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돈 농촌진흥청장 “AI·로봇 활용 영농방식 대전환… 농가 수입 20% 향상 기대” [세계초대석]

김수미 2026. 3. 17. 06:04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박사급 비서 ‘AI이삭이’ 2027년 론칭
작물별 재배 일정·병해충 대응 등
영농정보 한눈에… 의사결정 도와
만성적 노동력 부족 등 복합 위기
로봇 활용 구조적 문제 해결 기회
국가 주도 기술 개발… 비용 줄여
브라질과 농기자재 진출 등 협력
현장 직원들과 ‘도시락 포럼’ 소통
농업인에 도움 주는 조직 만들 것
“이제 농업은 작물을 열심히 재배만 하는 게 아닌, 인공지능(AI) ‘이삭이’를 통해 경영하는 시대로 가야 합니다. 경영 경험이 부족한 농업인도 AI를 활용하면 농업 수익이 2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승돈 농촌진흥청장은 지난 10일 서울 용산구 세계일보 본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농업은 단순 1차산업을 넘어 ‘식량안보산업’이자 AI·로봇 등 첨단기술과 결합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국가전략산업’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첨단기술을 농업기술 전반에 과감히 적용해 농업이 미래 신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허정호 선임기자
국내 농업 과학기술 연구개발(R&D)을 이끄는 이승돈 농촌진흥청장은 지난 10일 서울 용산구 세계일보 본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우리 농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이같이 제시했다.

농촌은 고령화와 인구 감소, 기후변화 같은 복합 위기로 2024년 농업소득이 전년 대비 14.1%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청장은 농촌이 과거 단순 생산 중심의 방식만 고집하면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고 판단, AI·로봇 등의 기술을 농업에 결합한 ‘농업과학기술 AI 대전환’ 전략을 추진 중이다. AI 대전환의 핵심은 현장 농업인에게 ‘박사급 AI비서’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농진청이 개발한 서비스가 내년 출시를 앞둔 AI이삭이다. AI이삭이는 농지의 물리·화학적 특성과 기후·기상 데이터를 활용해 작물별 재배 일정 관리, 병해충 대응, 영농 의사결정까지 도와준다.

이 청장은 “AI이삭이는 농업인이 감자를 재배하고 싶다고 입력하면, 해당 농지의 토양과 기상데이터를 토대로 재배 가능 여부와 일정, 수익성까지 경영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며 “AI 기반 정밀농업과 경영 컨설팅을 농업에 잘 적용한다면 농업인은 생산수입이 15% 향상되고, 경영비를 5% 절감해 농업 수입이 20%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이 청장은 AI 기술이 노동력 감소 같은 농촌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도록 농업 로봇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실증사업에서 작업효율은 최대 5배, 연간 인건비는 절반으로 줄어드는 등 구체적 성과를 거뒀다. 그는 국내 우수 농업기술의 해외 진출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브라질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이 청장은 브라질과 양해각서를 체결해 농약 인허가 기간을 약 5년 단축하고, 품목당 1300억원의 수익 창출이 가능하도록 길을 열었다. 올해도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함께 라오스·방글라데시에 ‘혁신적 농촌공동체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승돈 농촌진흥청장 /2026.03.10 허정호 선임기자
―‘농업과학기술 AI 대전환’에 대해 설명해 달라.

“AI 대전환은 농촌의 상황이 대내외 환경변화로 빠르게 악화하고 있어 AI를 활용해 문제 해결 속도를 높이기 위해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전략은 세 가지 축으로 추진 중이다. 먼저 농진청이 개발한 AI이삭이를 농업 전 과정을 지원하는 ‘박사’수준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두 번째는 양질의 데이터 개방이다. 이를 통해 농업기술의 개발부터 보급까지 걸리는 시간을 지금보다 30% 이상 단축하겠다. 마지막은 농진청 직원을 ‘AI인재’로 만드는 것이다. 직원들을 농업전문성과 AI활용 능력을 동시에 갖춘 융합형 인재로 만들겠다.”

―AI이삭이는 농촌 현장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가.

“AI이삭이는 농업인이 직접 ‘농업 경영’을 하면서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돕는 도구다. 농업인은 AI이삭이를 통해 언제 내 농장에서 무엇을 파종하면 좋을지, 병해충이 발생하면 어떻게 방제할지 등의 영농 정보를 알 수 있다. 가령 농업인이 자기 땅 400평에 작물을 재배하고 싶다면 일정부터 투입 비용 대비 돈을 얼마나 벌 수 있는지 등 경영 분석까지 가능하다. 이를 통해 경영비 절감과 생산수입 증가로 농업 수입이 20%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농업에 수십년 종사한 농업인에게 영농 정보를 제공하는 이유는.

“농업 현장을 보니 작물을 자식처럼 생각하고 정성껏 키우는데 소득은 낮더라. 그런데 농업도 결국 경제활동이다. 열심히 농사를 지어도 소득이 나오지 않으면 지속하기 어렵다. 농업인이 농사를 지을 때 수확 이후 소득을 염두에 둘 수 있도록 ‘경제성 마인드’를 심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과를 보여주면 농업인이 경영 판단을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농업 데이터를 AI에 학습시키고 농업인이 경영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만들게 됐다.”
이승돈 농촌진흥청장 /2026.03.10 허정호 선임기자
―일반 생성형 AI 서비스와 차별점이 있는지.

