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역대 두 번째 침체기…큰손들은 계속 산다

유동현 2026. 3. 17.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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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부터 5개월간 하락세
3월 들어 반등…7만弗 안착 시도
스트래티지·메타플래닛 등 유입
2100만개 중 2000만개 이미 채굴
발행량 제한 “대안적 가치 저장소”

비트코인 5개월 연속 하락하며 역대 두 번째로 긴 침체기를 겪었지만 기관 등 큰 손 자금은 유입되고 있다. 지정학적 갈등·경기 침체 우려·금리 향방 등 불확실성이 산재하지만 중장기적 투자 자산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미국과 이란 전쟁 국면으로 신중한 매수가 필요하다는 게 시장 중론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희소한 가치 저장 수단으로 자리 잡을 거란 관측이다.

스트래티지 1월 이어 이달도 매수…기관자금 3주 연속 순유입=17일 소소밸류에 따르면 비트코인을 전략적으로 매입하는 기업(DAT) 중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은 스트래티지(총 73만8731개)다. 1월 비트코인 2만2305개(총 21억3000만달러)를 사들인 이후 이달 초 1만7994개(총 12억8000만달러)를 추가 매입했다. 비트코인을 세 번째로 많이 보유하고 있는 메타플래닛도 1월 1억3000만달러 규모 추가 매입을 위해 보통주 및 신주인수권 발행을 의결했다. 지난해 9월 보유량은 2만136개였지만 현재 3만5102개로 늘어났다.

스트래티지와 메타플래닛이 보유한 비트코인 평균 매입단가는 각각 7만5862달러, 10만7607달러로 현재 시세(오전 11시 기준 7만750달러)보다 높다. 비트코인이 지난해 4분기부터 하락세를 겪으며 이들이 보유한 비트코인 평가손실이 확대되고 있지만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기관 자금도 유입되고 있다. 미국에 상장된 11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 최근 3주 연속 자금이 들어왔다. ▷2월 23~27일(7억8731만달러) ▷3월 2~6일(5억6845만달러) ▷3월 9~12일(5억8699만달러) 각각 순유입됐다. 직전 5주일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지만 매수 우위로 전환하면서 현물 보다는 ETF를 사들이는 기관 중심 자금이 하방선을 구축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헷지 수단…“비트코인 희소성과 중립성은 대안적 가치”=비트코인은 15일 기준 7만달러선을 형성하고 있지만 추가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예측 플랫폼 마이리아드 마켓(Myriad Markets)에서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이 5만5000달러까지 떨어질 확률을 57%로 예측하고 있다. 중동 리스크·경기 침체·금리 인하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 여파로 풀이된다. 미국과 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등 에너지가격 상승으로 경제 하방 압력이 지속되는 데다 인플레이션 우려로 금리인하 기대감마저 후퇴했다. 달러 강세까지 맞물리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지속되는 것이다.

변동성 우려에도 글로벌 투자은행(IB),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는 비트코인 가치가 상승할 걸로 보고 있다. 발행량이 늘어나는 법정통화와 달리 비트코인은 발행량이 2100만개로 한정돼 인플레이션 헷지(Hedge·위험회피) 수단이 될 거란 기대다. 2100만개 중 95%가 넘는 2000만개가 채굴돼 전체 공급량의 95%가 이미 시장에 풀려 있다. 한도 100만개가 모두 채굴되기 까지 114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지만, 비트코인은 구조적으로 희소한 가지 처장 수단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는 “지정학적 긴장과 화폐 가치 하락(Currency Debasement) 우려가 커지는 세상에서, 비트코인의 희소성과 중립성은 대안적 가치 저장소로서의 매력을 높인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기관 투자자의 76%가 디지털자산 노출을 확대하고 있고, 대다수는 비트코인을 금과 같은 독립된 자산군(Asset Class)으로 분류해 운용 중이라고도 설명했다. 토마스 퍼퓨모 크라켄 수석 경제학자는 “비트코인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희소성이 프로그램돼 있다”며 “비트코인의 구조적 특성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치 상승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했다.

릭 에델만 디지털자산협의회 회장은 CNBC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의 수익 잠재력은 매우 크다”며 “향후 10년 동안 최대 10배의 투자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전 세계 인구의 5% 미만이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고 총 공급량은 2100만개로 제한된 구조가 가격 상승의 근거라고 설명했다. 닉 퍼크린 코인뷰로 창업자 역시 “비트코인 ETF 자금 유입은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위기와 인플레이션에 대한 헷지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국내 거래대금은 33% 감소…역 김치프리미엄까지=반면 최근 국내서 거래대금은 뒷걸음질 치고 있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달들어 15일까지 국내 5대 원화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평균 거래대금은 20억4211만달러로, 지난달 평균(30억5151만달러) 대비 33.1% 감소했다. 1월 평균(24억1781만달러) 대비 지난달 26.2% 올랐지만 이내 상승분을 반납했다.

점유율 1·2위인 업비트와 빗썸은 이달 각각 12억8776만달러, 5억2581만달러를 기록하며 지난달(각 19억405만달러·8억2968만달러) 대비 32.4%, 36.6% 줄었다. 코인원과 코빗 역시 이달 각각 1억7603만달러, 5181만달러로 집계되며 지난달(각 1억8173만달러·1억3541만달러) 대비 3.1%, 61.7% 하락했다. 글로벌 1위 거래소인 바이낸스 역시 이달 들어 평균 거래대금이 지난달 대비 19.1%(119억1344만달러→96억4349만달러) 줄었다.

국내 증시가 상대적인 강세를 보이면서 거대래금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디지털자산보다 코스피·코스닥으로 투자자금이 몰리는 것이다. 실제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4일 132조682억을 기록하면서 연초(89조5210억원) 대비 42조원 넘게 늘었다. 해외 거래소 대비 국내에서 가격이 낮은 ‘역 김치프리미엄’도 발생했다.

바이낸스 리서치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현재 유가 급등세가 아직 인플레이션에 반영되지 않은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상승세가 나타날 경우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더욱 지연될 것이고 지정학적 공급 충격과 맞물려 ‘스태그플레이션’ 여파로 물가 상승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며 “투자자들은 위험 관리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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