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암표 시장, NFT 티켓으로 잡는다

경예은 2026. 3. 1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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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TF 발족…NFT티켓 도입 검토
소유권은 물론 거래이력도 추적 가능
블록체인지갑 하나로 티켓 보관·결제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 티켓 양도 게시글에서 웃돈을 요구하는 사례가 확인됐다. [X(구 트위터) 캡처]

수백만원대까지 치솟는 암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선 가운데 블록체인 기반 대체불가능토큰(NFT) 티켓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티켓을 디지털자산 형태로 발행해 온체인 지갑으로 관리하면 소유권과 거래 이력을 추적할 수 있어 암표 거래 구조를 기술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1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따르면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 티켓 양도 게시글에서 웃돈을 요구하는 사례가 확인됐다. 해당 판매자는 무료 공연 스탠딩석을 150만원에 양도하겠다며 “정말 가고 싶은 분이 사실 것이라 본다”고 적었다.

공연·스포츠 분야에서 암표 문제가 심각해지자 문체부는 최근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단속 강화에 나섰다.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한국프로스포츠협회가 운영하던 ‘암표 신고센터’를 법정 기관으로 승격해 대응 체계를 확대하기로 했다.

또 문체부는 자동·반복 입력프로그램(매크로) 사용이 의심되는 사례에 대해서는 경찰에 공유하는 등 민관 공조 구조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경찰은 지난 11일 BTS 공연 암표 거래가 의심되는 계정 4건에 대해 문체부의 수사 의뢰를 받고 내사에 착수했다.

시장에서는 암표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도 등장하고 있다. 임주영 안랩블록체인컴퍼니 총괄이사는 12일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열린 ‘2026 블록체인 밋업 컨퍼런스’에서 암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NFT 포맷의 티켓을 언급했다.

임 이사는 “최근 세븐틴과 블랙핑크 공연이 각각 400만원, 500만원에 거래됐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암표 시장의 경제적 손실 규모는 우리가 보는 수치보다 훨씬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암표 시장 규모가 연간 10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한다.

임 이사는 현재 티켓팅 시장의 구조적 문제로 ▷매크로 사재기 공격 ▷위조 티켓과 중복 판매 ▷불투명한 2차거래 시장 ▷비효율적인 양도 시스템 ▷데이터 단절 및 수익 소외 등을 꼽았다. 특히 인공지능(AI) 발전으로 매크로 공격이 빠르게 진화하면서 플랫폼이 이를 실시간으로 차단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한국의 경우 일본이나 미국과 달리 공연 티켓의 2차 거래가 제도적으로 허용되지 않아 공식적인 재판매 시장이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이 때문에 중고거래 플랫폼이나 SNS를 통한 비공식 거래가 늘고, 암표 거래에서 발생하는 추가 수익이 공연 기획사가 아닌 암표상에게 집중되는 구조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대안으로 제시된 NFT 티켓은 공연 입장권을 블록체인 상에서 디지털 자산 형태로 발행하는 방식이다. 티켓이 특정 주소의 온체인 지갑에 귀속되기 때문에 소유자가 누구인지 확인할 수 있고, 어떤 경로로 거래됐는지도 추적할 수 있다.

나아가 스마트 컨트랙트를 활용하면 티켓 거래 조건을 사전에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재판매 가격 상한을 두거나 정가 이상 거래를 제한할 수 있다. 또 2차 거래가 발생할 경우 기획사나 아티스트에게 로열티를 자동으로 배분하는 구조도 구현할 수 있다. 동적 QR을 활용한 입장 확인 기능을 적용하면 현장에서 티켓 소유자를 확인하는 과정도 간소화할 수 있다.

블록체인 지갑을 기반으로 한 티켓 구조는 향후 스테이블코인 결제 인프라와도 연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갑 하나로 티켓 보관과 결제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어 글로벌 팬들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임 이사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되면 국내외 이용자가 자신의 지갑에서 바로 티켓을 구매하는 인프라도 가능해진다”며 “웹3 지갑을 이용해 팬덤 커뮤니티와 티켓팅을 결합해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티켓 플랫폼 업계도 암표 근절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암표 문제는 플랫폼이 대응하면 또 다른 방식이 등장하는 ‘창과 방패’ 구조라 완전히 막기 쉽지 않다”며 “상시 모니터링 체계와 함께 정부 및 관련 기관과 협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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