“차별점은 영농 맞춤형 정보 제공이다. AI이삭이는 네이버와 협업을 통해 농진청이 축적한 농업 전문 데이터와 기술 정보, 논문을 학습시켜 이를 기반으로 답변하도록 설계됐다. 농업은 지역·토양·기후조건에 따라 생산성이 달라진다. AI이삭이는 농업인이 보유한 농지의 성격과 기후조건을 실시간으로 반영해 분석하기 때문에 농업인 개개인의 농장에 특화된 AI라 할 수 있다. 목표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AI를 넘어 ‘농사를 실제로 돕는 AI’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고도화 작업을 한창 진행 중이다. 농진청의 각 분야 박사급 전문가 1200여명이 내년 출시를 목표로 AI이삭이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 고도화를 진행 중이다. 다만 올해 하반기 모바일 중심의 개선된 서비스를 먼저 선보여 농업인들이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국가가 개발한 기술인만큼 비용 부담 없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보급할 예정이다.”

―AI이삭이로 영농 정보를 얻는다 해도 농촌은 여전히 일손이 부족하다.

“농업 노동력 부족이 지속하고 있어 농업 로봇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 농가는 2015년 257만가구에서 2024년 97만4000가구로 ‘100만 가구선’이 붕괴됐다. 65세 이상 농가인구 비율도 38.4%에서 55.8%로 급증했다. 이에 농진청은 농작업 자동화·무인화를 위해 AI 기술을 이용한 농업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우선 현장에서 활용도가 높은 로봇을 개발해 농업 현장에서 실증·시범보급 중이다. 자동조향 장치 54대, 온실 방제로봇 10대, 온실 운반로봇 23대 보급을 완료했다. 농작업을 무인으로 수행하기 때문에 작업효율은 2.5∼5배 증가하고, 연간 인건비는 30∼50% 절감하는 효과가 확인됐다. 앞으로 숙련된 기술이 필요한 수확, 가지치기, 수분 등의 농작업을 로봇화하기 위해 ‘피지컬AI’(자율주행 기술처럼 물리적 환경을 인지·판단해 행동하는 AI) 기반 모방학습 모델의 로봇 제어프로그램도 개발할 예정이다.”
이승돈 농촌진흥청장 /2026.03.10 허정호 선임기자
―브라질 대통령 방한 당시 농기자재 인허가 기간 단축에 합의했다.

“브라질은 중남미 최대 농업 강국이라 농기자재부터 비료, 농약 등 관련 산업 규모가 크지만 농약을 새로 등록하려면 인허가 절차만 평균 8년이 걸릴 정도로 시장 진입이 까다롭다. 실제 국내 한 기업이 브라질 시장에 처음 진입할 때는 12년이나 걸렸다고 한다. 그런데 지난달 23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농진청은 브라질과 농약 등록 인허가 기간을 5년 단축할 수 있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제품 1개당 1300억원 이상의 초기 수익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이뿐 아니라 브라질 측이 한국의 인허가를 포함한 농업시스템을 벤치마킹하고 싶다고 요청해서 오는 5월 농진청 실무자들이 브라질을 방문하는 등 교류를 이어갈 예정이다.”

―브라질 외 다른 국가들과도 협력 중인가.

“현재 세계 79개국의 농업기관과 협력하고 있다.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 센터를 중심으로 양자협력을, 아시아·아프리카·중남미 등 대륙별 농식품기술협력협의체(FACI)를 통해 다자협력을 추진 중이다. 올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협업체계를 구축해 기후변화 대응 ‘혁신적 농촌공동체 사업’을 라오스·방글라데시에서 추진할 계획이다.”
이승돈 농촌진흥청장 /2026.03.10 허정호 선임기자
―7년 만의 내부 출신 청장이다. 직원들과 어떻게 소통하며 조직을 이끌 계획인지.

“임명 직후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자’였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다양한 직원들과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취임할 때도 취임사를 하고 인사하는 방식이 아니라 한 시간 동안 직원들과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고, 지금도 6급 이하 직원들과 돌아가며 ‘도시락 포럼’을 열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내가 꿈꾸는 농진청은 직원들이 자기에게 주어진 업무를 스스로 고민하고 기획하면서 그것이 농업인에게 어떻게 도움이 될지 생각하는 조직이 되는 것이다. 직원 모두가 자발적이고 창의적으로 각자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해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도록 도울 계획이다.”

이승돈 농촌진흥청장은…
 
●1967년 제주 ●제주제일고 ●서울대 식물병리과 ●서울대 식물병리 박사 ●1995년 농업연구사 공채 ●농촌진흥청 연구운영과 농업연구관 ●국립농업과학원 기획조정과장 ●농촌진흥청 연구정책과장 ●국립농업과학원장 ●농촌진흥청장(2025년 8월∼ )

대담=김수미 경제부장, 정리=현상철 기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