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와 미세먼지 탓에... 혈전 생기고, 피부 가렵고, 무릎 아프다

변태섭 2026. 3. 17. 10:0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심혈관질환 최대 발생 달은 3월
꽃가루 날리면 피부도 알레르기
갑작스러운 운동은 무릎에 충격
13일 홍매화가 활짝 핀 대구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시민들이 걷고 있다. 뉴시스

미세먼지와 큰 일교차, 갑작스러운 활동량 증가는 날씨가 따뜻해지는 이 시기에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이다. 꽃가루‧미세먼지로 인한 알레르기는 피부 증상으로 먼저 나타나기도 해 간과하기 쉽고, 겨울 동안 신체 활동량을 줄인 상태에서 무리한 운동은 무릎‧관절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큰 일교차는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까지 높일 수 있다.


심근경색과 같은 심혈관질환은 기온이 뚝 떨어지는 겨울이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정작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시기는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3월이다.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심혈관질환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달은 3월(34만6,778명)이었다.

주요 원인으론 10도 안팎을 넘나드는 일교차가 꼽힌다. 낮 동안 따뜻한 기온에 이완돼 있던 혈관이 아침저녁의 찬 공기에 갑자기 노출되면 급격히 수축하면서 혈압이 치솟아 심장에 과부하가 걸리기 쉽다.

3, 4월 불청객인 중국발 황사와 미세먼지까지 더해지면 위험은 더욱 높아진다. 초미세먼지(PM 2.5)는 혈관을 타고 체내 깊숙이 침투해 혈관세포 기능을 손상시킨다. 그 때문에 혈액이 응고되면서 혈전이 만들어지고, 혈전이 관상동맥이나 뇌혈관을 막으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앓게 될 수 있다. 앞서 2020년 미국 오리건주립대 연구를 보면, 초미세먼지 농도가 1㎥당 10㎍(마이크로그램, 1㎍은 100만분의 1g) 증가하면 심혈관질환 발생이 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개 국가 성인 15만7,436명을 약 9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다.

초미세먼지는 심박동도 불규칙하게 만든다. 2019년 분당서울대병원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1㎥당 10㎍ 증가하면 사흘 후 심방세동에 따른 응급실 방문율이 4.5% 증가한다고 밝혔다. 심방세동은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 중 하나로, 심장마비까지 일으킬 수 있다. 안정민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가급적 외출을 줄이고, 일교차 큰 날씨에는 체온 유지에 신경 쓰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꽃가루와 함께 시작되는 알레르기 역시 많은 이들이 간과하기 쉽다. 흔히 꽃가루 알레르기라고 하면 콧물이나 재채기, 코막힘을 먼저 떠올리지만, 피부 증상이 먼저 나타나는 이도 상당수다. 피부 증상이 우선 발현되는 이유는 ‘피부 장벽’ 기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피부의 가장 바깥층인 각질층은 외부 자극, 세균과 알레르기 물질의 침투를 막는 방어 역할을 하지만, 춥고 건조한 날씨에 시달린 피부는 수분이 고갈돼 장벽 기능이 현저히 약해진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대기 중에 대량 방출된 꽃가루나 미세먼지가 피부의 모공을 막고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때 환자들이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는 가려움을 참지 못하고 피부를 긁는 행위다. 피부를 반복해서 긁어 자극하면 피부 속 특정 세포가 활성화해 알레르기 반응 물질인 히스타민 분비가 는다. 김상석 강동성심병원 피부과 교수는 “히스타민이 분비되면 가려움이 더욱 심해진다”며 “피부를 긁거나 자극하면 염증이 심해지고 손끝이나 손톱 밑 세균이 침투하는 2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가려움이 심할 때는 깨끗한 수건을 차가운 물에 적셔 5~10분 정도 가볍게 얹어두는 냉찜질을 하면 가려움을 진정시킬 수 있다. 피부 장벽을 보호해줄 보습제를 수시로 듬뿍 발라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김 교수는 “시중에서 파는 가려움 완화 연고를 남용하거나, 스테로이드 성분 연고를 전문의 처방 없이 장기간 사용하면 피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증상이 사흘 이상 지속되거나 광범위하게 퍼진다면 반드시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무릎 뻣뻣해지면 연골 손상 의심을

갑작스레 활동량을 늘리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겨울 동안 신체 활동량을 크게 줄인 사람은 하체 근육과 인대는 뻣뻣하게 굳어 있고 근력은 상당히 약해져 있다. 이런 상태에서 갑자기 장시간 걷거나, 경사진 곳을 오르내리면 체중을 지탱하는 무릎 관절에 평소보다 큰 하중과 충격이 가해질 수 있다. 야외 활동량이 급증하는 3~4월에 골관절염으로 병원을 찾는 이들이 눈에 띄게 느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갑작스러운 야외 활동은 뼈와 뼈 사이에서 마찰을 줄이고 충격을 완화하는 일종의 쿠션 역할을 하는 반월상연골의 파열, 연골이 점차 닳아 없어지는 퇴행성 골관절염의 진행으로 이어지기 쉽다. 만약 등산 후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찌릿한 통증이 심해지거나, 무릎이 붓고 뻣뻣해지며 관절이 뭔가에 걸린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 연골 손상을 의심해봐야 한다.

허재원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 원장은 “겨울 동안 줄어든 활동량 때문에 근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갑자기 운동을 시작하면 무릎 관절에 예상보다 큰 부담이 가해질 수 있다”며 “봄철에는 운동 강도를 서서히 높이고,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관절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한 운동 전후 충분한 시간 동안 허벅지‧종아리 같은 하체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병행하면 무릎 관절에 집중되는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