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사업자 죄인 취급, 노후 무너졌다”...순식간에 깡통 건물주 된 사연은

김유신 기자(trust@mk.co.kr) 2026. 3. 1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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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개인 임대사업자들이 임대료 동결 정책과 고금리에 직면해 고사 위기에 처했다.

시 당국의 임대료 규제와 주택담보대출 고금리, 여기에 현 시장의 세금 인상 압박까지 더해지며 임대용 주택을 매각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신용 데이터업체 아트리움 분석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5년 사이 뉴욕시 임대료 안정화 대상 주택에 대한 대출 규모는 59%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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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 소형 건물주들
맘다니 부동산 정책에 “못 버텨”
월세 규제받고 주담대 고금리
세금도 9.5%로 인상 추진에
은퇴형 임대업자 매각 내몰려
거대부동산 신탁사 등이 매입
“임대업 기업화로 세입자 피해”
지난해 10월 조란 맘다니 뉴욕 시장 후보 당시 뉴욕 브롱크스를 방문해 임대료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뉴욕의 개인 임대사업자들이 임대료 동결 정책과 고금리에 직면해 고사 위기에 처했다. 시 당국의 임대료 규제와 주택담보대출 고금리, 여기에 현 시장의 세금 인상 압박까지 더해지며 임대용 주택을 매각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은퇴후 생계형 임대인들의 빈자리는 기업형 임대업체가 빠르게 대체하며 뉴욕 부동산 지형이 재편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뉴욕의 개인 임대사업들이 보유 주택 매각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표적으로 1980년대부터 임대업을 해온 보나노 가족은 최근 소유 건물을 매각하기로 결심했다. 임대료 인상 폭은 법으로 묶인 반면, 모기지 금리와 유지비는 치솟으며 수년째 적자가 누적됐기 때문이다. 결정타는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의 주택 정책이 결정타가 됐다. 맘다니 시장은 임대료 동결과 함께 시 전체 부동산 재산세를 9.5%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맘다니 시장은 지난해 임대료 동결과 무상버스 도입 등을 공약하며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어 뉴욕시장에 당선됐다.

보나노는 “작년 실적을 검토한 결과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정책적 위협만으로도 사업을 접기에 충분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한때 뉴욕 중산층의 안정적인 은퇴 자산이었던 ‘6가구 미만 소형 건물’은 이제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임대인들은 대출 상환조차 어려운 ‘깡통 건물’이 속출하고 있다고 호소한다. 은행들조차 부실 자산을 떠안기 싫어 압류를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뉴욕 소규모 임대인들의 수난은 2019년 임대차 보호법 강화부터 시작됐다. 당시 주거비 안정을 위해 제정된 법안이 임대료 인상을 엄격히 제한한 가운데, 2022년부터 시작된 가파른 금리 인상이 치명타를 날렸다.

신용 데이터업체 아트리움 분석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5년 사이 뉴욕시 임대료 안정화 대상 주택에 대한 대출 규모는 59% 급감했다. 부동산 가치가 하락하고 수익성이 악화되자 금융권이 사실상 자금줄을 죈 것이다. 3대째 임대 사업을 영위해온 하워드 포렛은 “임대 건물을 매각하고 싶어도 세금이 매각액보다 커 파산할 수밖에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개인 임대사업자들이 떠난 자리는 거대 부동산 투자신탁(REITs)과 기업형 임대사들이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주택 연구 단체 저스트픽스(JustFix)에 따르면, 현재 뉴욕시 다가구 주택의 90.2%를 기업이 소유하고 있다. 개인 소유 비중은 9.8%에 불과하다.

자본력이 풍부한 기업들은 소규모 임대인들이 내놓은 부실 매물을 ‘헐값’에 사들이고 있다. LA 기반 투자사 하캄 벤처스는 2022년 이후 400여 가구를 매집했다. 아론 하캄 사장은 “소규모 가족 경영자들은 가격 협상력이 없기 때문에 매우 저렴한 가격에 주택 매입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임대업의 기업화’가 오히려 세입자들에게 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뉴욕대 퍼먼 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기업형 소유주는 개인 임대인보다 세입자를 퇴거시키고 임대료를 올리는 데 훨씬 공격적이다.

세입자 권리 단체 관계자는 “소규모 건물주는 세입자를 인간적으로 대하며 사정을 봐주기도 하지만, 거대 기업은 세입자를 오직 ‘숫자’로만 바라본다”며 “임대료 규제가 역설적으로 가장 가혹한 임대인들을 시장으로 불러들이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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