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에 공급망 불안↑…한국 CPTPP 가입 논의 속도 붙나

김동현 기자 2026. 3. 1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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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發 에너지·원자재 공급망 불안 심화
韓, 일본과 공급망·에너지 정례 소통채널 개설
CPTPP 가입 및 FTA 개선 추진…공급망 다변화
[서울=뉴시스]이란 석유수출기지 하르그섬. 호르무즈 해협에 자리하고 있다. (출처=락샤-아니르베다닷컴)2026.3.14.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미국의 이란 침공 이후 우리나라의 에너지를 비롯해 원자재 등 공급망 불안이 심화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공급망 이슈는 중동 사태 이후에도 불거질 수 있는 만큼 다자 간 자유무역질서로의 대전환에 맞춘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정부는 우리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들을 대상으로 개선 협상을 진행하면서 공급망과 에너지 안보 협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논의도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17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한일 양국은 일본 도쿄에서 개최된 제1차 인도태평양 에너지안보 장관회의에서 산업·통상 전반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정례적 소통채널인 한일 산업통상 정책대화를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한일 산업통상 정책대화에선 통상협력, 경제안보, 공급망, 철강, 광물자원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 의제를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와 함께 양국은 액화천연가스(LNG)에 대한 협력기반도 마련했다.

한국가스공사와 일본 JERA는 'LNG 수급 협력을 위한 협약서'를 체결하고 실질적 협력 체계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양사는 구체적인 수급 관리 협력과 공동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정례 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양국의 공급망 협력이 본격화됨에 따라 관심은 수출 시장의 안정적 확보와 역내 공급망 강화를 동시에 모색할 수 있는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 논의가 본격화될 지 여부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CPTPP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 통합을 목표로 공산품, 농업 제품을 포함 모든 품목의 관세를 철폐하고 정부 조달, 지적 재산권, 노동 규제, 금융 등 모든 비관세 장벽을 허물어 자유화하는 협정이다.

호주, 브루나이, 캐나다, 칠레, 일본, 말레이시아, 멕시코, 뉴질랜드, 페루, 싱가포르, 베트남 등이 회원국이다. 최근 영국이 CPTPP에 합류하면서 회원국은 12개국으로 늘고 경제권이 유럽으로 확대됐다.

양국은 지난 1월 개최된 정상회담에서 공급망 협력과 CPTPP 가입 추진을 논의한 바 있는데,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여파가 글로벌 공급망을 뒤흔들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의 CPTPP 가입 논의도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예상이 적지 않다.

CPTPP는 상품을 생산할 때 역내산 재료를 사용하면 해당 재료를 국내산으로 인정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회원국의 중간재를 사용해도 한국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자연스럽게 공급망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서울=뉴시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1차 인도·태평양 에너지 안보 장관회의’에서 아카자와 료세이(赤澤 亮正) 일본 경제산업성 대신과 회담 전 공급망 위기 대응 및 산업 협력을 위한 한-일 공급망 파트너십(SCPA)을 체결하고 있다.(사진=산업통상부 제공). 2026.03.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멕시코 정부가 올해 2026년 1월부터 FTA 미체결국 대상 자동차 부품 등 1463개 품목의 관세를 최대 50%까지 인상한 것도 우리나라가 CPTPP 가입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로 꼽힌다.

한국의 경우 자동차 부품, 철강, 가전 등의 분야에서 다수의 기업이 멕시코에 진출해 있어 고관세에 따른 부담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한·멕 FTA 체결, CPTPP 가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우리나라가 CPTPP에 가입하면 멕시코와 FTA를 체결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고 멕시코 정부의 고율 관세 부과 적용 대상에서 자동적으로 제외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존 FTA 개선에도 적극 나선다. 정부는 한·아세안(ASEAN) FTA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2007년 한·아세안 FTA 발효이후 통상 환경이 변화된 것을 감안해 공급망·디지털·녹색경제 등에 초점을 맞춰 FTA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목표다.

인도와는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 개선협상 재개 방안을 논의한다. 2010년 발효된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은 자유화율이 낮다는 평가를 받아왔는데 이를 개선해 양국 간 호혜적인 경제 협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올해 이집트와의 CEPA도 개시하는 등 신남방 및 중남미·아프리카 등 신흥 동반국을 중심으로 통상 네트워크를 강화해 공급망 불안을 해소하고 새로운 협력을 모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산업연구원은 '미국-이란 전쟁의 리스크 확산과 한국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 중동산 원유와 LNG 의존도가 높은 만큼 수입선 다변화와 비축유 활용 등 에너지 공급망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홍성욱 산업연구원 산업경제데이터분석실장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는 에너지 공급망 불안과 국제유가 상승을 통해 국내 경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에너지 공급망 안정화와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관리 등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실장은 이어 "중동산 핵심 에너지, 원자재에 대해서는 수출·수입선 다변화 등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에너지 공급망 관련 이슈는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어 중동 외 지역의 대체 원유·LNG·나프타 확보를 위한 공동 조달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국무역협회는 '공격받는 자유무역, 주요국 FTA 논의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내고 기존에 추진하고 있는 FTA 협상을 가속화하고, CPTPP 가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금윤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시장접근 개선을 통한 수출기회 확대,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 생산비용 절감 측면에서 CPTPP가 유리하다"며 "FTA 정책과 경험을 살려 국내 취약 산업 보호를 위한 보완대책을 마련하면서 CPTPP 가입 논의를 재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뉴시스]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13일(현지시간) 인도 델리에서 피유쉬 고얄(Piyush Goyal) 인도 상공부 장관을 비롯한 양국 정부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인도 통상장관 회담에서 무역·투자 협력 심화 방안을 논의했다.(사진=산업부 제공)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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