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K-컬처의 심장으로 뛴다

지난해 공개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헌터스' 역시 그런 흐름 속에서 등장한 콘텐츠다. 한국적 정서와 K-팝 요소를 결합한 이 작품은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세계 시청자들에게 소개되며 K-컬처의 확장성을 보여준 사례다. 음악과 영상 콘텐츠, 팬덤 문화가 서로 결합하며 K-컬처는 하나의 산업이자 문화 생태계로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도시 공간에서도 새로운 장면을 만들어내고 있다. 세계적으로 도시와 미디어가 결합한 대표적인 공간으로는 미국 뉴욕의 타임스스퀘어가 있다. 타임스스퀘어는 광고와 관광, 대중문화가 동시에 작동하는 도시의 거대한 스크린이다. 영화와 음악, 브랜드 콘텐츠가 이곳에서 끊임없이 재생되며 공간 자체가 하나의 미디어 플랫폼처럼 기능한다.
흥미로운 점은 최근 이 공간의 중심에 K-컬처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BTS 공연을 비롯해 다양한 K-팝 이벤트가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을 채우며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영향력 역시 함께 확장돼 왔다. 실제로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는 K-팝 아티스트들의 컴백 프로모션뿐 아니라 팬들이 마련한 생일 축하 광고와 기념 영상이 반복적으로 등장해 왔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서울로 향하고 있다. 3월 21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BTS 컴백 공연은 이러한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연 당일 광화문 일대에는 최대 26만 명에 이르는 인파가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경복궁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넷플릭스를 통해 190여 개국에 생중계될 예정이다.
거대한 문화 플랫폼이 된 광화문

최근 광화문 일대의 도시 풍경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건물 외벽을 채운 대형 스크린들이다. 미디어 파사드와 디지털 사이니지가 늘어나면서 광화문은 하나의 거대한 '도시 캔버스'처럼 작동하기 시작했다.
광화문 사거리를 내려다보는 동아미디어센터 외벽의 대형 사이니지 '룩스(LUX)' 역시 풍경을 구성하는 중요한 시각 축 가운데 하나다. 이 스크린은 광화문을 지나는 이들의 시선 속에 자연스럽게 들어오는 도시 미디어 풍경의 일부가 됐다.
도심의 스크린은 때로 공연장의 경계를 확장한다. 무대에서 벌어지는 장면이 미디어 파사드를 통해 도시 전체로 퍼지는 순간 광장은 하나의 거대한 공연장처럼 작동한다.
이 과정에서 팬덤 문화 역시 새로운 의미를 갖는다. K-팝 팬덤은 더 이상 콘텐츠를 소비하는 집단에 머무르지 않는다. 팬들은 메시지를 만들고 이미지를 기록하며 도시 공간을 통해 자신의 경험을 확장한다. 전광판을 배경으로 촬영된 영상과 사진이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로 퍼지는 순간 도시의 한 장면은 글로벌 문화 콘텐츠로 재탄생한다.
이번 BTS의 광화문 공연 역시 그런 가능성을 보여주는 장면이 될 것이다. 공연을 보기 위해 모인 수많은 팬들과 광장을 둘러싼 미디어 스크린, 그리고 그 장면을 기록하는 수많은 스마트폰 카메라가 결합하는 순간 광화문은 단순한 공연장이 아닌 거대한 문화 플랫폼으로 작동하게 될 것이다.
물론 광화문이 곧바로 타임스스퀘어와 같은 상징성을 갖게 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도시의 역사와 관광 산업, 미디어 환경은 서로 다른 조건 위에서 형성되기 때문이다. 다만 K-컬처의 글로벌 확산과 도시 미디어 환경의 변화가 맞물리면서 서울 역시 새로운 문화적 장면을 만들어낼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도시는 늘 새로운 이야기를 통해 자신을 다시 정의한다. 정치와 역사, 그리고 문화가 겹겹이 쌓여 만들어진 광화문 역시 이제 또 다른 서사를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그 서사의 중심에는 K-컬처가 있다.
이슬비 동아닷컴 엔터인사이드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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