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경영안정·보안강화..천근만근 KT에 이사회까지 ‘짐’

이구순 2026. 3. 17.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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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의사결정·감독 기구 이사회, 되레 경영 불확실성 높여
새 CEO 취임 앞두고 혼란 가중
KT 이사회 전면 쇄신책 논의 서둘러야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째 사실상 경영공백기를 버티고 있는 KT가 이사회의 혼란으로 경영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인공지능(AI) 사업전략 부재 문제를 해결하고 조직개편·임원 인사 등 조직 안정화, 팸토셀 해킹 사고 이후 보안강화 등 짐이 천근만근인 KT에 이사회까지 고질적인 부실과 을 드러내면서 경영부담이 되고 있어, KT 이사회 재편 논의가 시급하다는게 통신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KT 이사회는 셀프 연임, 특정 사외이사의 부당한 인사 요구, 무자격 사외이사 방치 등 숱한 논란을 낳은데 이어, 오는 31일 주주총회를 2주 앞두고 돌연 사외이사 공석이 발생했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사진은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사옥 모습. 2026.01.07. yes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

지난달 9일 이사회에서 박윤영 대표이사 후보, 김영한 숭실대학교 전자정보공학부 교수, 권명숙 인텔코리아 대표이사, 서진석 전 EY한영 대표 등과 함께 사외이사 후보로 확정된 윤종수 사외이사(김앤장법률사무소 환경고문)가 사외이사 후보직 사퇴를 공식 통보한 것이다. 윤 이사는 올해 3월말 임기 만료 사외이사 4명 중 유일하게 연임이 추진됐던 인사다.
4개월째 멈춰선 KT..사업 정비 급하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경쟁에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면서 국내 통신사들도 기존 통신사업을 넘어 AI 기업으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지만, KT는 지난해 11월 김영섭 사장이 퇴임을 결정한 이후 사실상 새로운 사업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오는 31일 주주총회에서 박윤영 CEO가 이사로 확정되면 당장 조직개편·임원인사·AI 사업전략 수립 등 굵직한 사안들을 정비해야 한다. 지난해 해킹사고 이후 네트워크 보안 강화를 위한 대책 수립과 재발방지 대책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최고의사결정기구 이사회, 제 앞가림도 못해"
AI·클라우드 사업을 위한 대규모 투자결정과 사업전략 전환 등 굵직한 전략 정비는 이사회의 결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현재 KT 이사회는 경영 결정은 커녕 이사회 조직 단속도 어려운 실정이라는게 KT 안팎의 지적이다.

지난해 CEO 후보 선출 과정에서는 상법상 KT 사외이사 자격이 없는 사외이사가 의결에 참여해 신임 CEO의 자격논란까지 부른 사례가 있었다. 이사회가 이사들의 자격검증 조차 못한 셈이다. 올해는 신임 사외이사를 추천하는 과정에서 회계전문가 자리를 비워뒀다가, 상법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은 뒤 부랴부랴 회계전문가를 추가하는 일도 벌어졌다. 특정 사외이사는 KT에 불합리한 투자를 종용하고 부당한 인사를 요구했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한 KT 관계자는 "무자격 이사가 이사회에서 중요 결정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나 신임 사외이사 선임에 법률적 주요 요구사항이 무엇인지 조차 체크하지 못하는 이사회에 KT의 주요 전략변화나 투자결정을 승인받는 것이 타당하지 않아 보인다"며 "이사회 멤버들의 도덕적 문제까지 제기되고 있어 지금의 KT 이사회는 제 앞가림도 못하는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이 때문에 이사회가 경영진을 견제하고 전략 방향을 제시하는 본래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자격이 없다는 비판과 함께 이사진 전면 개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사회 전면 쇄신 시급
KT 이사회 쇄신에 대한 내·외부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KT 지분 7.05%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투자 목적을 기존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지난해 3월 하향 조정한 지 1년 만의 복귀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예고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KT 노동조합은 성명을 통해 “이사회 운영 방식을 전면 개선하고, 현 이사진은 전원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제2노조인 새노조도 대통령실과 관계 기관에 청원서를 제출하며 무자격 이사의 이사회 참여 경위와 허위 공시 의혹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정부에서도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국회 업무보고를 통해 “(KT 이사회)관련 의혹을 인지하고 있으며, 후속 조치를 투명하게 진행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KT가 당면한 여러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사회가 보다 책임 있는 의사결정 기구로 재편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AI 투자와 사업 구조 전환은 속도가 중요한데, 이사회가 책임 있는 판단을 내려 경영을 지원해야 할 시점”이라며 “지금처럼 KT 이사회가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상황은 회사 경쟁력과 신뢰도를 추락시킬 수 밖에 없어 전면 쇄신안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cafe9@fnnews.com 이구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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