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주총 시즌 개막…자사주 소각 릴레이에 내 주식 가치 높일 기업은

맹성규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sgmaeng@mk.co.kr) 2026. 3. 17.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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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연합뉴스]
이란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내 증시가 출렁인 가운데, 국내 상장사의 주주총회 시즌이 개막했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를 강조한 상법개정안 대응 방안이 주요 기업들의 주총 안건으로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5일까지 자사주 소각 결정을 공시한 기업은 150개사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67개사)의 2배가 넘는 수치다.

지난달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3차 상법 개정안의 핵심은 자사주 의무소각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신규 취득 자사주는 원칙적으로 1년 이내 소각해야 한다. 기존 보유 자사주는 18개월 내 소각이 요구된다. 다만 임직원 보상이나 우리사주 부여 등 특별한 목적이 있는 경우에는 주주총회 승인을 통해 예외 적용이 가능하다.

실제 자사주 소각은 기업 가치 상승과 직결되는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꼽힌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발행주식 수가 줄어 주당순이익(EPS)이 상승하고,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아지는 효과가 나타나 결과적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자사주 소각 결정을 공시한 기업은 SK를 비롯해 미래에셋증권, SK증권, 포스코(POSCO)홀딩스, 키움증권 등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상반기 내 약 15조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김수현 DS투자증권 연구원은 “SK가 소각하기로 결정한 자사주는 시가총액의 약 20%에 해당한다”며 초대형 M&A(인수·합병)를 할 수 있는 규모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주총에 총력을 쏟고 있다. 한화그룹 10개 계열사는 이번 주총에서 이사 임기를 기존 ‘2년 이내’에서 ‘3년 또는 3년 이내’로 확대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삼성SDS는 기존 3년인 이사 임기를 ‘3년 이내’로 바꾸는 안건을 올렸다. 이사들의 퇴임 시점을 분산시키기 위해서다.

중소형사 중심으로 주주환원의 핵심 수단인 배당을 예년보다 확대하는 흐름도 보인다.

LS증권은 보통주 1주당 500원 현금배당에 나선다. 배당금 총액은 341억원이다. 배당성향(연결기준)은 148%, 전년 대비 배당금 증가율은 131.7%로 업계 최고 수준에 속한다. 배당성향은 기업이 벌어들인 순이익 중 주주에게 돌려주는 배당액 비율이다.

새 대주주로 KCGI를 맞은 한양증권은 1주당 1600원의 배당을 실시한다. 순이익의 37%를 배당으로 주주들에게 돌려준다. 배당금은 작년보다 67.9% 증가했다. DB증권은 1주당 550원의 역대 최대 규모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현대차증권은 1주당 370원 배당(배당성향 40%, 배당금 증가율 62.6%), 유진투자증권은 1주당 180원 배당(배당성향 26%, 배당금 증가율 80%), 부국증권은 1주당 2400원 배당(배당성향 47%, 배당금 증가율 59.2%)을 실시한다.

강현기 DB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총 시즌에 형성될 수 있는 모멘텀’ 보고서에서 “최근 이란 사태 이후 코스피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8.51배까지 떨어지며 장기 평균인 9.78배를 밑돌고 있다”며 “이벤트에 의한 충격으로 기존 상법 개정안 모멘텀이 희석됐을 여지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강 연구원은 “개별 업종 및 종목 관점에서는 자사주 보유 비중이 높아서 소각을 발표할 여지가 있는 ‘지주사’ 및 ‘금융업종’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DB증권 분석에 따르면 코스피200 중 12월 결산법인이면서 자사주 비중이 10% 이상인 주요 기업에는 롯데지주(27.5%), SK(24.8%), 두산(16.2%), LS(13.7%) 등 주요 지주사를 비롯해 미래에셋증권(23.1%), DB손해보험(14.6%), 삼성화재(13.4%), 현대해상(12.3%) 등 금융주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이 중 SK와 두산은 자사주 소각을 발표했다.

업계에 따르면, 주요 주총 일정은 △17일 현대모비스 △18일 삼성전자·삼성SDI·삼성전기·삼성SDS 등 △19일 LG디스플레이·한화오션·효성중공업 등 △20일 기아·효성·LG에너지솔루션 △23일 NAVER·LG전자·우리금융지주 △24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진·신세계·POSCO홀딩스·고려아연·셀트리온 △25일 SK하이닉스·한국전력·DL이앤씨 △26일 현대차·LG·SK·GS·KB금융·신한지주·한국항공우주·카카오·한화·HMM △27일 현대로템·한국금융지주·두산밥캣 등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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