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돈에서 앙숙으로…불붙은 롯데·태광 '우리홈쇼핑 20년 전쟁'

안옥희 2026. 3. 1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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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홈쇼핑을 둘러싼 롯데그룹과 태광그룹의 갈등이 다시 격화하고 있다.

롯데쇼핑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구성을 바꾸며 경영권 장악력을 강화하자 2대 주주인 태광산업이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롯데홈쇼핑 지분 약 53%, 태광산업은 약 45%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1월 롯데홈쇼핑 이사회에서 롯데 계열사와의 거래 관련 '내부거래 승인' 안건이 태광 측 반대로 부결됐고, 이후에도 거래가 이어지면서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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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태광그룹 본사. 사진=태광그룹

롯데홈쇼핑을 둘러싼 롯데그룹과 태광그룹의 갈등이 다시 격화하고 있다.

롯데쇼핑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구성을 바꾸며 경영권 장악력을 강화하자 2대 주주인 태광산업이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5:4→6:3…롯데 이사회 장악에 태광 반발

재계·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은 3월 13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기존 이사회는 롯데 측 5명, 태광 측 4명 구조였지만 주총 이후 롯데 6명, 태광 3명 체제로 재편됐다.

세부적으로는 롯데 측이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3명으로 총 6명을 구성했고, 태광 측은 임원과 사외이사를 포함한 3명 체제로 축소됐다. 이사회 구성이 6대3으로 바뀌면서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한 특별결의도 롯데 측 단독 의결이 가능한 구조가 됐다.

롯데쇼핑은 롯데홈쇼핑 지분 약 53%, 태광산업은 약 45%를 보유하고 있다. 보통결의 구조상 롯데 측이 이사 선임을 주도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태광산업은 이번 조치를 사실상 공동 경영 체제 파기로 보고 있다. 태광 측은 "45% 지분을 가진 2대 주주의 견제를 배제하고 일방적 의사결정을 하겠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반면 롯데홈쇼핑은 "이사회 독립성과 의사결정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양측 갈등은 내부거래 문제에서 정면충돌했다. 올해 1월 롯데홈쇼핑 이사회에서 롯데 계열사와의 거래 관련 '내부거래 승인' 안건이 태광 측 반대로 부결됐고, 이후에도 거래가 이어지면서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태광 측은 "이사회 승인 없이 계열사 상품 위탁 판매를 지속한 것은 위법 소지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내부거래를 주도하거나 방치했다는 이유로 김재겸 롯데홈쇼핑 대표의 이사 재선임에 반대하고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홈쇼핑은 해당 사업 구조는 오랜 기간 이사회 동의를 거쳐 운영된 통상적인 유통 방식이며 법적 문제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롯데홈쇼핑 사옥. 사진=김병언 한국경제신문 기자

인수부터 사옥 매입까지 사사건건 갈등…남보다 못한 '사돈지간'

두 그룹의 갈등은 2006년 우리홈쇼핑 인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태광산업은 최대주주 확보를 추진했지만 롯데쇼핑이 경방 지분을 인수하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후 태광 측이 인수 무효 소송을 제기했으나 2011년 패소하면서 분쟁은 이어졌다.

양측 관계는 혼맥으로도 얽혀 있다. 태광그룹의 이호진 전 회장은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의 동생인 신선호 일본산사스식품 회장의 딸(신유나 씨)과 결혼해 '조카사위' 관계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인연에도 불구하고 양측은 주요 경영 사안마다 충돌을 반복해 왔다. 2022년 롯데건설 자금 지원, 2023년 양평동 사옥 매입,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등 주요 사안마다 이견이 이어졌다.

롯데홈쇼핑 법인명이 여전히 '우리홈쇼핑'으로 남아 있는 점도 갈등의 상징적인 사례로 꼽힌다. 롯데 측이 사명 변경을 추진했지만, 태광 측 반대로 정관 변경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이번 이사회 재편으로 롯데 측의 경영권 장악력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태광산업이 45% 지분을 보유한 주요 주주인 만큼 법정 공방으로 확전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분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배구조와 내부거래 문제가 동시에 얽힌 사안인 만큼 향후 소송전으로 이어질 경우 갈등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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