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경제에 전통 거시지표로는 경기 못 읽어"

박미라 기자 2026. 3. 17. 15:0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7일 이수형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간담회
카드결제·검색량 등 미시데이터 활용 필요성 강조
이수형 금통위원이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급변하는 경제 환경 속에서 전통적인 거시지표만으로는 통화정책 판단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카드 결제, 온라인 검색량 같은 실시간에 가까운 데이터를 활용한 선행지표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른바 고빈도·미시데이터를 활용한 선행지표로, 카드 결제를 비롯한 온라인 검색량, 입금 거래 등 경제 주체의 실제 활동을 보다 빠르고 세밀하게 포착할 수 있어 기존 통계의 시차와 한계를 보완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이수형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17일 기자간담회에서 "팬데믹과 전쟁, 공급망 교란, 기술 진보 등으로 경제 상황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전통적 거시모형의 설명력이 저하되고 있다"며 "경제주체 간 이질성도 확대돼 평균값에 근거한 정책 분석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이수형 금통위원은 특히 통화정책이 경기 흐름을 뒤따라가며 과도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른바 '샤워실의 바보' 현상이다. 쉽게말해 물 온도가 늦게 변하는 샤워기처럼 뜨겁다고 줄였다가 다시 차가워지고 또 올리는 식으로 정책이 경기 흐름보다 한발 늦게 움직이며 과도하게 대응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위원은 "기존 지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수록 정책 대응이 실제 경기흐름과 엇갈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실제 정책 판단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이위원은 지난해 5~8월 물가가 2%대 초반으로 안정되는 가운데서도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확대, 내수 회복 지연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정책 판단이 쉽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당시 공표기관별 주택가격 지표 간 괴리와 실거래가 통계의 시차 등 기존 지표의 한계도 함께 드러났다는평가다.

이에 따라 보완적 선행지표 활용 필요성이 제기된다. 특히 부동산 시장에서는 기존 통계의 시차와 지표 간 괴리가 한계로 지목됐다. 이 위원은 "부동산 시장의 경우 기존 지표만으로는 흐름을 선제적으로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었다"며 "네이버 검색량 등 온라인 데이터를 활용하면 가격 변동 이전의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민간소비 역시 전통 경제지표만으로는 설명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그는 "전자상거래와 간편결제 확산으로 소매판매지수나 카드 사용액만으로는 소비 흐름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며 "소상공인 입금거래나 페이 충전금 등 다양한 데이터를 함께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동시장과 가계대출 분석 역시 보다 세밀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위원은 "취업자 수 증가만으로는 고용의 질이나 소비 여력을 판단하기 어렵고 신규 대출금리만으로는 차주별 체감 금리 변화를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보다 세분화된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향후 정책 과제로는 미시통계 확충과 분석 체계 고도화를 꼽았다. 이 위원은 "금융불균형의 구조적 요인을 보다 정교하게 분석하고 경제주체 간 이질성을 반영한 모형을 활용해 정책 판단의 정밀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미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