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화 그리다 물감 세례"..미켈란젤로 고민 풀었다

조형준 2026. 3. 17.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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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JB 8뉴스

【 앵커멘트 】

이탈리아의 조각가이자
화가인 미켈란젤로는
우리에게도 유명한
'천지창조'라는 천장화를 그리며
얼굴로 떨어지는 물감으로 인해
큰 고통을 겪었다고 하죠.

KAIST 연구진이
자연법칙을 이용해
필연적으로 밑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액체를
꽉 붙잡는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조형준 기자가
설명해드립니다.

【 기자 】

"쉴새 없이 움직이는 붓에서
흘러내린 물감으로
얼굴은 총천연색 양탄자가
되고 말았다."

"튕겨 나온 물감이
온 얼굴을 덮었고,
피부병까지 얻었다."

30대 중반의 미켈란젤로가
4년에 걸쳐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화
'천지창조'를 그리던 당시,
아래로 떨어지는 물감과 싸우며
친구에게 보낸 편지 내용입니다.

KAIST 연구팀이 중력 때문에
아래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액체를
붙잡아 두는 기술을 개발해
500여년 전 미켈란젤로의
고민을 해결했습니다.

연구팀과 함께 실험을 해보니,
유리 접시에 담긴 액체를
거꾸로 뒤집은 채 시간이 지나도
아래로 흐르지 않는 모습이 확인됩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걸까?

핵심은 기존 액체에
약간의 '휘발성 액체'를 섞어
표면장력의 차이를
만드는 데 있습니다.

물방울이 둥근 형태를
유지하는 원리인 표면장력은
액체 표면이 스스로 안쪽으로
잡아당기는 힘으로,

표면장력에 차이가 생기면
장력이 큰 쪽이 작은 쪽을 끌어당기는
이른바 '마랑고니 효과'가 나타납니다.

▶ 인터뷰 : 최민우 / KAIST 기계공학과 석박통합과정
- "(원래는) 중력에 의해 불안정해지고 물방울이 떨어지는 걸 관찰할 수 있는데 휘발성 액체를 섞어주게 되면 전혀 다른 진동 형태의 거동을…."

액체에 섞은
에탄올과 같은 휘발성 성분이
시간이 지나 증발하게 되면,
액체 표면의 농도 분포가 달라져
마랑고니 효과가 생기게 됩니다.

이때 만들어지는 표면의 흐름이
거꾸로 뒤집힌 액체를
강하게 위쪽으로 끌어올려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는 겁니다.

▶ 인터뷰 : 김형수 / KAIST 기계공학과 교수
- "(기존에는) 중력에 의해서만 영향을 받아서 불안정하게 되는데 그 중력에 의한 힘을 이겨내기 위해서 저희가 표면장력을 임의로 일으키게 된 겁니다."

이번 연구는
정밀 코팅과 인쇄 분야에서
더 얇고 균일한 액체막을
만드는 기술은 물론,
중력이 거의 없는
우주 환경에서의 유체 제어 기술에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TJB 조형준입니다.

(영상 취재: 최운기 기자)
(화면 출처: KAIST / 유튜브 Manuel Bravo)

조형준 취재 기자 | brotherjun@tj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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