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리포트] 미국 전쟁 싱크탱크 "트럼프, 한국에 1~2척 파병 기대"
[편집자주] 이란과 전쟁 중인 미국이 한국 등에 호르무즈해협 파병을 요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청구서에 대한 가장 현명한 대처는 뭘까. 일본, 유럽 등의 선례를 토대로 국익을 위한 묘책을 찾아보자.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에 발이 묶일 경우 중국은 대만해협에서 영향력을 키워 추후 서해에서 한국을 압박할 수 있다고 봤다. 중국 해군에 대해선 '세계 최대 규모'(the biggest navy)라며 '상당히 공격적'(pretty aggressive)이라고 평가했다.
브라이언 클라크 미국 허드슨연구소 국방개념및기술센터 소장은 16일(현지시각) 동행미디어 시대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미 전쟁부는 한국이 선박 호위 임무를 돕기 위해 1~2척의 호위함(frigates)이나 구축함(destroyers)을 페르시아만으로 파견해주길 기대할 것"이라며 "현재 하루 평균 100여척의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데, 미국이 이 임무를 감당하기 위해 연합군의 역량을 필요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한국 등에 호르무즈 해협으로 군함을 파견할 것을 요구했다.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응한다면 아덴만에서 임무를 수행 중인 청해부대 소속 4400t급 대조영함의 작전 반경을 일시적으로 넓히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으로 거론된다. 대조영함은 대공·대함·대잠 작전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구축함으로 해상작전 헬기 1대, 고속단정 3척 등이 붙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안 될 일을 해달라는 게 아니다"면서 "(군함 파견 요청을 받은) 국가들이 어떻게 나오는지 보려고 했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클라크 소장은 "중국 해군은 현재 세계 최대 규모"라면서 "일본의 해상교통로와 필리핀, 대만 주변에서 상당히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자신들이 해상 규칙을 주도하는 해양 강국이라는 점을 각인시키려고 한다"며 "한국은 중국과의 정면충돌을 피하면서 이런 위협을 체감하지 못했지만 결국 중국은 한국 주변의 해상로 통제권을 요구하며 압박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군은 중국의 해상 봉쇄나 타격, 점령 시도와 같은 잠재적 위협에 대응 준비를 해야 한다"며 "중국 본토에서 쏘는 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로부터 지상 자산을 숨기기 어려운 한국의 좁은 영토 특성상 물속에서 반격할 수 있는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한국이 미래에 독자적 핵무장을 결정한다면 이를 은밀히 운반할 수 원자력추진잠수함은 필수적인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했다.
대만 유사시 주한미군의 전략자산 반출 가능성은 낮게 봤다. 그는 "워게임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중국과 너무 가깝다"며 "만약 한국에서 출동한 미군이 중국을 공격한다면 중국은 한국이나 해당 기지에 즉각 보복하기가 매우 쉽다"고 했다. 이어 "이 때문에 주한미군은 한국에 남아 북한을 계속 억제하는 편이 낫다"며 "상황에 따라 항공기나 방공 시스템을 일본으로 이동시킬 순 있겠지만 한국군이 전투에 투입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클라크 소장이 한국 언론과 인터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클라크 소장은 미국 해군에서 25년간 복무하며 원자력추진잠수함(SSN·핵잠수함)과 전략핵잠수함(SSBN)에서 실전 경험을 쌓았다. 미 해군 참모총장 직속 특별보좌관으로 활동하면서 미 해군의 장기적인 전력 투사 전략을 수립했다.
해군력과 전자전, 미래전 개념인 '모자이크전'(Mosaic Warfare) 등과 관련해 미 전쟁부에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모자이크전은 거대 항공모함 등 고가의 무기체계에 의존하는 대신 무인정과 드론 등 저가의 자율시스템을 '모자이크'처럼 조합해 적이 대응하기 어렵게 만드는 전략을 말한다.
워싱턴 D.C.에 본부를 둔 친공화당·보수 성향의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는 미국 행정부에 전쟁, 군사전략 등 국가안보 관련 자문을 제공한다.
