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브이플래닛, 미디어 유통의 ‘자율주행’ 시대를 열다

양재필 매경비즈 온라인기자(sohnsb@naver.com) 2026. 3. 17.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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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폼 대항해시대…AI 가속기로 제작 병목 해결
티빙과 대규모 유료 계약 결실…상용화 매출 실현
[2025 딥테크 밸류업 프로그램 인터뷰 ⑦ ] 이준호 더브이플래닛(The Vplanet) 대표
본 프로그램은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서울창경)가 전국 16개 지역 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구축한 전국 단위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 플랫폼이다. 해당 기사는 2025 딥테크 밸류업 프로그램에 선정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본 사업은 ‘초격차 1000+’, 아기·예비유니콘, TIPS 등 중소벤처기업부의 주요 프로그램 선정팀 DB pool 내에서 대기업과 민간 중심의 오픈 이노베이션 생태계 내에서 스타트업을 추천 기반으로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유망 스타트업과 대기업 간 수요에 기반한 협력 기회를 신속하게 매칭하고 지원한다. 더브이플래닛은는 2025 딥테크 밸류업을 통해 CJ와 협업한 기업이다.

미디어 산업의 중심 추가 롱폼에서 숏폼으로 급격히 이동하며, 콘텐츠 유통 생태계는 기획보다 재가공의 효율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쏟아지는 방대한 영상 아카이브를 단순히 자르는 수준을 넘어, 시청자의 시선을 붙드는 킬러 콘텐츠로 빠르게 변환하는 기술은 이제 플랫폼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핵심 자산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더브이플래닛은 영상, 음성, 텍스트를 통합 분석하는 멀티모달 AI 기술을 통해 비디오 제작의 공정 자체를 재설계하고 있다. 단순한 기술 과시를 넘어 실제 콘텐츠 제작자들의 워크플로우를 완벽히 이해하고 설계된 이 기업의 ‘AI 미디어 엔진’은 딥테크가 어떻게 산업의 본질적 고통을 해결하고 시장에 안착하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선명한 사례다.

이준호 더브이플래닛(The Vplanet) 대표 <제공: 더브이플래닛>
Q. 창업 시도가 여러 번인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기업인지 소개해달라

전세버스 대절 플랫폼부터 주거지 정보 커뮤니티까지 여러 차례 창업을 거치며 가장 뼈저리게 느낀 것은 비디오 마케팅의 진입장벽이었다. 광고 영상을 하나 만들려 해도 수백만 원의 외주비가 들거나, 직접 배우려면 수개월의 학습 시간이 소요됐다. 이 비용과 시간의 괴리를 해결해보겠다는 취지로 지난 2018년 창업에 도전했다.

설립 초기부터 우리 기업은 미디어 산업의 디지털 전환(DX)에 주목했고, 특히 소규모 셀러부터 대형 미디어 기업까지 공통적으로 겪는 영상 제작의 비효율을 AI로 자동화하는 데 매진했다. 기업명에 담긴 ‘V(Video)’와 ‘Planet(생태계)’이라는 의미처럼, 비디오의 모든 기술과 데이터가 하나의 유기체처럼 연결되는 세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Q. 주력 서비스는 기존의 영상 편집 툴과 무엇이 다른가

과거 초창기 우리 기업이 선보였던 브이플레이트(VPLATE)가 템플릿 기반의 간편 제작에 집중했다면, ‘쇼츠팩토리’는 롱폼 영상을 입력하는 순간부터 AI가 스스로 기획하고 재가공하는 자율 주행형 엔진에 가깝다. 핵심은 멀티모달 AI다. 영상 내 시각 정보는 물론 음성의 감정 선과 텍스트의 맥락을 동시에 분석해 가장 임팩트 있는 구간을 스스로 판별해 처리한다. 기술적 난제였던 ‘AI 트래킹’ 역시 우리 기업만의 강점이다. 일반적인 인물뿐 아니라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나 동물 등 비정형 객체까지 정확히 인식해 숏폼 특유의 세로형 구도에 맞춰 실시간으로 추적한다.

