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가 3억대…‘반값 아파트’ 토지임대부 여전한 인기
청년 특별공급 경쟁률 164대1 기록
토지이용료 월 60만~70만원 내야
SH, 고덕강일3단지 8월 추가 공급
GH는 올해 지분적립형 주택 첫 선
LH도 이익공유형 주택 공급 예정

내년 초 결혼을 앞둔 직장인 김모(33) 씨는 최근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토지임대부주택으로 공급한 마곡지구17단지 특별공급 청약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김씨와 예비 배우자가 각각 신청한 청년 특별공급의 경쟁률은 164대1에 달했다. 30가구 공급에 4938명이 신청했다. 당첨에는 실패했지만 김씨는 올 하반기로 예정된 고덕강일3단지 청약에도 도전해볼 생각이다. 김씨는 “요즘 서울 아파트는 웬만하면 15억 원인데 신규 주택도 분양가가 너무 높다”며 “공공주택, 그 중에서도 초기 자금이 덜 들어가는 토지임대부 주택 공급이 늘어났으면 싶다”고 말했다.
1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비싼 집값과 높은 분양가로 인해 매매나 청약이 쉽지 않은 청년층과 신혼부부들에게 토지임대부 주택과 지분적립형 주택처럼 초기 조달 자금이 낮은 공공주택 유형이 대안으로 부상했다. 전체 공공분양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만 민간 아파트에 비해 가격이 매우 저렴한데다, 대출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초기 자금 마련에서도 부담이 크지 않은 장점이 부각돼서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공급하는 토지임대부 주택은 공공이 토지를 보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으로 분양가를 크게 낮춰 이른바 ‘반값 아파트’로 불리운다. 디딤돌 대출(LTV 최대 60%) 적용이 가능해 대출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도 초기 자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다만 입주자는 매달 토지 임대료를 부담해야 하고 토지 소유권이 없어 자산 가치 상승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주 특별공급 청약을 진행한 서울 강서구 마곡17단지 토지임대부 주택에는 젊은 층 수요가 대거 몰렸다. 특별공급 162가구 모집에 청년 부문 경쟁률은 164대1, 신혼부부 경쟁률도 101대1을 기록했다. 마곡17단지의 전용면적 59㎡ 분양가는 3억 원대에 책정됐다. 비슷한 시기에 분양한 인근 민간 아파트의 비슷한 주택형에 비해 가격이 4분의 1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가격이 저렴하다. 다만 토지 이용료로 월 60~70만원을 별도로 내야 한다. SH에서는 이르면 8월 고덕강일3단지의 215가구를 본청약 물량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해당 단지는 2023년 진행된 사전 청약에서 일부 부문에서 1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기주택도시공사(GH)도 올해 수원 광교신도시에 지분적립형 주택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오는 10월 청약을 앞둔 광교 A17블록 600가구 가운데 40%에 해당하는 240가구가 대상이다. 입주 시점에 주택 지분의 20~25%만 먼저 취득하고 나머지 지분을 최대 30년에 걸쳐 매입하는 구조다. 지분을 완전히 확보하기 전까지는 공공과 공동 소유 구조가 유지된다. 의무 거주 5년, 전매 제한 10년이 적용되며 중도 매각 시 시세 차익 일부를 공공과 공유해야 한다. 매각 시 차익이 어느 정도 될지를 두고 부정적인 평가도 나오지만 청년층의 주거 안정을 위한 선택지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올해 부천대장·수원당수·고양창릉 등 3기 신도시 4개 블록에서 총 3563가구의 이익공유형 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다. 일정 기간 거주한 뒤 주택을 공공에 환매할 경우 처분 손익을 공공과 나누는 구조로, 5년의 거주의무기간 이후 환매 시 매각 차익의 70%는 분양을 받은 입주자에게, 나머지는 LH에 귀속된다.
전문가들은 주택 가격·분양가 상승으로 청년층과 신혼부부의 주택 마련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장기전세·임대주택뿐 아니라 토지임대부·지분적립 주택과 같은 주거 모델을 다양화하고 물량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민간 분양가가 크게 오르면서 접근성이 떨어지자 청년과 신혼부부가 공공분양을 차선책이자 현실적인 대안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젊은 세대가 주택을 마련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 규모가 커진 만큼 토지임대부나 지분적립형 같은 다양한 방식이 주거 공급을 확대하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전문가는 “분양가가 낮다는 장점이 있지만 토지 임대료나 지분 추가 매입 비용, 장기 전매 제한 등 조건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면서도 “주거 모델로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공급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정혜진 기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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