시공을 맡은 대형 국책사업이다. 문제의 발파암은 공단 위임을 받아 온비드를 통해 낙찰사에 매각됐다. 그러나 충남 아산 일대 적치장에서 확인된 암석은 자연암과는 거리가 멀었다. 숏크리트 잔재물, 시멘트 오니, 합성섬유, 폐도폭선까지 뒤섞여 있었고, 자석 탐침에서는 강섬유가 줄줄이 달려 나왔다. 사실상 '건설폐기물 덩어리'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환경부 지침은 단호하다. 이물질이 혼입된 암석은 분리·선별이 이뤄지지 않으면 건설폐기물로 처리해야 한다. 특히 숏크리트나 폐전선 등이 포함된 경우는 예외 없이 폐기물로 본다. 그럼에도 해당 물량이 '자원'으로 매각된다면, 시공사와 발주처는 막대한 폐기물 처리 비용을 아끼는 동시에 매각 수익까지 챙기는 구조가 된다. 반면 낙찰업체는 불법 폐기물 유통의 책임을 뒤집어쓸 수밖에 없다.
동부건설 측 해명은 궁색하다. 관계자는 "숏크리트 비산을 막기 위해 매트리스 등을 설치하고 있다"면서도 "일부 묻어나오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또 "적치장에서도 직원들이 도폭선과 잔재물을 수거하고 있다"고 했지만, 현장에서 확인된 혼입 상태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눈으로 확인될 정도의 폐도폭선과 강섬유를 두고 '일부 혼입'이라고 보는 것은 책임 회피에 가깝다는 비판이 나온다.

현장에서는 '책임 떠넘기기' 구조가 고착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낙찰사 관계자는 "폐도폭선과 강섬유가 그대로 섞인 암석을 반출하라는 것은 불법을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국가기관과 대형 건설사가 비용과 책임을 영세 업체에 전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4공구 발생암 물량은 115만㎥에 달한다. 이 같은 상태의 물량이 전국으로 유통될 경우, 환경오염은 물론 대형 법적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발주처와 시공사는 '공정상 불가피'라는 말로 책임을 희석시키고 있다.
국책사업이 '폐기물 처리 비용 절감 수단'으로 악용되고, 그 부담이 민간 업체에 전가되는 구조라면 이는 단순한 현장 관리 부실을 넘어선 문제다.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공공기관이 침묵으로 일관하는 사이, 현장은 이미 법과 원칙이 무너진 채 돌아가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해명이 아니라 전면적인 조사와 책임 규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아산 정재신기자 jjs3580@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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