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이어갈 ‘텐배거’ 더 있다”…에이피알 찍었던 남자의 원픽은
삼전닉스는 추가상승세 둔화전망
5000~7000 박스권, 종목발굴을
전력인프라·SMR·바이오에 주목

박건영 브레인자산운용 사장이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만나 향후 국내 주식시장 접근 전략을 ‘대형주와 지수 추종’에서 ‘종목 발굴’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매수가 대비 주가가 10배 상승하는 이른바 ‘텐버거(Tenbagger)’가 될 기업들이 아직 시장에 남아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박 사장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력이 압도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쉽게 끝나지 않는 전쟁이 될 것 같다”면서 “앞으로 전고점인 6300을 돌파하더라도 지수로 많이 먹는 게임은 이제 힘들다”고 전망했다.
최근 중동 전쟁 여파로 기록적인 주가 상승세가 꺾였지만 상법 개정, 코스닥 시장 체질 개선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나서고 있는 정부 정책에 따라 하락을 예상하기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향후 장세가 박스권에 갇힌다면 투자자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이에 대해 박 사장은 “환율과 유가에 민감한 우리나라의 경우 쉬지 않고 달려왔기 때문에 조정이 있는 것이고, 주식시장이 바닥을 쳤다고 하기에는 아직 좀 이른 것 같다”면서도 “프로나 아마추어나 힘든 국면이기 때문에 진짜 좋은 종목, 텐버거를 이룰 기업에 투자해서 보유하고 있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최근 개미 투자자들이 강한 매수세를 보이는 ‘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올 하반기에 대해서는 다소 유보적인 평가를 내렸다. 삼성전자는 지난 3일부터 13일까지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으로 무려 7조9466억원어치를 쓸어 담았다. SK하이닉스는 3조3501억원어치를 매수해 두 번째로 많았다.
박 사장은 “삼전닉스는 이미 4~5배 올랐고, 상반기에 어닝 서프라이즈로 인한 랠리 이후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앞으로도 ‘굿 컴퍼니’는 맞다. 하지만 수익률 측면에서 삼전닉스보다 좋은 종목이 훨씬 많아질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제일 부족한 게 무엇인가?’란 질문이 답이 될 것”이라면서 “AI를 위한 데이터센터와 반도체가 부족하고, 이들을 가동하기 위한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선·변압기 등 전력 인프라스트럭처와 소형모듈원자로(SMR)도 주목할 만하고, 반도체 업체의 증설로 인해 장비 업체들도 몸값이 뜰 것”이라고 덧붙였다.
급등장에서도 상대적으로 외면받은 바이오산업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10년 전부터 좋은 인력들이 바이오에 몰리고 투자를 많이 해 글로벌 수준에 걸맞은 블록버스터가 나오기 일보 직전이라는 느낌을 받는다”면서 “알테오젠 외에도 수십조 원의 시가총액을 만들 수 있는 바이오기업이 꽤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진정한 텐버거를 발굴하기 위해 시대에 적합한 과제를 고른 역량 있는 최고경영자(CEO)를 눈여겨볼 것을 조언했다. 브레인자산운용이 운영하는 ‘코스닥벤처 증권 투자신탁(주식혼합)’이 2018년 설정된 이후 수익률 515%를 기록한 것도 역량을 갖추고 일에 ‘미친’ CEO 덕분이라는 것이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약 30% 상승하는 데 그쳤다.
박 사장은 “해당 펀드의 주요 포트폴리오 10개 중 5개는 시장에서 산 주식이 아니라 비상장 종목에 투자한 것이 상장되거나 기업의 자금 조달에 참여해 보유하게 된 것”이라며 “비상장 상태에서 투자해 60배 수익을 안겨준 글로벌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을 비롯해 수술용 로봇 제조 업체 리브스메드, 비만 치료제를 개발 중인 올릭스, 레인보우로보틱스가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그 또한 해당 펀드에 설정일 첫날 3000만원을 투자해 지금은 계좌 잔액이 1억8000만원 정도로 불어났다며 자랑스러워했다.
그는 “입소문을 타고 최근 한 달 사이에 약 600억원이 들어왔다”면서 “개인투자자들도 우리 상품을 통해 비상장주식과 기업이 발행하는 신주에 쉽게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돈을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한편 정부가 혁신기업 상장을 촉진하고 부실기업 퇴출을 신속화하는 등 코스닥 시장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는 것에 대해 그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박 사장은 “미국은 5000개 정도 상장돼 있고 한국은 3000개가 조금 안된다”면서 “미국에는 전 세계 기업들이 상장하고 있고, 두 나라의 국내총생산(GDP)만 비교해봐도 한국 상장기업 수는 너무 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항은 작은데 물고기가 너무 많으면 밀도가 높아 죽지 않나”며 “지금까지 온정적 퇴출 제도를 운영하다 보니 들어오는 거에 비해 나가는 게 너무 없었다”고 덧붙였다.

박 사장은 “개인투자자가 상장시장을 통해 벤처·혁신기업에 간접투자할 수 있도록 해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고 기업 성장 단계별 자금 지원을 가능하게 한다는 정책 취지는 매우 긍정적”이라면서도 “현재 국내 자산운용시장은 비상장·소형주를 발굴하고 육성할 전문 인력 풀이 얇아 실제 제도를 시행하는 과정에서는 보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이 몸담고 있는 브레인자산운용은 2010년대 초반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랠리로 대변되는 투자 열풍의 한복판에서 활약한 대표 헤지펀드 운용사 중 하나로 꼽힌다. 박 사장은 강력한 모멘텀 투자 전략을 앞세워 2000년대 초반부터 스타 펀드매니저로 군림해왔다. 박 사장은 2022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그가 2018년 승부수를 던졌던 브레인 코스닥벤처펀드는 설정 이후 수익률 500%를 웃돌고 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닥 수익률 30% 대비 17배가량 되는 숫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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