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억 분담금 폭탄에 15년 표류까지…조합 리스크에 정비사업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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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요 정비 현장에서 조합의 전문성 부재로 사업 전체가 흔들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가 주택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선 정비 조합 운영 과정에 개입해 사업 관리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강남권 한 재건축 추진 단지 조합장은 "비전문가인 조합은 정비 사업 과정에서 비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시공사가 일정 부분 사업 관리에 참여할 필요가 있지만, 조합이 거부하면 이를 강제할 방법이 없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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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요 정비 현장에서 조합의 전문성 부재로 사업 전체가 흔들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현행 정비사업은 개별 조합의 자율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인데, 조합이 자칫 오판하면 사업은 장기 표류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정부와 서울시가 주택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선 정비 조합 운영 과정에 개입해 사업 관리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구마을3지구 재건축)’ 조합은 준공 이후 반년 이상 사업비 정산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조합은 사업계획을 변경해 운동시설 건립을 추가했는데, 이에 따른 공사비를 시공사에 지불하지 않았다. 당초 운동시설 회원권 판매 등으로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었으나, 실제 판매가 계획에 크게 못 미쳐 자금 조달에 실패했다. 현재 조합원의 추가분담금은 1가구당 1억7000여만원에서 11억원 이상으로 크게 증가한 상태다.
조합이 사업비 정산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추가 분담금을 반영한 관리처분계획 변경이 필요하지만, 조합은 수개월째 이를 통과시키지 않고 있다. 조합이 사업비 정산을 완료하지 못하면 조합원들은 연간 1억원 이상의 금융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서울 강남권 한 재건축 추진 단지 조합장은 “비전문가인 조합은 정비 사업 과정에서 비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시공사가 일정 부분 사업 관리에 참여할 필요가 있지만, 조합이 거부하면 이를 강제할 방법이 없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강북권에서는 서대문구 북아현2구역과 3구역이 재개발 사업 진행을 멈춘 상태다. 두 곳은 사업 완료 시 7600여가구짜리 주거단지가 되는 현장이다. 이미 15년전 사업시행인가를 받았지만, 별다른 진척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두 조합은 서대문구청과 인허가 문제를 두고 몇년째 소송전도 벌이고 있다. 일부 사안에서 승소 판결을 받기도 했지만, 사업은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재개발 사업은 관할 구청이 승인하지 않으면 다음 절차를 진행할 수 없다.
하지만 두 조합은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현 구청장 낙선 시 인허가가 해결될 것이란 막연한 기대만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현실성이 떨어지는 판단인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런 사례가 반복되면서 기존 조합 방식의 정비사업이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합장 개인 역량과 의사결정에 따라 재개발 사업 성패가 크게 좌우되는 구조여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서울시가 주택 공급을 안정적으로 늘리기 위해선 이런 사업 관리 과정에도 적극 개입해 사업 지연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순원 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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