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화가' 뱅크시의 정체는 英 50대 예술가 로빈 거닝엄"

최동순 2026. 3. 17.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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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얼굴 없는 화가'로 불리는 뱅크시의 정체는 영국의 그라피티 예술가 로빈 거닝엄(53)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13일(현지시간) 뱅크시의 우크라이나 출입국 행적을 추적한 결과, 1973년 영국 브리스톨에서 태어난 화가 로빈 거닝엄이 뱅크시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2008년 영국 타블로이드 신문이 거닝엄을 뱅크시로 지목하는 보도를 내놓자, 그가 이름을 '데이비드 존스'로 바꾼 듯하다"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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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우크라이나 그라피티 활동 추적 보도
주민들 "마스크 남성 2명, 의족 작가와 작업해"
"거닝엄, 2022년 의족 작가 등과 우크라 입국"
'얼굴 없는 화가' 뱅크시가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독립 광장의 그라피티. 키이우=AFP 연합뉴스

이른바 '얼굴 없는 화가'로 불리는 뱅크시의 정체는 영국의 그라피티 예술가 로빈 거닝엄(53)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뱅크시의 벽화 작업에 대한 오랜 추적을 통해 구체적 신원을 특정한 것이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13일(현지시간) 뱅크시의 우크라이나 출입국 행적을 추적한 결과, 1973년 영국 브리스톨에서 태어난 화가 로빈 거닝엄이 뱅크시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뱅크시 측은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우크라 작업' 호렌카 마을서 목격담 확보

로이터에 따르면 뱅크시는 2022년 우크라이나 일대에서 그라피티 작업을 이어 갔다. 그중에서는 러시아군의 폭격을 당한 키이우 인근 호렌카 마을에서 그린 그라피티도 있었다. 수염 난 노인이 욕조에 누워 목욕을 즐기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로이터는 당시 그라피티 작업을 본 사람들로부터 "작품은 마스크를 쓴 남성 2명이 그렸으며, 팔 한 쪽이 없고 두 다리가 의족인 사람도 함께 있었다"는 목격담을 확보했다.

'의족 남성'의 정체는 뱅크시와 인연이 있는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자일스 둘리라는 게 로이터의 판단이다. 둘리는 201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팔과 다리를 잃었다.

'얼굴 없는 화가' 뱅크시가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우크라이나 호렌카 마을의 벽화. 로이터통신은 이 그림 작업의 목격자들 증언을 토대로 "영국의 50대 예술가 로빈 거닝엄이 뱅크시"라고 보도했다. 키이우=AFP 연합뉴스

"우크라 입국 확인"… 뱅크시 측 "노 코멘트"

이에 로이터는 둘리의 우크라이나 입국을 추적했다. 그 결과 2022년 10월 28일 둘리, 영국 밴드 '매시브 어택'의 프런트맨 로버트 델 나자와 함께 '데이비드 존스'라는 인물이 폴란드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로 넘어간 사실을 파악했다. 존스의 생년월일은 거닝엄과 일치했다. 로이터는 "2008년 영국 타블로이드 신문이 거닝엄을 뱅크시로 지목하는 보도를 내놓자, 그가 이름을 '데이비드 존스'로 바꾼 듯하다"고 추정했다. 통신은 2000년 미국 뉴욕에서 옥상 광고판을 훼손한 혐의로 체포된 거닝엄의 기록도 확인했다.

로이터의 반론 요청에 뱅크시의 회사 '페스트 컨트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뱅크시의 오랜 변호인인 마크 스티븐스는 구체적 질문엔 답을 피하면서도 "귀사의 취재에 포함된 세부 사항 다수가 사실임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익명, 혹은 가명으로 활동하는 건 창작자가 정치·종교·사회 정의와 같은 민감한 문제를 다룰 때 보복, 검열 또는 박해에 대한 두려움 없이 권력을 향해 진실을 말할 수 있도록 해 표현의 자유를 보호한다"고 덧붙였다. 뱅크시는 계속 '뱅크시'라는 이름으로만 존재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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