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보의 복무기간 단축 두고 복지부 "필수" VS 국방부 "신중" 온도차

이재원 기자 2026. 3. 17.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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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복무기간 단축 필요”…단기 대책·구조 개편 병행 추진
국방부 “되돌릴 수 없는 정책”…병력 수급·형평성 고려 신중론
공보의협 “이미 인력 붕괴 현실” 국방부 입장 비판...“추가 확보 전제 아닌 유지 전략”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공중보건의사(공보의) 복무기간 단축 문제를 두고 보건복지부와 국방부가 공감을 표하면서도, 태도에는 온도차를 보였다. 복지부는 단기 대책과 중장기 구조 개편을 병행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대로 국방부는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병력 수급과 군 인사 구조 전반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17일 민주당 서영석 의원의 주최로 열린 열린 공보의 수급 관련 국회 토론회에서 보건복지부 임은정 건강정책과장 "의정 갈등의 영향으로 공보의 인력 부족 문제는 향후 몇 년간 지역사회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현 상황의 심각성을 진단했다.

임 과장은 "공보의가 사라진 지역에서 발생하는 의료 공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의료취약지 고령층이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단기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동시에 구조적인 개편이 필요한 장기적 방안도 다각적으로 마련해 병행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의사 인력 수급의 구조적 한계를 짚으며 제도 개선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그는 "의사는 양성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기존 인력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과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임 과장은 이날 복무기간 단축을 둘러싼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임 과장은 "현역 복무와의 형평성 측면뿐 아니라, 지역의료 기여를 보다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라도 복무기간 단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인으로서 전문성을 가진 공보의가 군 복무 기간 동안 더 나은 방식으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단순한 기간 단축을 넘어 제도 전반의 질적 개선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임 과장은 "지역 의료 현장에서의 경험이 공보의 개인의 경력 발전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헌신에 상응하는 처우와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장에서 실제로 도움이 되는 역량을 습득할 수 있도록 직무교육 체계 개편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혀 교육·훈련 시스템 개편 가능성도 시사했다.

반면 국방부는 복무기간 단축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실적 제약을 강조했다. 국방부 우호석 보건정책과장은 "복무기간 단축은 오랜 기간 논의돼 온 사안으로 찬반 논리가 충분히 축적돼 있다"며 "특히 올해 신규 군의관과 공보의 인원이 급감하면서 상황의 심각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복무기간은 한 번 줄이면 되돌릴 수 없는 구조적 특성이 있는 만큼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필요성 자체는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군 내부 인사 구조와의 형평성 문제도 주요 변수로 제시됐다. 우 과장은 "군에는 학군·학사 장교를 비롯해 수의·법무 장교 등 다양한 인력군이 존재하며 이들 역시 복무기간 단축 요구가 있다"며 "군 전체 전투력 측면에서는 학군·학사 장교 비중이 가장 큰 만큼 특정 직군만을 별도로 논의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복무기간 단축이 초래할 수급 문제도 핵심 쟁점이다. 그는 "군은 필수 정원을 반드시 채워야 하는 구조인데 복무기간을 단축하면 그만큼 더 많은 인원을 선발해야 한다"며 "현재 군의관 약 650명, 공보의 250명, 병역판정의 50명 등 연간 약 1000명 수준이 필요한데, 복무기간을 1년 단축할 경우 최대 1500명까지 필요 인원이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의대 정원을 고려할 때 이 같은 추가 인력 확보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단축 효과가 예상대로 나타나지 않을 경우 군의관 우선 충원 구조상 공보의 인력 공백이 더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의대생들의 현역 입대 증가 등 환경 변화도 변수로 거론됐다. 우 과장은 "의대 내 기수 문화 약화 등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만큼 이러한 흐름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도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단기적으로 처우 개선을 통한 인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우 과장은 "단기복무장려금 확대, 응급진료 실적급 지급, 민간 계약직 의사 채용 확대 등을 추진 중"이라며 "장기 군의관 확보를 위한 의대 위탁교육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군 의료 인력 구조 자체를 개편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그는 "현재 군 의료체계의 90% 이상이 단기 군의관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장기 군의관을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별도 교육기관 또는 학교 설립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군 의료는 총상·폭발상 치료, 감염병 대응, 정신건강 관리, 대량 사상자 대응 등 특수성이 높은 분야"라며 "이를 평생 직업으로 삼고 전문성을 축적할 수 있는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 과장은 "오늘 제기된 다양한 의견을 토대로 각 군 의무사령부와 추가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며 "군 의료체계 개선을 위해 현장의 지속적인 관심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재일 대한공보의협의회 회장은 국방부가 제기한 복무기간 단축에 따른 인력 수급 우려에 대해 반박했다. 박 회장은 "군의관과 공보의 선발 인원이 이미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추가 인력 확보 부담을 이유로 단축 논의를 미루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군의관과 공보의 모두 계획된 인원을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지금은 '더 뽑아야 한다'는 전제보다 '부족한 현실에서 어떻게 제도를 유지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보의 제도 전반에 대한 중앙정부 차원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그는 "단순히 지자체에 책임을 넘기는 방식이 아니라, 보건복지부를 포함한 관계 부처가 통합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