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주 찍어 비트코인 더 산 스트래티지…그 우선주 투자기업까지 등장
일부 보통주 매각…대부분 매입 재원은 영구우선주 찍어 조달
연11.5% 수익률 약속한 영구우선주, `위험 높은 고금리상품` 부각
또다른 비트코인 투자기업 스트라이브, 이 영구우선주에 투자
"유휴현금, 저금리 MMF보단 스트래티지 우선...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이란 전쟁 발발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안정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주식과 원자재 등 전통자산보다 양호한 수익을 내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하며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미국 기업 스트래티지(Strategy Inc.)가 두 달여 만에 가장 큰 규모로 비트코인을 다시 사들였다.

마이클 세일러 이사회 의장이 이끄는 스트래티지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를 통해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약 16억달러(원화 약 2조3900억원)를 들여 비트코인 2만2337개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이는 1월 이후 최대 규모의 매입이었다.
이 가운데 약 4억달러는 보통주 매각으로 조달됐다. 나머지 12억달러는 ‘스트레치(Stretch)’라고 명명한 영구 우선주의 장내 수시매출(ATM) 방식 판매를 통해 마련됐다. 만기가 없는 채권과 유사한 이 배당형 증권은 궁극적으로 스트래티지가 보유한 비트코인에 기반해 투자자들에게 연 11.5%에 이르는 안정적인 고수익을 약속한다.
지난주는 스트래티지가 지난해 7월 해당 종목을 처음 상장한 이후 스트레치를 가장 많이 매각한 주간이었다. 또한 최근 몇 주 사이 처음으로 이 회사가 비트코인 매입 자금 조달을 위해 주로 스트레치에 의존한 시기이기도 했다. 그동안 스트래티지는 이 증권을, 비트코인의 대표적 특성인 높은 변동성을 직접 떠안지 않으면서도 비트코인에 대한 익스포저를 얻으려는 투자자들과 기업들을 위한 수단으로 홍보해 왔다.
스트래티지는 다층적 자금 조달 기계를 구축했다. 부채를 발행하고, 우선주를 발행하고, 보통주까지 발행해 그 자금으로 비트코인을 매입하는 구조다. 각 단계는 투자자들에게 서로 다른 수준의 위험과 보상을 약속하지만, 모든 단계는 결국 단 하나의 전제에 의존한다. 바로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해야 한다는 점이다.

약 1만3300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스트라이브는 이미 비트코인 가격 변동에 크게 노출돼 있다. 이 회사는 자사 우선주의 배당 지급 의무를 충당하기 위해 따로 확보해 둔 자본에서 두 자릿수 수익률을 얻기 위해 스트레치에 투자하고 있다. 맷 콜 스트라이브 최고경영자(CEO)는 “머니마켓펀드(MMF)에서 낮은 수익률을 얻는 유휴 현금을 보유하는 대신, 깊은 유동성을 유지하면서도 안정적인 가격 흐름 속에 강한 수익성을 제공하는 스트레치 같은 상품에 준비금 일부를 배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스트라이브는 자사 우선주를 연 12.75% 배당으로 발행하고, 조달 자금 대부분을 비트코인 매입에 사용한다. 동시에 우선주에 대한 고정 배당을 지급하기 위해 일정 현금을 따로 적립해 둔다. 이 준비금 중 일부를 연 3.7% 수준의 미국 국채 대신 11.5% 수익률의 스트레치에 투자함으로써, 스트라이브는 이 현금에서 더 많은 이자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트라이브는 준비금에서 벌어들이는 수익보다 자사 우선주에 1.25%포인트나 더 많은 배당을 지급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충분히 올라 이 격차를 메우면 보통주 주주들이 혜택을 볼 수 있다. 반대로 그렇지 못하면 우선주 배당은 여전히 지급해야 하므로, 보통주 주주들에게 돌아갈 수 있는 자본은 줄어든다. 콜 CEO는 “디지털 신용 발행사(digital credit issuer)가 디지털 신용을 발행하는 동시에 보유하는 것도 신중한 전략이라고 본다”며 “스트레치는 유동성과 안전성을 유지하면서 자산대조표의 효율성을 높여준다”고 말했다.
이 투자는 디지털자산 재무회사가 다른 DAT의 우선주를 보유해 자사 배당 의무를 뒷받침한 첫 사례로 알려졌다고 B. 라일리 증권의 페도르 샤발린 애널리스트는 평가했다. 그는 보고서에서 “DAT 성장 모델 전체는 순자산가치(NAV) 대비 주가 프리미엄이 유지된다는 전제에 결정적으로 의존한다”며 “이 프리미엄이 사라지거나 할인 상태로 전환되면 선순환 구조는 무너진다”고 지적했다.
특히 스트라이브의 이번 투자는 비트코인과 스트래티지라는 높은 변동성 자산에 이중으로 투자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무모한 베팅으로 비쳐지고 있다. RIA 어드바이저스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마이클 레보위츠는 “스트래티지가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스트라이브는 엄청난 위험을 떠안는 셈”이라며 “스트라이브 주주라면 분노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치의 수익률은 이 증권이 액면가 10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도록 유도하기 위해 매달 조정된다. 다만 100달러 수준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회사가 수익률을 낮추거나 수요가 약해지면 시장가격은 액면가 아래로 떨어질 수 있고, 투자자는 매도 시 손실을 볼 수 있다. 지난달 스트래치 가격은 한때 93.67달러까지 하락했는데, 이날은 14% 상승했다.
스트래티지 입장에서는 이 우선주가 세일러에게 보통주 기존 주주들을 추가로 희석시키지 않으면서 비트코인을 계속 살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 스트래티지 보통주는 지난 12개월 동안 약 50% 하락했다. 2025년 말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컸고, 급락으로 인해 가상자산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대차대조표가 큰 타격을 받은 이후 스트레치의 안정성은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비트코인은 2월까지 5개월 연속 하락했다. 스트래티지 주가는 월요일 5.6% 올랐다.
스트래티지의 자본 실험이 특별한 이유는 어떤 개별 금융수단 하나 때문이 아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너무 많이, 너무 오래 떨어지지 않는다는 전제에 의존하는 증권들을 여러 기업이 발행하고, 매입하고, 서로 교차 보유하는 하나의 생태계 전체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 이 실험을 이례적으로 만든다. 이 금융상품들은 각기 다른 위험 선호를 지닌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도록 설계됐지만, 결국 모두 같은 깔때기, 즉 비트코인 가격이라는 하나의 흐름에 의존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올해에도 높은 변동성을 유지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이달 들어서만 10% 넘게 상승했다. 이러한 가격 등락은 이란 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시장이 지속적으로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나타나고 있다. 비트코인 프록시로 널리 여겨지며 비트코인과 함께 움직이는 경우가 많은 스트래티지 보통주는 이달 약 14% 상승했다. 이 회사는 현재 76만1000개가 넘는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 가치는 약 580억달러에 달한다.
이정훈 (future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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