멀티모달 AI를 활용해 숏폼을 자동 추출할 수 있는 더브이플래닛 서비스 화면 <제공: 더브이플래닛>
Q. 생성형 AI를 필두로 한 기술 혁명이 거세다. 미디어 생태계 전반에 어떤 변화를 전망하는가

현재의 AI 혁명은 단순히 만드는 기술의 진보를 넘어 가치를 재정의하는 과정이라고 본다. 과거에는 영상 하나를 제작하기 위해 수많은 인력이 투입되는 노동집약적 구조였다면, 이제는 AI가 초벌 기획과 편집을 담당하고 인간은 최종적인 감성과 의도를 불어넣는 창의적 의사결정자로 전격 전환되고 있다. 특히 우리가 주목하는 지점은 IP(저작권)의 생애주기 확장이다. 막대한 자본을 들여 만든 롱폼 콘텐츠가 한 번의 방영으로 소모되는 것이 아니라, AI라는 가속기를 통해 수만 개의 숏폼으로 변주되며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는 미디어 기업들에게는 단순한 효율화를 넘어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경제 모델이 될 것이다. 결국 데이터가 제작의 근거가 되고, AI가 제작의 속도를 책임지는 데이터 드리븐 프로덕션(Data-driven Production) 시대가 열리고 있다.

Q. 개발 인력 구성은 어떤가

핵심멤버들은 실제 창업 경험이 있는 파운더(Founder) 출신들이다. 콘텐츠 비즈니스나 O2O 서비스를 직접 운영해 본 이들이기에, 기술이 현장에서 왜 외면받는지 혹은 어떤 기능이 실무자의 퇴근 시간을 앞당겨주는지를 본능적으로 안다. 단순히 AI 기술을 가져다 붙이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가 AI의 결과물을 즉각적으로 수정하고 보완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구축한 것도 그런 이해도에서 기인했다. 대기업과의 협업에서도 이러한 현장 친화적 설계가 유료 계약의 결정적 트리거가 되었다.

Q. 딥테크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거둔 구체적인 성과는 무엇이며, 어떤 부분이 도움이 되었나

이번 프로그램은 우리 기술이 실험실을 벗어나 실제 현장에서 통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우리는 이를 통해 국내 최대 OTT 플랫폼인 티빙(TVING)과 긴밀한 기술 실증(PoC)을 진행했다. 티빙이 보유한 방대한 오리지널 콘텐츠 IP를 쇼츠팩토리에 학습시켜 실제 서비스 가능한 수준의 숏폼으로 제작하는 프로젝트였다.

단순히 기술적 수치에만 머물지 않고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로 직결된 점이 가장 고무적이다. PoC 과정에서 영상 분석의 정확도와 제작 속도 면에서 압도적인 효율성을 입증했고, 결과적으로 티빙과 연간 유료 숏폼 제작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스타트업의 딥테크 기술이 대기업 플랫폼의 실제 업무 프로세스에 녹아들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대기업과의 협업 연속성을 보장받은 이번 경험은 향후 우리가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 가장 강력한 레퍼런스가 될 것이다.

Q. 향후 글로벌 진출 전략과 더브이플래닛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이미 동남아시아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동남아는 강력한 IP와 폭발적인 시청 층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재가공할 자본과 기술 인프라는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한국에서 증명한 쇼츠팩토리 모델을 그대로 이식한다면 제작 단가 절감과 유통 가속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본다. 영상 분석 결과값을 영어 등 글로벌 공용어로 매핑하는 작업은 이미 완료 단계다.

우리는 단순히 영상을 잘 만드는 회사를 넘어, 전 세계의 비디오 데이터가 모이고 새로운 가치로 재생산되는 ‘미디어 AI의 허브’가 되고자 한다. 제작자가 창의성에만 몰입할 수 있는 미디어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 우리의 종착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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