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원료 값 36% 급등… 포장재 업계도 ‘중동 리스크’

이예린 기자 2026. 3. 17.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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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전쟁으로 플라스틱 원료 값이 급등하고 수급 자체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중소 가공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원료 가격은 빠르게 오르는데 식품업체들은 포장 용기 가격 인상을 두세 달 지켜보자고 해 협력업체들이 중간에서 부담을 떠안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원료 가격 상승과 공급 제한이 이어질 경우 중소 협력업체를 중심으로 빠르면 한 달 내 포장재 수급 불안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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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韓 중소 가공업계 ‘시름’
수급물량 줄며 불확실성 커져
업체 출고량 20~30% 감축

미국·이란 전쟁으로 플라스틱 원료 값이 급등하고 수급 자체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중소 가공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빨대나 생수병, 배달용기 등 일반 가정용 제품부터 각종 식품·화장품 포장재, 농업용 비닐, 건축용 스티로폼까지 파급권에 들었다.

17일 영국 원자재 조사업체 ICIS에 따르면 동북아시아 기준 t당 스티렌모노머(SM) 운임 포함 가격은 지난달 27일 1008달러(약 150만 원)에서 이달 16일 1378달러(206만 원)로 36.7% 뛰었다. 나프타 분해를 통해 나오는 에틸렌과 벤젠으로 만들어지는 SM은 플라스틱의 핵심 원료로, 이를 기반으로 스티로폼도 생산된다.

제품 대부분을 플라스틱으로 만드는 식품·화장품 포장재 업계는 이미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포장 용기 성형업체에 ‘플라스틱 시트’를 납품하는 A 공장은 최근 필수 물량을 제외한 초과 생산을 중단하고, 월 250∼300t 수준이던 출고량을 약 20∼30% 줄였다. A 공장 관계자는 “포장 용기 성형업체들이 수익성 악화로 작업량을 줄이면서 납품 물량도 함께 감소했다”며 “원료 가격 상승으로 생산 부담도 커졌다”고 말했다.

문훈기 한국발포플라스틱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SM 가격 자체가 급등하면서 석유화학 업체들에서 향후 가격을 더 올리겠다는 통보를 받았다”면서 “‘쇼트’(공급 부족을 뜻하는 현장 용어)가 나서 원료 확보조차 마음대로 안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철수 한국플라스틱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수급 상황이 심각하다”며 “지금은 원료 가격이 약 20% 오른 상태고, 당장 다음 달부터는 수급 문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지난주 정부 간담회에서 비축유 방출, 석유화학 원료에 대한 한시적 면세 검토를 건의했다”며 “저희는 석유화학 생태계에서 제일 하단이기에 대책 수립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업체들은 당초 이달 한 달 동안 폴리스티렌(PS)을 t당 10만 원씩 두 차례, 총 20만 원 인상을 계획했으나 이를 변경해 이달에만 t당 30만 원을 올리고 4월 추가 인상도 예고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원료 가격은 빠르게 오르는데 식품업체들은 포장 용기 가격 인상을 두세 달 지켜보자고 해 협력업체들이 중간에서 부담을 떠안고 있다”고 말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협력업체들이 보통 한 달 정도 물량을 비축하고 있지만 일부 중소업체는 그보다 적은 재고만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원료 가격 상승과 공급 제한이 이어질 경우 중소 협력업체를 중심으로 빠르면 한 달 내 포장재 수급 불안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예린·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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