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환수 법으로 묶는다”…4대금융 클로백 ‘실효성 시험대’

박소희 기자 2026. 3. 1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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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4억 중 환수 1.8억…사실상 ‘있으나 마나’ 제도
150건 중 반대표 1건…이사회 견제 기능 도마 위
클로백 법제화·세이온페이 추진…보수체계 전면 개편
 4대금융그룹 본사. [출처=각 사]

지난해 4대 금융지주 이사회에 오른 150여 건의 안건 가운데 반대표가 나온 것은 단 1건뿐이었다. 임원 이연보수 중 실질적으로 삭감된 금액도 극히 적었다. 금융당국은 이사회 거수기 논란과 성과급 환수의 실효성 부족을 손보기 위해 클로백 법제화와 지배구조 개선안 마련에 막바지 작업 중이다.

17일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지배구조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이연보수액은 총 284억2000만원으로, 이 가운데 삭감 조정된 금액은 하나금융지주가 단행한 7억8000만원이다. 7억8000만원 중에서도 6억원은 주가변동 등 간접적 요인으로 인한 조정이고 삭감 등을 통한 직접 환수는 1억8000만원에 그쳤다.

2025년도 이연보수 공시는 아직 완료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역시 환수되는 성과급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각 금융지주들은 해당 임직원의 재무성과 미달이나 법률 위반, 업무상 중과실, 비윤리적 행위가 있는 경우에는 이연된 보수액에 대해 별도로 정한 기준에 따라 환수할 수 있도록 내부 규정을 두고 있다. 히자만 법적 강제력이 약해 실질적인 환수로 이어지긴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해 4대 시중은행이 공시한 10억원 이상의 크고 작은 금융사고액은 2000억원을 넘긴 상황에서 성과급 환수가 전무할 경우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성과에 따라 환수하려면 퇴직 임원에 대한 환수가 제도 실효성을 가르는 변수로 꼽힌다. 현직 임원은 평가 결과에 따라 차기 보수에 반영하거나 지급 예정 보수를 조정할 수 있지만, 퇴직한 임원에게 이미 지급한 성과급을 되돌려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계적인 성과급 지급을 막기 위해 금융권 지배구조 개선방안 태스크포스(TF)는 성과보수 운영의 합리성 제고를 위해 클로백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최종 조율 중이다. 금융사 지배구조를 위한 법률에 환수를 명시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는 감독규정에 명시돼 있어 사실상 환수할 수 있는 구속력이 없다. 또 개별 임원의 보수 지급계획에 대해 주주 통제를 받도록 하는 이른바 '세이온페이'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과급 환수 제도가 법제화되면 금융사 보수체계에 적잖은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진다. 단기 실적 중심의 보상보다 장기 성과와 리스크 책임을 더 비중있게 반영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금융위원회. [출처=연합]

◆반대표 단 1건 …이사회 거수기 논란 여전

이사회의 거수기 논란도 여전하다. 지난해 51차례 열린 4대 금융지주 이사회에서 안건은 150건이 넘었지만, 반대표는 단 1건에 그쳤다. 사실상 대부분의 안건이 별다른 이견 없이 통과된 셈이다.

유일한 반대표는 지난해 4월 KB금융 제6차 이사회에서 나왔다. 당시 '자기주식 취득 및 소각' 안건에 대해 김성용 사외이사가 반대 의사를 밝혔다.

기권 사례도 한 차례 있었다. 지난해 12월 우리금융 제14차 임시이사회에서 2026년 정기주주총회에 올릴 사내이사 후보로 임종룡 회장을 추천하는 안건이 상정됐고, 이때 김영훈 사외이사가 기권표를 던졌다.

이사회에 상정되는 안건 대부분이 사전에 충분한 협의를 거쳐 올라오기 때문에 표결 단계에서 의견이 갈리기는 어렵다. 하지만 경영진 보수 등 쟁점이 될 만한 주요 의사결정도 대부분 반대 없이 처리되면서, 사외이사가 경영진 견제보다 형식적 승인에 머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사외이사 임기 차등제 등을 논의하고 있다. CEO와 사외이사가 임기를 같이 하면서 경영진 견제 기능을 상실했다는 점에서다.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은 이번주 안에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 임기 차등, 단임제 등 재임기간을 손보는 것 외에 이사진이 얼마나 독립적으로 의사결정을 수행할 수 있는 방안이 담겼을지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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