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원, 크래프톤 ‘자회사 경영진 해고’는 부당

국내 게임사 크래프톤이 자회사 경영진을 해고한 것은 부당 해고에 해당한다는 미국 법원의 결정이 나왔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자회사 경영진 해고 과정에서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 챗지피티(Chat GPT)를 활용해 대응 방안을 마련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델라웨어 형평법원은 16일(현지시각) 크래프톤 자회사 언노운월즈의 전 경영진이 지난해 크래프톤을 상대로 제기한 고용계약 위반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언노운월즈 전 경영진의 손을 들어줬다. 언노운월즈는 2018년 수중생존게임 ‘서브노티카’를 개발한 미국 게임 개발사로 2021년 크래프톤에 인수됐다. 올해 크래프톤의 주요 신작으로 예정된 ‘서브노티카2’를 개발 중이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7월 찰리 클리블랜드 등 창립 멤버이자 경영진을 ‘태만’ 이유로 해고한 바 있다.
문제는 김 대표가 언노운월즈 경영진에게 거액의 추가보상금(언아웃)을 지급하는 계약을 수정하려 하면서 불거졌다. 당초 크래프톤은 언노운월즈를 5억달러에 인수하면서 향후 성과에 따라 2억5천만달러(약 3448억원)의 추가보상금을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서브노티카2의 성공이 예상되자 김 대표는 해당 계약을 수정하려 한 정황이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것이다.
김 대표는 언노운월즈 경영진 해고 과정에서 직원들의 조언보다 챗지피티의 조언을 따랐던 것으로 보인다. 판결문에 따르면 마리아 박 크래프톤 글로벌 기업개발 임원은 김 대표에게 업무용 메신저 슬랙으로 “정당한 사유로 해임하더라도 추가보상금 지급 의무는 사라지지 않으며 오히려 크래프톤을 소송 및 평판 리스크에 노출시킬 수 있다”고 말했으나, 김 대표는 이런 조언을 듣지 않았다. 재판부는 김 대표가 이 과정에서 챗지피티에 언노운월즈의 경영권 탈취 및 추가 지급을 막기 위한 전략을 물어봤으며, 해당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 ‘프로젝트 엑스’라는 내부 태스크포스를 꾸렸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크래프톤이 추가보상을 주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경영진을 해고했다고 판단하고 테드 길 언노운월즈 전 최고경영자(CEO)의 복귀를 명령했다. 또한 서브노티카2의 출시 권한을 포함한 운영권도 언노운월즈 전 경영진에게 복원시켰다. 언노운월즈 전 경영진이 청구한 추가보상금에 대해서는 추후 판단이 이뤄질 예정이다. 크래프톤은 이번 판결에 대해 “정중히 동의하지 않으며, 향후 대응 방향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채반석 기자 chaib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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