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교과부진’ ‘한부모’ 명단을 복도에?···학교서 5년간 266만명 개인정보 유출
SNS 대화방에 성적 정보 문서 실수로 올리기도

최근 5년간 초·중·고교와 대학교에서 300여건의 개인정보 유출사건이 발생해 학생·교직원 266만명의 성적, 가족관계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부분의 유출 사례는 교직원의 부주의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SNS 단체 대화방에 개인정보가 담긴 문서를 실수로 올린 경우가 많았다.
16일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에서 받은 ‘2021~2025년 학교급별 개인정보 유출 현황’을 보면, 최근 5년간 초·중·고교와 대학교, 두 개 이상의 학교급을 묶어 운영 중인 통합학교에서 302건의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발생했다. 최소 266만17명의 학생과 교직원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초·중·고교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상당수 교직원의 부주의로 발생했고, 절반 가량은 카카오톡 등 SNS 단체대화방에 학생 성적 정보가 담긴 문서를 교사가 실수로 올려 일어났다.
경기도교육청에선 2023~2025년 발생한 56건의 개인정보 유출사고 중 20건이 SNS 단체대화방에서 발생했다. ‘진학자료를 분석하기 위해 카톡의 나에게 보내려 했으나 실수로 학급 단톡방으로 전송’(2023년), ‘학급 단체채팅방에 학생생활에 대한 주요 활동 사항이 기재된 파일 링크를 전송’(2024년) 등이 대표 사례다.
강원의 A고교에선 지난해 2월 ‘담임교사가 성적이 포함된 반편성 파일을 학급 단체채팅방에 게시해 323명의 학생 성적 정보가 유출’됐다. 지난해 부산의 B고교에선 ‘담임교사가 석차, 수능 최저학력기준 통과 여부 등이 담긴 수시상담 자료를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에 올려’ 개인정보가 새어나갔다.
이밖에 경기, 서울, 인천 등에선 학교 홈페이지나 학급 네이버 밴드 등 SNS에 학생 개인정보가 담긴 파일을 올리거나 특정 학부모에게 보낼 방과후교실 비용 미납 안내 문자를 전체 학부모에게 보낸 등의 사고도 확인됐다.
교과부진이나 한부모 가정 등 가정 배경이 담긴 개인정보를 복도에 게시한 사례도 확인됐다. 강원도의 한 초등학교에선 지난해 2월 반편성 명부를 복도에 게시하며 ‘교과부진, 한부모 가정 여부 등 민감정보를 표기’해 10명의 학생 개인정보가 학교 내에서 유출됐다.
교육부는 행정행위와 관련된 파일을 공유할 땐 문서에 비밀번호를 걸고 민감 자료는 SNS를 통해 공유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교육부 관계자는 “SNS을 통한 학생이나 학부모와 소통 등 교육활동은 권장하지만 민감정보를 처리하는 행정업무시 SNS를 사용할 때 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교육계에선 개인정보 유출과 교사들의 SNS 사용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올해 1학기부터 개인정보 유출 우려 등을 이유로 교사들의 업무용 PC에서 카카오톡 사용을 금지했다. “바쁜 학기초 업무처리가 어려워졌다”는 교사들의 반발과 ‘차단 중심’ 행정이라는 지적에 경기도교육청은 카카오톡을 다시 사용하도록 했다.
교과서와 에듀테크 앱을 제작하는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지난 11일 교사의 휴대전화번호, 학교 정보 등이 포함된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홈페이지에 공지를 올렸다. 교사노조는 이날 국민권익위원회에 엄정 조치를 요구하는 민원을 넣었다. 교육부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 개인정보 유출사고 조사 진행 중이고 대응 상황을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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