아래는 Q&A 전문

▶한국으로 향하는 막대한 양의 원유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해선 2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을 호위하는 임무에 직접 기여하는 것이다. 둘째, 인도처럼 이란과 직접 협상해 한국 유조선의 통과를 허용받는 방식이다. 하지만 협상을 통한 접근은 이란이 언제든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한국은 이란과의 외교적 합의를 추진하는 동시에 해협 방어를 돕기 위한 군함 파견 준비를 병행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미 전쟁부는 한국에 어느 수준의 군사적 기여를 기대하고 있나.
▶미 전쟁부는 한국이 호위 임무를 돕기 위해 1~2척의 호위함이나 구축함을 페르시아만으로 파견해주기를 기대할 것이다. 이 해협에서 선박을 호위하려면 최소 12척, 최대 24척의 함정이 필요하다. 유조선 2척당 보통 1척의 호위함이 붙어야 한다. 현재 하루 평균 100여척의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이 중 절반만 호위하려 해도 12척의 배가 쉼 없이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미국이 연합군의 역량을 필요로 하는 이유다.
-한국은 북한의 해상 위협이 실존적으로 존재하는데.
▶물론 북한의 위협이 한국군의 최우선 순위여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번 임무는 한국 해군에 매우 중요한 가치가 있다. 드론 및 미사일 공격 방어, 기뢰로부터 선박 보호 등 향후 한반도 유사시 마주할 수 있는 실전 작전들을 미리 경험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란이 보여주는 도발 양상은 북한이 할 수 있는 공격들과 매우 유사하다. 따라서 작전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분명한 이점이 있다.
-중동의 상황과 대만해협 문제가 연결돼 있다고 보나.
▶이란과의 갈등 상황은 몇 가지 측면에서 대만해협 유사시 상황에 영향을 미친다. 중동에서의 분쟁은 미국의 탄약 재고를 고갈시켜 무기 보유량을 낮추는 결과를 초래한다. 적어도 무기 측면에서만 보면 미군의 대만 방어 준비태세가 약화된 셈이다. 또 이란이 미국과 연합군 선박의 통과를 허용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몇 달 동안 호위 등 임무에 발이 묶일 수 있다. 장기전 양상은 미군이 인도·태평양 지역에 이전만큼 집중하지 못하게 해 베이징(중국 정부)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중국 해군력은 어떻게 평가하나.
▶중국 해군은 현재 세계 최대 규모다. 일본의 해상교통로와 필리핀, 대만 주변에서 매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자신들이 해상 규칙을 주도하는 지배적 해양 강국이라는 점을 각인시키려 한다. 특히 해상은 지상과 달리 특정 해역에 대한 실효적 통제를 창출하기 쉽기 때문에 더 공격적으로 나온다. 지금까지 한국은 중국과의 정면충돌을 피해왔기에 이 위협을 직접 체감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중국은 한국 주변의 영토나 해상로에 대해서도 통제권을 요구하며 압박할 것이다.
-대만 유사시 주한미군의 전략자산이 반출될까.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 워게임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중국과 너무 가깝다. 만약 한국에서 출동한 미군이 중국을 공격한다면 중국은 한국이나 해당 기지에 즉각 보복하기가 매우 쉽다. 또 주한미군의 자산은 주로 북한 대응용이지 중국을 겨냥한 원거리 타격용이 아니다. 적은 이득을 위해 많은 시스템을 위험에 빠뜨리는 격이 될 수 있다. 차라리 주한미군은 한국에 남아 북한을 계속 억제하는 편이 낫다. 상황에 따라 항공기나 방공 시스템을 일본으로 이동시켜 전력 공백을 메울 수는 있을 것으로 본다.
▶중국은 지역적 패권국이 되길 원한다. 한국 입장에선 중국의 지배를 용인하거나 아니면 맞설 능력을 갖춰야 한다. 비록 북한이 당장의 직접적 위협이지만 중국과의 군사적 경쟁은 여전히 필수적이다. 중국은 북한을 대리 국가로 활용해 한국에 압력을 넣는다. 따라서 한국군은 중국의 해상 봉쇄나 타격 같은 잠재적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 안정적인 수중 미사일 타격 능력을 유지하려면 핵추진잠수함이 필요하다. 중국 본토의 미사일로부터 지상 자산을 숨기기 어려운 한국의 특성상 물속에서 반격할 수 있는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만약 한국이 미래에 독자적 핵무장을 결정한다면 이를 은밀히 운반할 수 있는 핵추진잠수함은 필수적 플랫폼이다.
김인한 기자 inhan.kim@si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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