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금 축소·감점 강화로는 한계…평가방식 바꿔 '제2 다원시스'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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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원시스 철도차량 납품 지연 사태를 계기로 정부와 철도 운영사들이 공공계약 관리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선금 지급 축소나 감점 확대 등 단기 처방만으로는 납기 지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최저가 중심의 현행 철도차량 입찰 구조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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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가 중심 철도차량 입찰 구조가 납기 지연 원인"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다원시스 철도차량 납품 지연 사태를 계기로 정부와 철도 운영사들이 공공계약 관리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선금 지급 축소나 감점 확대 등 단기 처방만으로는 납기 지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최저가 중심의 현행 철도차량 입찰 구조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철도차량 발주는 2단계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된다. 1단계 기술평가에서 85점 이상을 받으면 2단계에서 가격 경쟁을 통해 최저가를 제시한 업체가 낙찰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이 방식이 저가 수주와 납기 지연을 반복적으로 유발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철도 운영사 '납기 지연' 방지 대책 잇따라
17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말 공공계약 최초 선금 한도를 현행 최대 70%에서 30~50%로 낮추고, 이행 여부를 확인한 뒤 추가 지급하는 '단계적 지급' 방식을 도입했다. 발주기관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최대 70%까지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선금 사용 내역 확인 절차를 강화하고, 목적과 다르게 사용할 경우 반환 청구와 계약 해지까지 가능하도록 기준을 마련했다.
정부는 관련 계약예규 개정을 올해 1분기 내 완료할 계획이다. 단계적 지급 의무화는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되며, 선금 관리 합리화 방안은 다음 달 1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철도 운영사들도 납기 지연 방지를 위한 규정 정비에 나섰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올해 1월 '계약업무 처리 세부기준'을 개정해 입찰 평가 시 납품 지연에 대한 감점을 기존 3점에서 5점으로 확대했다. 입찰의 공정성을 위해 코레일 퇴직자를 고용한 업체에 대해서도 최대 3점의 감점을 부과하기로 했다.
서울교통공사 역시 6·7호선 전동차 376칸 구매 사업에서 기존 2단계 경쟁 입찰 방식은 유지하되 평가 기준을 강화하고, 계약 이후 공정과 납기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입찰 방식을 보완했다.

최저가 중심 입찰 구조 개선 필요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조치만으로는 납기 지연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현행 2단계 경쟁입찰 방식에서는 일정 수준의 기술 점수만 확보하면 결국 가격이 낙찰을 좌우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저가 수주와 품질 저하, 납기 지연 문제가 반복된다는 지적이다.
구세주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기술과 가격, 이행 역량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평가 체계 도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구 조사관은 "철도차량의 기술적 복잡성과 사업 특성에 따라 협상 방식이나 경쟁 방식을 차등 적용할 필요가 있다"며 "종합평가 체계에서는 생애주기 비용 관점의 평가와 전 주기 성과 관리 체계 구축이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준호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도 "현재 철도차량 입찰은 기술평가 기준만 통과하면 결국 최저가 경쟁으로 흐르는 구조"라며 "이 방식은 안전 문제를 초래할 수 있고 철도 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종합평가제 도입 등 제도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최저가 입찰제의 한계를 오래전부터 지적해 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저가 입찰제 문제는 과거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뚜렷한 개선이 없었다"며 "최근 대통령까지 문제를 언급하고 정부도 제도 개선을 검토하는 만큼 근본적인 개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가격 중심 입찰에서 벗어나 다양한 평가 요소를 반영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미국은 공공조달에서 '최고가치'(Best Value) 원칙을 적용해 가격뿐 아니라 기술 역량과 과거 수행 실적 등 비가격 요소를 함께 평가한다. 유럽연합(EU) 역시 공공조달지침에서 가격 외에도 생애주기 비용, 사후 서비스, 납기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하고 있다.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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