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동 비빔밥 다음은 버터떡…쇼트폼이 만든 초단기 유행 [뉴스in뉴스]

박은주 2026. 3. 17.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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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디저트나 외식 시장을 보면, 무언가 유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면 이미 다른 유행으로 바뀐 경우가 많습니다.

이른바 '초단기 유행' 현상인데요.

박은주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박 기자, 예전에는 유행이 몇 달은 갔던 것 같은데 요새는 주 단위로 쪼개지는 모양새입니다.

최근 급부상하는 유행 먹거리가 있다고요?

[기자]

네, 불과 한두 달 전만 해도 '두바이 쫀득 쿠키', 이른바 '두쫀쿠' 열풍이었죠.

그리고 불과 2, 3주 전에는 한 예능에서 시작된 '봄동 비빔밥'이 화제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SNS에서 가장 뜨거운 검색어는 단연 '상하이 버터떡'입니다.

상하이 버터떡은 중국 상하이 방문 시 꼭 먹어봐야 할 명물 디저트로 꼽히는데요.

찹쌀가루와 타피오카 전분 반죽에 버터와 우유를 넣어 굽는 방식으로 바삭하면서도 쫀득한 식감이 특징입니다.

최근, 이 메뉴가 국내 SNS에서 급부상하면서 유명 카페 방문 후기나 직접 요리하는 영상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앵커]

실제로 만들 수도 있는 디저트인가 보죠?

[기자]

네, 조리 과정이 복잡하지 않아 소비자들이 직접 재료를 사서 요리하는 이른바 DIY 소비문화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 대형마트에서는 이번 유행이 시작된 이후 찹쌀가루 판매량이 1년 전보다 108%, 타피오카 전분은 37% 늘었습니다.

자영업자들도 원가 부담이 큰 두쫀쿠를 대체할 새로운 미끼 상품으로 선호하는 분위깁니다.

개당 가격이 2000원 안팎으로 두쫀쿠 가격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해, 고물가 속 가성비를 따지는 손님들의 취향에도 맞다는 겁니다.

실제로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선 만들기 쉽고 원가가 낮아 매출에 도움이 된다는 호평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불황인데 자영업자들에게 도움이 된다니 반가운 소식이군요.

그런데 체감상 먹거리의 유행 주기가 예전보다 훨씬 짧아진 것 같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과거엔 한 번 유행을 타면 최소 1년 정도는 지속됐는데 최근엔 유행의 수명이 수개월에서 몇 주 단위로 급감했습니다.

2014년 품절 대란을 빚었던 허니버터칩과 2016년 등장한 대왕 카스텔라입니다.

모두 유행 주기는 대략 1년에서 15개월가량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인기였던 탕후루는 불과 반년 만에 열기가 꺾였고, 최근 화제였던 '두쫀쿠'는 단 3개월 만에 끝물에 접어들었습니다.

주요 포털 검색량 추이를 봐도 가파르게 솟았다가 곧바로 추락하는 양상이 뚜렷합니다.

[앵커]

이렇게 자꾸 유행이 짧아지는 이유 뭐라고 봐야 하나요.

[기자]

'쇼트폼 알고리즘'과 대형 유통업계의 '미투 마케팅'이 결합한 결과로 분석됩니다.

직전에 유행한 봄동 비빔밥의 경우, 무려 18년 전 방송된 예능 영상이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으면서 갑작스러운 열풍으로 이어졌는데요.

특히 1분 미만의 쇼트폼 영상은 시청각 자극이 매우 강합니다.

이런 영상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소비자들은 남들보다 먼저 유행을 좇고 인증하면서 즉각적인 만족을 얻으려는 이른바 '자극 지향적 소비' 행태를 보이는데요.

여기에 거대 자본과 유통망을 갖춘 대기업과 프랜차이즈들이 발 빠르게 유사 상품들을 대량 생산하는데요.

단기간에 전국으로 물량이 풀리다 보니, 희소성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대중은 금세 식상함을 느끼는 겁니다.

[앵커]

유행이 너무 빨리 변하면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텐데요.

특히 식자재 가격이 요동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비정상적인 속도로 수요가 폭발하면서 산지 수급이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인데요.

봄동 비빔밥 열풍 당시, 한파로 인한 수확량 감소에 수요 폭발이 겹치면서 봄동 도매가는 1년 전 대비 30% 이상 치솟았습니다.

과거 두쫀쿠 열풍 때 카다이프 가격이 폭등했던 것처럼, 지금은 버터떡 주재료인 찹쌀가루 가격이 온라인 쇼핑몰을 중심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재료 가격은 오르는데 유행이 금방 끝나버리면 결국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건 동네 자영업자들 아닙니까?

[기자]

가장 우려되는 대목입니다.

자영업자들이 트렌드를 따라 뒤늦게 메뉴를 추가하고 비싼 값에 식자재를 확보하지만, 본격적으로 판매에 나설 시점엔 대중의 관심은 이미 다른 메뉴로 넘어간 경우가 생기는데요.

미처 소진하지 못한 재료들은 악성 재고로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극단적으로 짧아진 국내 디저트 시장의 회전율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KBS 라디오 '성공예감 이대호입니다'/지난 13일 : "길어야 3개월인 거 같아요. 우리나라가 어느 나라보다 회전율이 빠르다는 거를 한번 인지를 하시고 최소한 자본을 줄여서 이제 뭔가를 시도해 보시는 게…."]

또 일각에선 인플루언서와 유통업계가 불황 속 소비 심리를 교묘히 이용하는 상업적으로 기획된 '억지 유행'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갑이 얇아진 대중이 작은 디저트에서 만족감을 추구하는 이른바 '소확행' 심리를 노렸다는 건데요.

때문에 소비자들은 쇼트폼 알고리즘에 휩쓸리지 않는 합리적 소비 습관을 갖는 게 중요하고요.

자영업자들은 단기 유행에 편승해 무리한 투자를 감행하는 일을 철저히 경계해야겠습니다.

영상편집:신선미 강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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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 기자 (winepar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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