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보호해줬다”…트럼프, 한국에 ‘에너지 영토 사수’ 파병 재촉

민병기 특파원 2026. 3. 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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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등 주요 동맹과 중국을 향해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 호위 작전에 동참하라고 요구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당 국가들이 긍정적 답변을 내놓지 않자 압박 강도를 크게 높였다.

지난 14일(현지시간) 한국,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5개국을 거론하며 호르무즈 해협으로의 군함 파견을 요청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 이어 16일에도 호르무즈 파병을 요구하고 압박하는 발언을 수차례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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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보무임승차론’까지 제기
원유 의존도·미군 주둔 언급
“반응 보고 싶다” 콕 집어 압박
韓 사드 일부 중동 재배치에
전직 미국 관리 “대중국 억지력 공백”
호르무즈 호위 동참 촉구 : 16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에 투입된 B-2 스텔스 폭격기 모형을 앞에 두고 발언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한국 등 주요 동맹과 중국을 향해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 호위 작전에 동참하라고 요구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당 국가들이 긍정적 답변을 내놓지 않자 압박 강도를 크게 높였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에너지 의존도, 그리고 미군 주둔 여부라는 두 가지 기준을 제시하고 이에 응하지 않는 것에 실망감을 감추지 않으며 동맹을 시험대에 올렸다는 평가다. 한국은 일본과 함께 두 가지 기준 모두 해당되는 만큼 보다 강하고 직접적인 압박을 받는 모양새가 됐다.

지난 14일(현지시간) 한국,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5개국을 거론하며 호르무즈 해협으로의 군함 파견을 요청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 이어 16일에도 호르무즈 파병을 요구하고 압박하는 발언을 수차례 쏟아냈다. 미군이 주둔해 있는 나라들을 일일이 열거하며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하는가 하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수입 의존도를 제시하며 해협의 빠른 정상화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그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고 싶었다’라든가 ‘일부 나라들에는 실망하게 될 수도 있다’고 하며 향후 전쟁이 끝난 뒤 파병 여부를 관세 등 다른 정책이나 결정과 연계할 여지도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일본과 한국, 독일에 4만5000명의 미군 병력이 주둔해 있다고 주장했다. 정확히는 사실과 다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때부터 항상 주한미군 규모를 4만5000명이라고 언급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트럼프-케네디센터 이사회와의 오찬을 앞두고 “어떤 나라에는 4만5000명의 훌륭한 (미군) 병사들이 주둔하며 그들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두 발언과 합치면 한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40년 동안 우리가 여러분을 보호했다”며 “(그런데) 이제 와서 사소하고, 그들(이란)이 남은 탄약이 많지 않아 실제 교전도 거의 없을 일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는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 등 동맹국들이 미국의 안보 지원은 받으면서, 미국이 이란군의 전력을 상당 부분 무력화한 상황에서도 군사적 협력에 주저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과 파병 비협조를 이유로 주한미군 규모 축소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미국이 발표한 국방수권법(NDAA)에 따르면 주한미군 규모를 일정 수준 이하로 줄이기 위해서는 의회 인증이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을 향해 호르무즈 파병 압박 강도를 높이는 것은 전쟁이 애초 예상보다 길어지고 복잡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만큼 한국 등을 향한 압박 수위도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방문을 한 달가량 미룬 배경에도 이 같은 전황에 대한 판단이 깔려있다.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중국을 향한 파병 압박성 메시지라는 해석도 있다.

한편 과거 미 행정부에 몸담았던 고위 당국자는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아시아 국가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한국에 배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일부와 주일 해병대원 수천 명 등의 재배치와 관련해 “가장 심각했던 시기에도 지금처럼 (대중) 억지력 공백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민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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