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부동산 새 투자공식…신축 대신 구축 아파트 산다 [더 머니이스트-김용남의 부동산 자산관리]

최근 일본 도쿄 주거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신축 아파트가 아니라 기존 아파트가 시장의 중심이 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분양가가 빠르게 상승하고 공급은 급격히 줄어들면서 과거에는 신축의 대체재로 여겨지던 기존 아파트가 이제 시장 가격을 형성하는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는 단순한 수요 이동이 아니라 도쿄 주거 시장의 가격 형성 구조 자체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특히 1억엔 이상 고가 기존 아파트 거래가 빠르게 늘고 있는 점은 이런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전후만 해도 1억엔(약 9억3600만원) 이상 기존 아파트 거래 비중은 약 2%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2025년에는 이 비중이 약 10%까지 상승하며 시장 구조가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신축 가격 상승으로 인해 고소득 수요가 기존 주택 시장으로 이동하면서 기존 아파트는 더 이상 감가상각되는 자산이 아니라 독자적인 가격 체계를 형성하는 자산으로 재평가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수도권 기존 아파트 평균 가격은 13년 연속 상승하며 약 5200만엔(약 4억8600만원) 수준에 도달했고, 2025년 거래 건수도 약 4만9000건을 기록했습니다. 이 수치는 약 10년 전 신축 아파트 공급 규모와 비슷한 수준으로, 과거 신축이 담당하던 시장 물량을 기존 아파트 시장이 상당 부분 흡수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변화의 가장 큰 배경은 신축 아파트 공급이 구조적으로 줄어든 데 있습니다. 도쿄 수도권의 신축 아파트 공급량은 2025년 기준 약 3만4000호 수준으로 약 10년 전 약 4만9000호 대비 크게 감소했습니다. 건설 인력 부족과 건축비 상승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개발사들은 교외 프로젝트를 축소하고 분양가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도심 핵심 입지 중심으로 공급 전략을 재편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경기 변동이 아니라 건설 산업 구조 변화에서 비롯된 현상으로 평가됩니다.
도쿄 주거 시장의 또 다른 특징은 가격 양극화입니다. 도쿄 도심 아파트 가격은 전년 대비 약 10% 상승하며 평균 약 6700만엔(약 6억2700만원) 수준까지 올라선 반면, 가나가와·사이타마·치바 등 주변 지역은 약 -1%~-2% 수준의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개발사의 공급 집중과 자산 수요의 쏠림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도심과 외곽의 자산 가치 격차는 점점 확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도쿄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RR)은 약 17배 수준으로, 기존 아파트 기준으로도 연봉을 약 17년 모아야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이는 글로벌 주요 도시의 고가 주거 시장에서나 나타나는 수준으로 평가됩니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변화는 기존 아파트 매입 후 리노베이션 시장의 성장입니다. 일본에서는 ‘리노베루(Renoveru)’와 같은 전문 기업들이 기존 주택을 구매한 뒤 개인 취향에 맞게 재설계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리노베루 이용자의 약 60%가 30대이며 평균 리모델링 지출액도 약 1570만엔(약 1억4600만원)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젊은 세대가 더 이상 ‘새집’이라는 외형보다 입지와 공간 활용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같은 변화는 도쿄 주거 시장의 가격 형성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과거에는 신축 아파트가 시장 가격을 주도하고 기존 주택이 이를 따라가는 구조였다면, 이제는 공급이 제한된 신축 대신 입지가 검증된 기존 아파트가 집값의 기준을 형성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습니다.
향후 수년간 건설 인력 부족과 건축비 상승이 지속될 가능성을 고려하면 이 같은 흐름은 쉽게 바뀌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투자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신축 여부가 아니라 도심 입지의 희소성과 리노베이션을 통한 가치 재창출 능력입니다. 앞으로 도쿄 주거 시장에서 자산 가치를 결정하는 기준은 건물의 나이가 아니라 입지와 희소성이라는 구조적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김용남 글로벌PMC(주)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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