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BTS 공연이 주말인데…캡슐호텔 ‘괜찮은가요?’[세상&]
BTS 공연 앞두고 명동·광화문 외국인 몰리는데
숙박시설 화재로 불안감, 당국 19일까지 안전점검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캐리어 하나, 가방 하나가 제 전부였는데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에요.”
16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7층짜리 건물. 지난 주말 이 빌딩의 3층에 있는 캡슐호텔에서 불이 났다. 바깥으로 난 창문은 꺼멓게 타버렸고 거리에선 여전히 탄 냄새가 풍겼다. 화재가 난 날 숙소에 짐을 맡겼던 투숙객들은 주민센터에서 명단을 확인한 뒤 경찰과 구청 관계자의 안내를 받아 목장갑과 특수 마스크를 착용한 채 숙소 안으로 들어갔다.
프랑스인 마리 씨는 맡겨뒀던 여행용 가방을 들고나오며 “아이패드, 비자, 서류, 옷이 모두 들어 있어 타버리면 큰일이라고 생각했다”며 “먼지가 조금 묻은 것 말고는 괜찮다”고 말했다.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아 지난해부터 한국에서 생활 중인 그는 명동 인근 호스텔을 옮겨 다니며 숙박을 해결하고 있다고 했다.
캡슐호텔은 사람이 몸을 뉠 정도의 공간(캡슐)을 위아래로 촘촘히 배치한 숙박시설이다. 각 캡슐 공간마다 조명과 콘센트가 설치돼 있다. 화장실과 욕실은 공동 사용한다. 프라이버시를 위해 블라인드를 내려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같은 방에 있어도 사람이 있는지를 알기 어렵다.
화재가 난 캡슐호텔에 묵었던 투숙객들은 숙소의 폐쇄적 구조를 지적했다. 호주에서 온 정모(37) 씨는 “내부는 아늑하고 폐쇄적인 대신 바깥 상황을 알기 어렵다”며 “화재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대응이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출장 일정 때문에 14일 아침 숙소에 짐을 맡겨 둔 뒤 외부로 나갔다가 화재 소식을 들었다. 노트북을 비롯해 출장에 필요한 물건이 모두 숙소에 남아 있었지만 곧바로 들어갈 수 없어 결국 마포 찜질방에서 밤을 보내야 했다.
정씨는 “(호텔로 돌아왔을 때) 바닥에는 물이 흥건했고 내부는 재와 먼지로 뒤덮여 있었다”며 “다른 투숙객들의 짐은 아예 타버리거나 물에 젖어 형태를 알아보기 어려운 것도 많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투숙객 김모(30) 씨는 “3층 복도에 두었던 짐은 재가 묻어 일부는 버려야 했다”며 “실내가 많이 타 방향감각을 잃을 정도였고 휴대전화 플래시를 켜지 않으면 앞이 아예 안 보였다”고 전했다.

이번 화재는 오는 21일 광화문에서 열리는 BTS 컴백 공연을 앞두고 발생했다. 공연을 보러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늘며 시내 숙박업소는 일찌감치 예약이 마감됐다. 명동의 한 호스텔 관계자는 “21일까지 예약의 99% 이상이 차 있다”며 “서울마라톤과 BTS 공연 일정이 겹치면서 외국인 관광객 예약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BTS 공연을 보러 캐나다에서 온 관광객 알렉스 씨는 “(내 숙소와) 가까운 곳에서 불이 났다니 걱정된다. 캡슐호텔 같은 작은 숙소는 더 위험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했다.
정부와 서울시는 초비상에 걸렸다. 16일 오후 행정안전부·서울시·중구·소방 관계자들이 명동 일대 캡슐호텔과 게스트하우스를 찾아 시설 구조와 소방 설비 등을 점검했다. 당국은 19일까지 서울에 있는 숙박시설 5481개소를 대상으로 안전 점검을 펼칠 계획이다.

명동의 한 캡슐호텔을 찾은 김길성 중구청장은 “BTS 공연을 앞두고 관광객이 많이 찾는 시기라 숙박시설 안전에 대한 우려가 있어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며 “캡슐호텔 같은 새로운 숙박 형태의 경우 스프링클러나 경보 장치 같은 기본적인 안전 설비가 내부 공간 곳곳에 제대로 설치돼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불이 났던 캡슐호텔 건물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해당 건물의 준공 시점에는 소방 설치를 의무적으로 설치할 필요가 없었다.
명동의 한 캡슐호텔 관계자는 “캡슐 형태보다 중요한 것은 대피 통로 확보와 소방시설 관리”라며 “소화기와 감지기 등 기본적인 설비를 제대로 갖추면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과 소방당국은 1차 감식에서 캡슐 객실이 밀집된 공간의 특정 지점을 발화 지점으로 추정했다. 16일부터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한 2차 합동 감식을 벌였다. 이번 화재로 중상을 입은 외국인 투숙객 3명 중 일본 국적 50대 여성은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유명 아이돌이 쏜 상품권, 이마트 직원이 빼돌렸다더니…사실이었다
- “좋았어요” 한지상, 성추행 피해호소인 대화 ‘대반전’…악플러들 난리났다
- ‘파이터’ 김동현 “학창시절 괴롭힘 당해…강해지려 격투기 배워”
- “베란다서 삼겹살 두 점”…이미주 사진 한 장에 ‘민폐’ 논란 터졌다
- 엄정화, 해외 휴가 중 낙상 사고 “너무 속상해 눈물”
- 곽튜브, 아들 초음파 사진 첫 공개…“아빠 판박이”
- “블핑 지수 ‘월간남친’ 훔쳐보자” 3천500개 리뷰 우르르…중국서 ‘도둑시청’ 논란
- ‘미성년자 성폭행’ 징역살이 50대 배우…수감 두 달만 교도소서 사망
- 소녀시대 서현 ‘굳은살 투혼’…‘특혜 논란’ 이겨냈다
- ‘아파트 3채’ 황현희 “부동산은 불패…안팔고 버틸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