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 1인 복수약국 지분투자 '원천 차단'…'네트워크 금지법' 기대

최재경 기자 2026. 3. 17.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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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제공자의 약국 개입 여부가 핵심…실효성 보완 장치 논의 중
약사회 "약국의 실질적인 운영 구조, 지배 관계 기준으로 위법 여부 판단"
대한약사회 정석문 약국이사. 대한약사회 제공.

약사 1인이 여러 약국에 지분을 투자하거나 사실상 운영에 관여하는 이른바 '네트워크 약국' 구조를 차단하기 위한 약사법 개정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한 약사법 개정안은 '1약사 1약국' 원칙에 '운영' 개념을 명문화해 약국의 실질적인 지배 구조까지 규율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약사회는 이를 통해 자본 중심의 약국 운영 구조를 차단하고 약국 제도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한약사회 정석문 약국이사는 16일 대한약사회관에서 열린 정례 기자브리핑에서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네트워크 금지법'(약사법 개정안)의 의미와 기대효과를 설명했다.

이번 개정안은 서영석 의원이 발의한 약사법 개정안으로 '약사 또는 한약사가 어떠한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약국을 개설하거나 운영할 수 없다'는 규정을 명확히 한 것이 핵심이다.

기존 약사법 조항에 '운영'이라는 단어를 추가한 것으로 이를 통해 약사 1인이 여러 약국에 지분을 투자하거나 사실상 운영에 관여하는 형태의 복수 약국 지배 구조를 명확히 금지하고 약국 개설·운영의 기본 원칙을 보다 분명히 했다.

정 이사는 "현행 약사법 역시 약사 1인 1약국 원칙을 유지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약사의 명의를 형식적으로 두고 실제 운영은 특정 조직이나 자본이 관여하는 형태의 약국 운영 구조가 문제로 지적돼 왔다"고 설명했다.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문제를 고려해 단순히 약국 개설 명의가 누구인지가 아니라 약국의 실질적인 운영 구조와 지배 관계를 기준으로 위법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즉 약국 운영과 관련한 의사결정 권한, 발생하는 이익의 귀속 구조, 경영에 대한 실질적 지배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약국 운영의 실질적인 구조를 기준으로 판단하게 된다.

"면허대여·네트워크형 약국 구조 차단 기대"

대한약사회는 이번 법 개정이 약국 제도의 기본 원칙을 보다 분명히 하는 제도적 정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약사 명의를 이용한 면허대여 형태나 특정 조직이 여러 약국을 사실상 관리하는 네트워크형 약국 운영 구조가 약국 제도의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정 이사는 "이번 개정안은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는 법이라기보다 약사 면허 기반의 약국 제도의 기본 원칙을 보다 명확히 하는 것"이라며 "약국 운영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유지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의료계에서 사무장병원이나 네트워크 병원 문제로 사회적 논란이 발생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자본 중심의 의료기관 운영이 의료의 공공성과 전문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모 치과 네트워크 병원 사건에서 여러 치과가 동일한 조직에 의해 사실상 운영되는 네트워크 병원 구조가 사회적 논란이 됐고 이후 의료기관 분야에서 사무장병원 및 면허대여 문제에 대한 제도적 관리가 강화된 바 있다.

약사회는 이번 법 개정으로 △약사 1인이 복수의 약국을 사실상 지배하는 구조를 명확히 차단할 수 있고 △ 약사 명의를 이용한 면허대여나 편법적 약국 운영에 대한 규제 근거가 강화되며 △특정 개인이나 조직이 여러 약국을 관리하는 네트워크형 약국 구조에 대한 법적 판단 기준이 보다 분명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이사는 "약국 제도의 기본 원칙을 명확히 함으로써 약국 운영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약사공론DB.

"돈 빌리는 것 자체는 문제 아냐"…핵심은 자본 제공자의 개입 여부

약국 개설 시 외부 자본 조달 자체에 대한 질문에는 "약국 개설 과정에서 자본을 빌리는 것 자체를 위법으로 볼 수는 없다"며 "약사가 금융권 대출이나 일반적인 차입을 통해 약국을 여는 것은 통상적인 개설 행위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다만 문제는 자금을 댄 제3자가 단순 채권자에 그치지 않고 약국의 운영과 이익 구조에 개입하는 경우다.

정 이사는 "통상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수준의 이자를 지급하는 것은 크게 문제되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약국 운영으로 발생하는 이익이 특정인이나 특정 법인에 지속적으로 귀속되는 구조라면 법 위반으로 판단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법만으로는 불완전하지만, 건보공단의 특사경 제도와 함께 약국 운영 개입이나 자본 유입 문제를 보다 실질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집행력이 생길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약국 개설과 운영 관리가 보다 투명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실효성 보완 장치로 자금조달계획서나 임대차계약서 제출 의무화 등을 검토 중"이라며 "이는 창고형 약국 대응 법안이나 시행규칙 보완을 통해 특정 유형 약국에 대해 관련 서류 제출을 요구하는 방안 등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약사법 개정안은 향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사와 본회의 의결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