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 널려 있는데… 연 68조 '월급쟁이 세금' 토론 안 하나요? [근로소득세 논쟁➄]
월급쟁이 근로소득세 논쟁거리➄
쉽지 않은 근로소득세 물가연동제
낮은 실효세율, 높은 면세자 비율
국회서 관련 법안 발의했지만…
도입 전 살펴봐야 할 점 적지 않아
# 근로소득세 물가연동제 도입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야당인 국민의힘까지 나서 관련법안을 발의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도입하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낮은 근로소득세 실효세율, 재정 수입 감소, 부자 감세 등 물가연동제 도입 전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숱하기 때문입니다.
# 문제는 이를 논의할 공론의 장도 제대로 열리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더스쿠프 視리즈 '월급쟁이 근로소득세 논쟁거리' 5편입니다.
![근로소득세 물가연동제 관련법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사진|뉴시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7/thescoop1/20260317114409778soxx.jpg)
근로소득세 물가연동제를 둘러싼 논의가 활발해진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닙니다. 직장인이 내는 근로소득세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지난해 직장인이 낸 근로소득세는 68조4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문제는 지난해 명목임금이 전년 동기 대비 3.1%(407만9000원→420만5000원) 증가할 때 실질임금은 0.9%(357만3000원→360만6000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는 점입니다. 명목임금 상승으로 근로소득세 부담은 증가했지만 근로자의 주머니 사정은 나아진 게 없다는 의미입니다.
■ 물가연동제 도입 필요성 = 그러자 시장 안팎에선 유리지갑만 터는 근로소득세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조용한 증세'를 막아 직장인의 근로소득세 부담이 늘어나는 걸 막아야 한다는 겁니다.
그 대안으로 꼽히는 것이 앞서 언급했던 근로소득세 물가연동제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22개국이 사용하고 있습니다.[※참고: 근로소득세 물가연동제를 도입하지 않은 곳은 한국을 비롯해 호주·이탈리아·일본·독일 등 16개 국가입니다.]
일례로 미국은 1981년 근로소득세 물가연동제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은 과세표준 세율 구간, 표준공제, 근로장려세제 등에 물가연동제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물가지수를 기초로 계산한 생계비조정지수를 매년 조정하는 방식입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근로소득세 물가연동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관련 법안도 발의됐습니다. 2024년 8월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대 국회에서 처음 관련법을 발의했습니다.
이후 같은 당 윤준병 의원(2025년 2월), 최은석 의원(2025년 10월), 이용우 의원(2025년 11월) 등도 근로소득세 물가연동제 관련법을 발의했죠. 가장 최근인 지난 2월엔 이은선 국민의힘 의원도 관련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여야를 불문하고 근로소득세 개편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는 겁니다.
![[사진|뉴시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7/thescoop1/20260317114411162mmzo.jpg)
[※참고: 우리나라 근로소득세 실효세율이 낮은 이유는 근로소득공제, 인적공제, 특별세액공제 등 각종 공제제도의 영향으로 근로소득자가 실제로 부담하는 세액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근로소득세 물가연동제 도입으로 세부담이 줄면 실효세율은 더 낮아질 수 있습니다. 이는 정부의 재정 여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앞서 언급한 박범계 의원안이 도입되면 향후 5년간 82조4000억원(연평균 16조5000억원)의 근로소득세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윤준병 의원안은 28조2000억원, 최은석 의원안은 28조원, 이용우 의원안도 14조5200억원의 재정수입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근로소득세를 한푼도 내지 않는 면세자 비율이 2024년 기준 32.5%(684만명)에 달한다는 것도 부담입니다(국세청). 연동제 도입으로 과세표준이 상향되면 면세자 비중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소득자에게 감세 혜택이 집중될 수 있다는 점도 근로소득세 물가연동제 도입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입니다. 이 역시 재정수입 감소로 이어질 게 분명하기 때문입니다.[※참고: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총급여액 8000만원을 초과하는 253만명(전체의 12.1%)의 직장인이 근로소득세의 76.4%를 부담했습니다.]
근로소득세 물가연동제 도입 필요성이 언급될 때마다 정부가 나서 난색을 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감세정책을 펼쳤던 윤석열 정부에서도 근로소득세 물가연동제 도입 시 면제자 비율이 높아지고 고소득자에게 감세 혜택이 집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런 기조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의원 시절 근로소득세 물가연동제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던 임광현 국세청장은 "물가연동제는 공제 등 개편 작업을 같이 해야 하는 굉장히 큰 중장기 과제"라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습니다(2025년 10월 국정감사).
근로소득세 물가연동제를 도입하기 위해 따져봐야 할 요인이 한두가지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전문가들이 근로소득세 물가연동제 도입에 앞서 근로소득세 제도를 합리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처럼 근로소득세의 조정 작업은 복잡하고 까다롭습니다. 문제는 이를 논의하고 토론할 '공론의 장'이 없다는 점입니다. 만약 월급쟁이 문제가 아니고 고소득층의 이슈였더라도 이렇게 질질 끌었을까요? '월급쟁이 근로소득세 논쟁거리' 마지막편에선 전문가와 함께 대안을 모색해 보겠습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Copyright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